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부쿠로에서 일본인 친구와 헤어진 뒤, 우리 일행은 자연스럽게 남쪽으로 이동했다. 아직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이른 상황이었고, 하루를 이대로 마무리하기에는 어딘가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마침 아침에 긴시초 타워레코드에서 들었던 정보가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카노우 미유의 솔로 CD 재고가 아직 시부야점과 신주쿠점에 남아 있다는 이야기였다.
거리상으로만 보면 이케부쿠로에서는 신주쿠가 더 가깝지만, ‘볼거리’라는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시부야였다. 신주쿠가 거대한 도시의 얼굴이라면, 시부야는 여전히 변화하고 움직이는 도쿄의 현재에 더 가까운 장소라는 인상이 강했다. 무엇보다도, 이미 여러 차례 미유의 발자취를 따라 걸었던 장소들이 시부야 곳곳에 흩어져 있었기에, 다시 한 번 그 공간을 밟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시부야로 향하는 길, 익숙하지만 늘 다른 풍경
이케부쿠로역에서 JR 야마노테선을 타고 시부야로 이동했다. 열차 문이 열리자마자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의 흐름은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몇 번이나 와본 곳임에도 불구하고, 시부야는 늘 같은 모습으로 맞아주지 않는다. 늘 사람은 많지만, 분위기는 매번 조금씩 다르다.
이전에 방문했을 때 인상 깊게 남았던 장면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미유의 ‘HELLO, TOKYO’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던 굴다리를 지나치고, 최근 공개된 새로운 버전의 ‘HELLO. TOKYO’에 등장했던 시부야 요코초 근처도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닿았다. 의식하지 않아도, 이미 몸이 기억하고 있는 동선처럼 느껴졌다.


시부야 크로스 FM— 유리 너머의 스튜디오
본래의 목적지는 타워레코드였지만, 그 전에 들르고 싶은 장소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시부야 크로스 FM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한 번 다녀온 곳이었지만, 이번에 함께 여행을 온 지인에게는 꼭 보여주고 싶은 장소였다. 함께한 지인 역시 미유의 팬이었고, 예전에 미유가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했던 장소이자, 여러 촬영과 추억이 겹쳐 있는 공간을 직접 보고 싶어 했다.
시부야 크로스 FM 스튜디오는 거리에서 바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통유리 구조로 되어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마침 방송이 진행되고 있지 않아, 스튜디오 내부는 조용했다. 오히려 그 덕분에 유리창 앞에 서서 천천히 공간을 바라볼 수 있었고, “여기서 실제로 방송이 진행됐었지”라는 이야기를 차분하게 나눌 수 있었다.
사람들로 가득 찬 시부야 한복판에서, 유리 너머로 보이는 조용한 스튜디오는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그 정적인 순간이, 오히려 이 장소를 더 선명하게 기억하게 만들었다.


타워레코드 시부야점 — 다시 들어선 음악의 성지
시부야 크로스 FM을 뒤로하고, 곧바로 타워레코드 시부야점으로 향했다. 불과 몇 달 전에도 다녀간 곳이었지만, 막상 다시 들어서자 전혀 다른 인상을 받았다. 이전 방문 당시에는 ZARD의 보컬 사카이 이즈미가 공연 중 입었던 의상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전시가 사라져 있었다. 매대 배치 역시 눈에 띄게 달라져 있어서, 같은 공간인데도 전혀 다른 가게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 역시 미유의 ‘HELLO, TOKYO’ 뮤직비디오 촬영지 중 하나였기에, 자연스럽게 함께 온 지인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며 사진도 몇 장 남겼다. 같은 장소를 ‘설명해주는 입장’으로 다시 서 보니, 이전과는 또 다른 감정이 들었다.


마침내 손에 들어온 한 장의 CD
그리고 이곳에 온 가장 중요한 목적. 점원에게 조심스럽게 카노우 미유의 솔로 CD 재고를 물어보았다. 긴시초 타워레코드 직원이 알려준 정보대로, 다행히 시부야점에는 아직 재고가 남아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마음이 놓였다. 만약 오는 사이에 품절되었다면, 이 날의 일정은 꽤나 허탈하게 끝났을지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 조금은 의외였던 점도 있었다. 긴시초점의 직원이 놀라울 정도로 친절했던 것과 달리, 시부야점의 직원은 상당히 퉁명스러운 태도였다. 일본에서는 대체로 친절한 응대를 당연하게 경험해왔기에, 오히려 이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다. 잠시 어색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목적을 달성한 이상 크게 개의치 않기로 했다.
CD를 손에 들고 매장을 나서며, ‘그래도 결국 이 한 장을 위해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의 동선과 감정, 그리고 음악이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 도쿄 시부야 타워레코드 시부야점
- 📍 주소 : 1 Chome-22-14 Jinnan, Shibuya, Tokyo 150-0041
- 📞 전화번호 : +81-3-3496-3661
- 🌐 홈페이지 : https://towershibuya.jp/
- 🕒 영업시간 : 11:0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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