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았기에 더 또렷했던 여름의 기록 여름의 일본은 언제나 망설이게 만든다. 서울의 여름만 해도 충분히 버거운데, 일본의 여름은 그보다 한 단계 더 위에 있는 듯한 더위와 습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여름에는 일본에 가지 않으려는 쪽에 가까웠다. 굳이 몸을 혹사시키면서까지 여행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결국 7월의 도쿄에 다시 발을 디디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일정이 생겼고, ...
여행의 끝은 늘 비슷한 얼굴로 찾아온다. 나리타 공항 제1터미널 37번 탑승구 앞에 앉아 있자니, 조금 전까지 도쿄 시내를 걷고 있었다는 사실이 갑자기 멀게 느껴졌다. 탑승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고, 승무원들의 손짓에 따라 줄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비로소 ‘돌아가는 시간’이라는 현실이 또렷해졌다. 일본으로 들어올 때는 좌석 위치 하나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는 편이지만, 돌아가는 길만큼은 조금 느슨해진다. 어차피 목적지는 하나이고, 그 과정에 큰 변수가 ...
이케부쿠로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위해 이동한 곳은 신오쿠보였다. 이케부쿠로에서 신오쿠보까지의 동선은 생각보다 멀지 않았고, 전철로 이동하기에도 부담 없는 거리였다. 굳이 이곳까지 이동하기로 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작년 이맘때, 카노우 미유의 생일 콘서트가 신오쿠보에 있는 R’s 아트코트에서 열렸고, 공연이 끝난 뒤 자연스럽게 모여 식사를 했던 장소가 바로 이곳, 불막열삼이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인원도 지금보다 훨씬 많았고, 공연 직후의 열기와 흥분이 ...
이번 일정에서는 공항에 도착한 시점부터 확실히 여유가 느껴졌다. 평소라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체크인부터 서둘러 마치고, 출국심사 시간에 맞춰 움직이기 바빴을 텐데, 이번에는 한 템포 느리게 움직일 수 있었다. 체크인을 마친 뒤 식사를 하고, 출국심사를 받기 전 기념품점까지 둘러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여유 덕분이었다. 여행의 마지막 구간에서 이렇게 숨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든다. 에어부산 카운터에서의 체크인과 위탁 ...
공항에 남겨진 여유로운 시간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나리타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번에 탑승할 항공사는 에어부산이었고, 출발 터미널은 나리타공항 제1터미널이었다. 입국할 때도 같은 터미널을 이용하긴 했지만, 도착하자마자 바로 도심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공항에 머물렀던 기억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다시 찾은 제1터미널은 낯설면서도 새롭게 느껴졌다. 출발 시각은 오후 7시 35분. 공항에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도착해 있었고, 체크인까지 마친 뒤에도 시간이 꽤 남아 있었다. ...
다시 돌아가야 하는 시간 다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은 늘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온다. 반나절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의 도쿄 여행은 그렇게 조용히 막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죠지를 마지막으로 둘러본 뒤, 우리는 다시 하마마스초역을 통해 우에노로 돌아오는 동선을 선택했다. 이제 남은 일정은 분명했다. 케이세이 우에노역으로 이동해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나리타공항으로 향하는 것, 그리고 그 이후에는 출국이라는 절차만이 남아 있었다. 우에노역에 도착했을 때, 마음속에서는 ...
한여름 7월의 도쿄는 생각보다 훨씬 가혹했다. 조죠지를 걷고, 도쿄타워 전망대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프린스 시바 공원까지 한낮에 돌아다니는 일정은, 사진으로 보면 여유로워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체력을 빠르게 소모시키는 코스였다. 그늘이 없는 구간에서는 햇볕이 그대로 내려앉았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등에 맺혔다. 쉬지 않고 이동한 탓에 몸은 이미 한계에 가까워져 있었고, 더 이상 ‘하나를 더 보자’는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사라진 상태였다. 이제 남은 ...
도쿄타워 다음의 선택 도쿄타워 전망대에서 내려온 뒤, 우리는 곧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선택지는 자연스러웠다. 바로 프린스 시바 공원. 도쿄타워 바로 곁에 있으면서도, 타워를 ‘올려다보는’ 시선이 아닌 ‘함께 놓아두는’ 시선을 허락하는 공간이다. 이날은 7월 한여름. 도쿄의 여름은 말 그대로 체력 소모전이었지만, 동행한 지인에게는 이번이 도쿄타워의 첫 방문이었고, 그렇다면 전망대에서의 위쪽 풍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타워는 위에서 내려다볼 때와 아래에서 바라볼 ...
도쿄타워는 언제나 도쿄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소비되지만, 막상 그 안으로 들어가 위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경험은 생각보다 자주 하게 되지는 않는다. 이미 한 번 가봤다는 이유로, 혹은 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 때문에, 일정이 빠듯한 여행에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쉬운 장소이기도 하다. 이번 도쿄 일정 역시 반나절 남짓한 짧은 시간이 전부였고, 그렇기에 굳이 전망대까지 올라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스쳤다. ...
도쿄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반나절 남짓이었기에, 이동 거리가 길지 않은 장소를 중심으로 일정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선택한 곳이 바로 조죠지와 도쿄타워였다. 필자에게는 이미 한 차례 방문했던 장소였지만, 이번에 함께한 동행은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었기에, 다시 한 번 함께 걸어보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이미 알고 있는 장소를 다시 찾는다는 건, 단순한 반복이라기보다는 비교에 가깝다. 그때는 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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