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를 마쳤다고 해서 하루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쯤 되면 진짜 하루가 정리되기 시작하는 시간이라고 해야 할까. 숙소로 돌아오는 길, 아직 밤은 충분히 남아 있었고, 이 여행의 마지막 밤을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어딘가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야식’이라는 선택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사실 이 만두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여행 기간 내내, 아침에 숙소를 나설 때마다, 혹은 밤에 돌아올 때마다 ...
시부야에서 전철을 타고 코지야로 돌아왔을 때, 모두의 얼굴에는 비슷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이제 진짜 코지야에서 밥을 먹을 수 있겠네.” 숙소 근처에서 역으로 이어지는 길 양쪽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식당들이 늘어서 있었다. 관광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하지만 하나같이 오래 자리를 지켜온 듯한 가게들. 간판의 색감이나 외관만 봐도 “여긴 그냥 지나칠 곳이 아니다”라는 느낌이 전해졌다. 오히려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
카노우 미유의 ‘HELLO, TOKYO’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던 시부야의 주요 포인트들을 가볍게 다시 한 번 훑고, 타워레코드에서 목적이었던 CD까지 손에 넣고 나니 어느새 해가 완전히 기울어 있었다. 시계를 보며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은 하나였다. 이제 뭔가를 먹어야 할 시간이다. 사실 이번에 함께한 일행들은 모두 숙소가 있는 코지야에서 제대로 된 저녁 식사를 한 번은 해보고 싶다는 의견이 강했다. 필자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시부야에서 ...
모주는 막걸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탁주의 일종으로, 엄연히 주류로 분류되는 술이다. 다만 그 성격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술’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알코올 도수는 약 1% 내외. 거의 무알코올에 가까운 수준으로,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라기보다는 몸을 풀고 속을 달래기 위해 마시는 술에 가깝다. 이 때문에 모주는 전통주 가운데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술이지만 부담이 없고, 주류이지만 음료처럼 다가온다. 특히 전주 일대에서는 모주가 단순한 ...
이케부쿠로에서 일본인 친구와 헤어진 뒤, 우리 일행은 자연스럽게 남쪽으로 이동했다. 아직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이른 상황이었고, 하루를 이대로 마무리하기에는 어딘가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마침 아침에 긴시초 타워레코드에서 들었던 정보가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카노우 미유의 솔로 CD 재고가 아직 시부야점과 신주쿠점에 남아 있다는 이야기였다. 거리상으로만 보면 이케부쿠로에서는 신주쿠가 더 가깝지만, ‘볼거리’라는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시부야였다. 신주쿠가 거대한 도시의 얼굴이라면, 시부야는 ...
이케부쿠로에서의 하루는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갔다. 눈을 피해 잠시 몸을 녹였던 카페 루노아루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바짝 조여 있던 몸의 긴장이 조금은 풀린 듯했다. 카페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계속해서 걷고, 이동하고, 구경하는 일정이 반복되었기에 피로가 상당히 누적되어 있었던 상황이었다. 따뜻한 실내에서 잠시 쉬어간 것만으로도 체력은 확실히 어느 정도 회복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창밖으로 보이는 어두워지는 하늘은 이제 ...
애니메이트 이케부쿠로점을 천천히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니, 상황은 우리가 들어가기 전보다 더 극적으로 변해 있었다. 잠시만 시간을 보내면 눈발이 잦아들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눈은 더 굵어졌고, 바람도 눈에 띄게 차가워졌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도쿄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탓에 체력도 상당히 소모된 상태였고, 갑작스럽게 떨어진 기온은 몸 상태를 더 빠르게 끌어내리고 있었다. 걷는 것만으로도 몸이 점점 굳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더 이상은 ...
눈과 비를 지나 도착한, 애니메이트라는 하나의 세계 비가 내리다가 눈으로 바뀐 날씨를 그대로 맞으며 이케부쿠로 거리를 걸어, 마침내 애니메이트 이케부쿠로점에 도착했다. 이곳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이야기는 이전부터 여러 차례 들어왔지만, 막상 눈앞에서 마주한 건물은 예상했던 ‘상당함’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곳은 단순한 애니메이션 굿즈 매장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문화 공간에 가깝다는 인상을 주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9층까지, 10층짜리 애니메이트 애니메이트 이케부쿠로점은 지하 ...
이케부쿠로역 바로 앞에 있는 돈키호테 매장을 나서자마자 우리는 다음 목적지인 애니메이트 이케부쿠로점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이케부쿠로는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발을 들인 동네였는데, 그 첫인상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도쿄는 완연한 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햇살이 좋았고, 겉옷이 크게 필요 없을 만큼 포근한 날씨였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 도시는 완전히 다른 계절로 이동해버린 듯했다. 비에서 ...
날씨를 피해 들어간 미로 같은 잡화의 세계돈키호테(ドン・キホーテ 池袋東口駅前店) 이케부쿠로에서 늦은 점심을 마친 뒤, 우리는 자연스럽게 역 앞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일본 현지 친구를 제외하면 모두가 이케부쿠로는 처음이었고, 비까지 내려 체감 온도는 더 낮아진 상태였다. 어디부터 돌아볼지 감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선택지는 역시 돈키호테였다. 비를 피하고 몸을 녹이기에도, 이케부쿠로라는 동네의 분위기를 빠르게 체감하기에도 이보다 더 적당한 장소는 ...

















OWL Magazine
OWL Magazine은 여행,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주제의 전문 리뷰와 최신 뉴스를 제공하는 웹 매거진입니다. 현장 경험과 심층 분석을 바탕으로 트렌드를 읽고, 독자들이 정보와 영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협업 문의 및 제안: suggest.owlmagazi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