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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도쿄 수산시장 ‘츠키지 시장(구시장)’

츠키지 시장의 역사는 단순히 오래된 시장이라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 시작은 에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오사카 츠쿠다무라의 어부들을 에도로 불러들이면서 형성된 수산물 유통이 시초가 되었고, 어부들은 잡은 해산물의 일부를 막부에 바치고 나머지를 니혼바시 일대에서 판매했다. 그 흐름이 이어져 현재의 츠키지 시장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도시의 밤보다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바로 아침이다. 특히 일본은 아침이 빠르다. 전날 밤 늦게까지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눈이 일찍 떠졌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날은 츠키지 시장에 가기로 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도쿄에도 서울의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대표적인 수산시장이 있다. 바로 ‘츠키지 시장’. 숙소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평소 여행 일정에 비해 꽤 이른 시간에 호텔을 나섰다. 일반적인 관광지는 늦게 가도 상관없지만, 이곳은 달랐다. 츠키지는 늦게 가면 이미 하루가 끝난다. 대부분의 가게가 아침부터 영업을 시작해 오후 2시쯤이면 문을 닫아버리기 때문이다.

아직 출근 시간대가 시작되기 전이었지만 전철 안에는 이미 사람들이 많았다. 관광객의 이동이 아니라 생활의 이동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관광지가 아니라, 도시의 기능

츠키지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관광지’의 분위기가 아니라 ‘일하는 공간’이라는 점이었다. 신주쿠나 시부야에서 느껴지는 활기와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활기였다. 이곳은 구경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가 아니라, 실제로 도쿄의 식재료가 움직이는 공간이었다.

츠키지 시장의 역사는 단순히 오래된 시장이라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 시작은 에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오사카 츠쿠다무라의 어부들을 에도로 불러들이면서 형성된 수산물 유통이 시초가 되었고, 어부들은 잡은 해산물의 일부를 막부에 바치고 나머지를 니혼바시 일대에서 판매했다. 그 흐름이 이어져 현재의 츠키지 시장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1923년 관동대지진으로 기존 시장이 큰 피해를 입은 뒤 1935년에 지금의 위치로 옮겨오며 본격적인 수산시장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수십 년 동안 도쿄의 식탁을 책임지는 장소로 기능해 왔다.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도시의 생명선 같은 공간이었던 셈이다.


장내시장과 장외시장

츠키지 시장은 크게 두 공간으로 나뉜다. 장내시장과 장외시장이다. 장내시장은 실제 경매와 도매 거래가 이루어지는 전문 시장으로 일반 관광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이고, 우리가 방문하게 되는 곳은 장외시장이다. 장외시장은 말 그대로 일반 방문객이 음식을 먹고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골목으로 들어서자마자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좁은 길 양쪽으로 작은 가게들이 끝없이 이어졌고, 여기저기에서 음식 냄새가 올라왔다. 생선 굽는 냄새, 국물 냄새, 계란 굽는 냄새가 한꺼번에 섞여 아침 공기를 채우고 있었다. 아직 오전 시간이었지만 이미 사람들이 가득했다.

관광객도 많았지만, 의외로 일본 현지인들도 많이 보였다. 출근 전에 들러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도 있었고, 시장에서 일하는 상인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시장이라는 공간의 리듬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100엔 계란말이

시장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길게 줄이 서 있는 계란말이 가게였다. 가격은 100엔. 특별히 비싼 음식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사람들이 계속 줄을 서 있었다. 여행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가게라는 이야기를 떠올리고 나도 줄에 섰다.

달게 만든 것과 달지 않은 것 두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달지 않은 메뉴를 골랐다. 손에 건네받은 계란말이는 예상보다 컸고, 막 만들어 따뜻했다. 화려한 음식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좋았다. 시장에서 바로 만든 음식을 길거리에서 서서 먹는 경험 자체가 여행 같았다.

아침 식사라기보다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간식 같은 느낌이었다.


시장의 가격, 그리고 현실

수산시장이라면 싸게 먹을 수 있을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해산물 중심의 식당들은 생각보다 가격이 높았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장소이기도 하고, 취급하는 식재료 자체가 비싸기 때문일 것이다. 스시나 해산물 덮밥 가격을 보고 선뜻 들어가기에는 부담이 느껴졌다.

결국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약 880엔 정도의 식사였고, 100엔을 추가하니 국이 함께 나왔다. 특별히 감동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여행 중에는 ‘맛집’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곳에서의 식사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시장 한복판에서 아침을 해결했다는 경험 자체가 더 크게 남았다.

뜨끈한 국 한 그릇이 생각보다 피로를 풀어주었다. 전날 밤의 피곤함이 그제야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사라진 시장

내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아직 구시장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후 수산물 경매 기능은 도요스 시장으로 이전했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경매장의 풍경은 더 이상 츠키지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장외시장 중심의 거리이다.

그래서 오히려 이 방문이 더 기억에 남는다. 단순히 관광지를 본 것이 아니라, 도시의 한 시대를 스쳐 지나간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늘 존재하지만, 같은 모습의 시장은 다시 볼 수 없다.


다시 이동하기 전의 시간

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 시계는 아직 오후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하루는 이미 끝나가고 있었다. 가게들이 하나둘 정리를 시작했고, 골목의 분위기도 점점 느슨해졌다.

여행에서 오전 시간을 잘 쓰면 하루가 길어진다. 츠키지를 다녀온 날은 특히 그랬다. 아직 하루가 많이 남아 있었고, 다음 장소로 이동할 여유도 충분했다. 시장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장소가 아니라 여행의 리듬을 바꾸는 장소였다.

전날 밤의 도쿄가 ‘보는 도시’였다면, 이 날 아침의 도쿄는 ‘살아가는 도시’였다.


📌 츠키지 시장(구시장)

  • 📍 주소 : 5 Chome-2-1 Tsukiji, Chūō City, Tokyo 104-0045, Japan
  • 📞 전화번호 : +81 3-3542-1111
  • 🌐 홈페이지 : http://www.tsukiji-market.or.jp
  • 🕒 영업시간 : 대부분 매장 05:00 ~ 14:00 (점포별 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