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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오후, 진한 국물에 몸을 맡기다돈친 이케부쿠로점(東京豚骨ラーメン 屯ちん 池袋本店) 아키하바라를 떠난 우리는 다음 목적지를 이케부쿠로로 정했다. 겉으로는 드래곤볼 코스튬을 찾아 나선다는 명분이었지만, 실상은 그 미션을 핑계 삼아 동선을 조금 더 넓혀보려는 여행이었다. 점심시간은 이미 한참 지나 있었고, 배는 솔직하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아키하바라에서 해결할지, 아니면 조금 더 참아 이케부쿠로에서 먹을지—잠깐의 고민 끝에 우리는 후자를 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번 여정에서 ...

돼지바는 한국 아이스크림 역사에서 꽤 상징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제품이다. 직각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 위에 초콜릿 비스킷이 두툼하게 입혀지고, 그 안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딸기 시럽이 들어간 구조. 단순하지만 확실한 조합 덕분에 세대를 가리지 않고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다.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이 아이스크림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맛’의 대명사로 소비돼 왔다. 이 익숙한 돼지바가 제주도에 이르러 전혀 다른 얼굴을 갖게 ...

아키하바라를 떠나기 직전, 예전에 한 번 들러본 적이 있었던 코토부키야에 다시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 굳이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한 번 더 가보고 싶다”는 마음에 가까웠다. 아키하바라에는 수많은 피규어샵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코토부키야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조금 높은 대신, 제품의 완성도와 전시의 밀도가 인상적인 곳으로 기억에 남아 있던 매장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시 찾게 된 곳이었지만, 사실 그 순간에는 무엇을 꼭 사야겠다는 ...

2026년 1월 18일 오후, 홍대의 한 공간에서 카노우 미유는 다시 팬들과 마주 앉았다. 전날 저녁, 홍대 STAGE에서 열린 서울 라이브 ‘1999’가 무대 위에서의 현재를 증명하는 자리였다면, 이 날의 팬미팅은 그 무대가 끝난 뒤에도 이어지는 감정의 결을 천천히 정리하는 시간에 가까웠다. 노래가 멈춘 이후에도 남아 있던 온기, 그리고 그 온기를 말과 표정으로 다시 확인하는 오후였다. 팬미팅은 ㅎㄷ카페 5층 갤러리에서 열렸다. 무대와 ...

긴시초 타워레코드에 다녀온 뒤,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음 목적지인 아키하바라로 이동했다. 긴시초에서 아키하바라까지는 지하철을 한 번만 타면 되는 거리였고, 정거장 수도 고작 세 개뿐이어서 이동 자체에 부담은 없었다. 노란색 주오·소부선을 타고 잠깐 이동하니, 금세 익숙한 이름의 역이 눈앞에 나타났다. 아키하바라는 여전히 ‘도쿄’라는 도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특히 애니메이션, 게임, 피규어, 서브컬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반드시 거쳐 ...

맥도날드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한 뒤, 우리는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목적지는 긴시초. 전날 공연과 저녁 일정으로 인해 몸과 마음 모두 꽉 차 있었던 상태였지만, 셋째 날 아침의 도쿄는 전날과는 전혀 다른 표정을 하고 있었다. 비가 내리고 있었고, 그 덕분인지 도시 전체의 속도도 한 템포 느려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전날 요코하마 방면 열차를 잘못 타는 해프닝이 있었던 터라, 이번에는 전철을 타기 전부터 ...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던 둘째 날이 지나고, 셋째 날의 아침이 조용히 밝았다. 전날 밤까지 이어졌던 공연의 열기와 사람들의 온기가 아직 몸 어딘가에 남아 있었지만, 충분히 쉬고 일어난 덕분인지 컨디션은 다행히도 거의 완전히 회복된 상태였다. 전날 그렇게 고생했던 몸이 무색할 만큼, 아침에 눈을 뜨니 머리는 맑았고 속도 한결 편안했다. 마치 전날의 열기를 식히기라도 하듯,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도쿄의 ...

약국에서 소화제를 사서 바로 복용했지만, 약효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몸은 여전히 무겁고, 머리는 묵직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 자리를 그대로 빠져나올 수는 없었다. 오늘은 단순한 저녁 식사가 아니라, 공연이라는 공통의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이 다시 한 번 모이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비록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더라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다시 식당으로 향했다. 점심에 먹었던 ...

텐노즈 아일의 열기와 현실 사이, 약국으로 향한 발걸음 텐노즈 아일 KIWA에서의 긴 하루가 끝나고, 우리는 일본 팬이 미리 예약해 둔 이자카야로 이동했다. 공연장이 있던 텐노즈 아일에서 시나가와역 동쪽까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기에, 모두 함께 천천히 걸어서 이동할 수 있었다. 공연의 여운이 아직 몸에 남아 있었고, 밤공기는 차분했다. 하지만 분위기와 달리, 내 컨디션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공연이 끝나자 밀려온 몸의 신호 ...

1부와 2부 사이, 공연 사이의 숨 고르기, 스타벅스에서 머문 시간 KIWA에서의 1부 공연이 끝나자마자 맞닥뜨린 문제는 아주 현실적인 것이었다. “이 애매한 시간을 어디에서 보낼 것인가.” 공연의 열기는 아직 몸에 남아 있었고, 그렇다고 바로 저녁을 먹기에는 너무 이른 시각이었다. 배는 살짝 고팠지만, 무언가를 제대로 먹기보다는 잠시 앉아서 숨을 고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결국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카페였다. 텐노즈 아일에서 찾은 익숙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