공연 전 일정이 촘촘하게 짜여 있었기에, 식사는 ‘맛집 탐방’이 아니라 ‘빠른 해결’이 우선인 상황이었다. 굿즈 구매와 선물 전달까지 마친 뒤, 다시 공연장으로 돌아가야 했고, 남아 있는 시간은 넉넉하지 않았다. 결국 선택지는 하나였다. 멀리 이동하지 않고, 지금 있는 건물 안에서 해결하는 것. 그렇게 우리는 긴시초 파르코 안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긴시초 파르코는 층마다 상점 구성이 명확한 편인데, 식당가는 주로 중간층에 몰려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정도로 올라가면 비교적 작은 규모의 식당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 나온다. 작년 12월 9일,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스미다’라는 돈가스 집에서 식사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시간이 비교적 여유로웠고, 줄을 서서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점심시간과 정확히 겹친 탓에, 대부분의 식당 앞에는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줄 없는 가게를 찾다 보니, 결국 눈에 들어온 KFC
시간이 많았다면 조금 더 기다려서라도 다른 식당을 선택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공연 입장 시간까지 계산해보니, 줄을 서서 기다릴 여유는 거의 없었다. 그렇게 ‘줄이 없는 가게’만을 기준으로 식당을 하나씩 훑어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 곳이 KFC 긴시초 파르코점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일본까지 와서 KFC를 먹는다는 선택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한국에서도 언제든 먹을 수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고, 일본 여행 중에 일부러 패스트푸드를 찾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아직 일본에서 KFC를 먹어본 적은 없었다는 점도 떠올랐다. ‘어차피 빠르게 먹어야 한다면, 한 번쯤은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에 다가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일본식으로 꾸며진 KFC 할아버지였다. 서양식 정장을 입고 있던 익숙한 이미지가 아니라, 일본 무사의 복장을 한 모습이었다.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이 모습이 묘하게 웃기면서도, ‘아, 여기도 확실히 일본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매장은 크지 않았고, 대략 30명 정도가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규모로 보였다. 붐비지 않았다는 점만으로도 이미 선택은 절반쯤 성공한 셈이었다.


키오스크 주문, 그리고 빠르게 돌아가는 점심 시간
자리를 잡고 나서 바로 키오스크 앞으로 향했다. 일본의 패스트푸드점답게 키오스크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사진 위주의 메뉴 구성 덕분에 일본어를 잘 몰라도 주문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KFC에 왔으니, 가장 기본적인 선택을 하기로 했다. 치킨, 감자튀김, 그리고 콜라. 여럿이서 나눠 먹기 좋은 세트 메뉴가 있었기에 그걸로 주문을 마쳤다.
음식이 나오는 속도는 ‘번개처럼 빠르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일반 음식점과 비교하면 충분히 빠른 편이었다.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주문이 밀려 있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금 더 ‘일본다운’ 식당을 선택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덕분에 우리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치킨은 두 가지 종류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나는 뼈가 있는 전통적인 형태였고, 다른 하나는 뼈가 없는 버전이었다. 맛의 차이는 아주 크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미묘하게 튀김옷의 질감이나 간의 정도에서 차이가 느껴졌다. 그렇다고 해서 ‘이건 완전히 다르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었다. 결국, 치킨은 어디서 먹어도 치킨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일본 KFC를 먹으며 느낀 묘한 현실감
맛 자체만 놓고 보면, 특별히 인상적이거나 실망스러운 부분은 없었다. 다만 이 상황, 이 장소, 이 타이밍에서의 선택이 주는 의미가 있었다. 일본 여행 중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을 만큼 익숙한 맛이었지만, 동시에 주변의 일본어 안내 방송과 일본 손님들, 그리고 일본식으로 꾸며진 매장 분위기가 겹쳐지면서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시간이 넉넉했다면 분명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처럼 일정이 빡빡한 날에는, 이런 패스트푸드가 오히려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음식의 퀄리티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와 안정감이었고, 그 기준에서는 KFC가 충분히 역할을 해주었다. 빠르게 먹고, 빠르게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공연장으로 이동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결국 이 날의 식사는 ‘맛있는 한 끼’라기보다는 ‘현실적인 한 끼’에 가까웠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항상 특별한 선택만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기에, 이런 선택 또한 나름의 기록으로 남길 만하다고 느꼈다. 긴시초 파르코에서의 KFC는 그렇게, 이번 도쿄 여행 속 작은 휴지부 같은 존재가 되었다.
📌 장소 정보 — KFC 긴시초 파르코점
- 📍 주소 : 〒130-0022 Tokyo, Sumida City, Kotobashi, 4 Chome−27−14 楽天地ビル 2F
- 📞 전화번호 : +81-3-6863-7766
- 🌐 홈페이지 : https://search.kfc.co.jp/map/3274
- 🕒 영업시간 : 10:0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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