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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요코 상점가(上野アメ横商店街), 우연히 들어서게 되는 도쿄의 시장 시타야 신사를 둘러본 뒤, 우리는 다시 우에노역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초 목적지는 우에노역 근처에 있는 돈키호테 매장이었다. 이번 여행에 함께한 지인이 지난 일본 여행에서 봐두었던 물건이 있었고, 그걸 이번에 꼭 사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우에노역 근처라면 돈키호테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그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사람들의 ...

심야식당이 가르쳐준 비즈니스의 기본 그저 매일 같은 시간에 문을 열었을 뿐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은 화려한 성공담이나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다.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 인근, 밤이 깊어야 불이 켜지는 작은 식당을 무대로 삼아, 각자의 사연을 가진 손님들이 오가고, 주인은 말없이 음식을 내어준다. 이 단순한 구조의 드라마가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이유는, 이야기의 밀도 이전에 그 공간이 가진 일관성과 신뢰에 있다. 드라마의 ...

미국에서 맛집을 찾는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지역 이름을 입력하고, Yelp를 연다. 별점과 리뷰를 훑고, 사진을 몇 장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미련 없이 다음 가게로 넘어간다. 이 일련의 과정에는 특별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옐프는 서비스라기보다 생활 동선의 일부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자연스럽게 질문이 하나 생긴다. 왜 한국에는 옐프가 없을까. 기술력이 부족해서일까, 시장이 작아서일까, 아니면 아직 제대로 된 시도를 하지 ...

주가가 무너지는 순간을 설계하다 1987년 10월 19일, 월요일.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단 하루 만에 22.6% 폭락했다. 이는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하루 기준 사상 최악의 주가 하락률이다. 이 날은 단순한 금융 사건을 넘어, “시장은 언제든 붕괴할 수 있다”는 집단적 공포를 각인시킨 날로 기억된다. 사람들은 이 하루를 ‘블랙 먼데이(Black Monday)’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극단적인 하루를, 놀랍게도 하나의 보드게임으로 옮겨놓은 작품이 있다. 그 ...

츠키지 시장을 나오자마자 도쿄의 공기가 달라졌다. 불과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인데도 분위기는 완전히 다른 도시처럼 느껴졌다. 생선 냄새와 분주한 목소리가 가득하던 시장 골목을 벗어나 큰 길로 나오자, 넓게 정리된 도로와 반듯하게 정렬된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이동한 곳이 바로 긴자였다. 츠키지가 ‘도쿄가 살아가는 곳’이라면 긴자는 ‘도쿄가 보여주는 곳’에 가까웠다. 한국으로 치면 노량진 수산시장을 나와 여의도나 강남으로 이동한 ...

여행을 하다 보면 도시의 밤보다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바로 아침이다. 특히 일본은 아침이 빠르다. 전날 밤 늦게까지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눈이 일찍 떠졌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날은 츠키지 시장에 가기로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도쿄에도 서울의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대표적인 수산시장이 있다. 바로 ‘츠키지 시장’. 숙소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평소 여행 일정에 비해 꽤 이른 시간에 호텔을 ...

싱가포르의 부기스(Bugis) 지역은 도시가 어떻게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왔는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대형 쇼핑몰과 정돈된 상업 시설, 그리고 그 사이에 남아 있는 로컬의 밀도까지. 이 모든 요소가 한 블록 안에서 공존한다. 그중에서도 부기스 스트리트 마켓은 부기스라는 지역이 여전히 ‘생활의 장소’임을 증명하는 공간에 가깝다. 부기스 스트리트 마켓은 흔히 여행자들이 기대하는 ‘정돈된 싱가포르’와는 다소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이곳은 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