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노야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서, 우리는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이번 여행의 모든 일정은 사실상 전날로 이미 끝이 났고, 마지막 날은 오롯이 ‘돌아가기 위한 이동’만이 남아 있었다. 여행을 마무리하는 날의 공기는 언제나 비슷하다. 설렘은 사라지고, 대신 시간표와 노선도가 머릿속을 채운다. 우리가 아침을 먹었던 요시노야 근처에서는 쿠시다신사역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커널시티 하카타와 기온 일대에 가까운 역이기도 하고, 도보 ...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여행의 마지막 날은 늘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다. 들뜬 감정은 이미 어제 저녁에 정리되어 있고,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의 일정만 남아 있다. ‘공항으로 돌아간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입한 덕분에 돌아가는 시간대는 그리 여유롭지 않았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상 마지막 날이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한 일정이었다. 관광을 하거나, 어딘가를 더 둘러볼 ...
하카타 포트 타워에서 내려오고 난 뒤, 우리는 잠시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어디로 갈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애매했고, 그렇다고 바로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하루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한 기분이 남아 있었다. 더군다나 우리가 서 있던 위치는 하카타 포트 타워 근처, 관광 동선으로 보자면 다소 외진 곳이었고,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더라도 최소한의 이동은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시 하카타역 쪽으로 ...
이치란 라멘에서 이른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오늘 일정의 마지막 갈림길이 찾아왔다. 여기까지 함께 움직였던 지인 한 명과는 이 자리에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돌아가는 항공편이 서로 달랐고, 그 때문에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여기까지였다. 여행을 하다 보면 늘 이런 순간이 생긴다. 같이 걷고, 같이 먹고, 같은 풍경을 보다가도 어느 순간 각자의 시간으로 돌아가야 하는 순간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이치란 라멘 ...
커널시티 하카타를 나와 나카스 강가를 따라 북쪽으로 천천히 걸어 올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 익숙한 붉은 간판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치란 라멘 본점. 오늘 저녁 식사를 책임질 장소였다. 사실 하루에 라멘을 두 번이나 먹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점심에는 라멘 스타디움에서 라멘을 먹었고, 저녁에는 이치란 라멘 본점이라니.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일정은 전적으로 지리적 필연에 가까웠다. 라멘 스타디움과 이치란 본점은 생각보다 가까이 ...
커널시티 하카타에서 건담 베이스를 둘러본 뒤, 다음 목적지는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바로 이치란 라멘 본점.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라멘 브랜드의 시작점이기도 한 이곳은, 처음 후쿠오카를 찾은 여행자라면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지는 장소다. 다행히 커널시티 하카타에서 이치란 라멘 본점까지는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고, 지도상으로도 도보 이동이 충분히 가능한 거리였다. 이왕 걷는 김에 조금이라도 더 후쿠오카다운 풍경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큰 도로 ...
스타벅스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니, 자연스럽게 각자의 일정이 갈리는 순간이 찾아왔다. 일부는 그대로 필자와 함께 다음 일정을 이어가기로 했고, 다른 일부는 여기서 작별을 고하며 각자의 일상이나 또 다른 계획을 향해 흩어졌다. 짧지만 밀도 높은 시간을 함께 보낸 뒤라 그런지, 헤어짐 자체는 담담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여운이 남아 있었다. 막상 돌아서고 보니, 공연과 관련된 일정에 집중하느라 정작 커널시티 하카타 자체를 제대로 ...
커널시티 하카타 5층에 자리한 라멘스타디움에서 늦은 점심을 마치고 나니, 자연스럽게 커피 한 잔이 생각났다. 공연과 특전, 인터뷰까지 이어졌던 오전의 밀도가 워낙 높았던 탓인지, 식사를 끝낸 직후에는 잠시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해졌다. 그래서 근처에서 카페를 찾아보기로 했지만, 예상은 어느 정도 하고 있었음에도 현실은 조금 더 빡빡했다. 주말의 커널시티 하카타는 말 그대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눈에 ...
라멘 스타디움은 커널시티 하카타의 5층, 사실상 가장 꼭대기층에 자리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층씩 올라가다 보면 쇼핑몰의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는데, 최상층에 도착하자 확실히 식당가 특유의 공기가 느껴졌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도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고, 동선 역시 비교적 단순해서 길을 헤맬 일은 거의 없다. 라멘 스타디움은 2002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공간으로, 단순히 라멘집 몇 곳이 모여 있는 식당가가 아니다. 지금까지 무려 80곳이 ...
10시 30분, 굿즈 판매로 시작된 하루의 긴장감 오전 10시 30분이 되었고, 선입장을 위한 굿즈 판매가 시작되었다. 커널시티 하카타는 원래도 늘 사람들로 붐비는 공간이지만, 이 시간이 되자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쇼핑몰을 걷는 사람들과는 결이 다른 시선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고, 목적이 분명한 사람들만이 남아 있는 듯한 공기가 형성되었다. 이 공간에 왜 와 있는지, 오늘의 핵심이 무엇인지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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