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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위 2층에서 만난 저녁 — 북창동 ‘또바기’

북창동 골목을 걷다 보면 선택지는 너무 많아진다. 어디가 유명한 집인지보다, 어디를 들어가야 할지 고민이 길어진다. 미리 정해둔 식당 없이 퇴근 후 들렀던 날도 그랬다. 특정 맛집을 찾는다기보다 “이 동네라면 한 곳쯤 괜찮은 집이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골목을 계속 걷다가 발견한 곳이 또바기였다. 간판은 크지 않았고, 눈에 확 띄는 위치도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발걸음이 멈췄다.

골목 속 계단 위에 있는 식당

또바기는 큰 도로변이 아니라 골목 안쪽, 그것도 2층에 자리하고 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하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위치다. 밝은 번화가에서 한 발짝만 들어오면 골목은 갑자기 조용해지고, 그 사이에 식당 입구가 나타난다.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 구조라 처음에는 영업을 하는 곳이 맞는지 잠깐 고민하게 된다.

북창동에는 간판이 화려한 가게들도 많지만, 또바기는 반대에 가깝다. 오래된 동네 식당 같은 분위기. 누군가 소개해줘서 오는 곳이라기보다 근처 직장인들이 자연스럽게 알고 찾아오는 종류의 식당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오징어볶음 한 접시가 만드는 저녁

이날은 오징어볶음을 2인분 주문했다. 1인분에 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부담 없이 고르기 쉬운 메뉴였다. 메뉴판을 오래 볼 필요가 없었다. 퇴근 후의 식사는 고민이 길어질수록 피곤해지는데, 이곳은 그런 상황에서 선택하기 편한 식당이었다.

팬에 담겨 나온 오징어볶음은 특별히 화려하지는 않지만 익숙한 향이 먼저 올라온다. 매콤한 양념 냄새가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식사가 시작된다. 오래간만에 먹는 음식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요즘은 식당 메뉴가 다양해졌지만, 오히려 그래서 자주 먹지 않게 된 종류의 한식이기도 하다.

양념은 과하게 자극적이지 않고, 밥과 함께 먹기 편한 정도였다. 화려한 맛이라기보다 ‘식사다운 식사’에 가까운 느낌. 그래서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먹는 메뉴라서가 아니라, 익숙한 한 끼가 주는 안정감 때문이었다.


오래된 식당의 분위기

또바기의 인상은 음식보다 공간에서 더 강하게 남는다. 내부는 크지 않고 장식도 많지 않다. 깔끔하게 꾸며진 요즘 식당과는 다른 분위기다. 대신 오래 운영된 동네 식당 특유의 안정감이 있다.

테이블 간격이 넓지는 않지만 답답하지 않고, 손님들의 대화 소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일부러 분위기를 만든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만들어진 분위기에 가깝다. 북창동이라는 동네의 성격과도 잘 맞는다.

이곳에서의 식사는 ‘맛집 방문’이라기보다 퇴근 후 저녁을 해결하는 행위에 가깝다. 그래서 특별한 경험으로 남기보다 편안한 기억으로 남는다.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다시 떠오르는 종류의 식당이었다.


북창동과 어울리는 식당

북창동은 화려한 식당만 있는 동네가 아니다. 간판이 눈에 띄는 가게들 사이에 이런 조용한 식당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또바기는 그중에서도 골목 깊숙이 숨어 있는 편에 가깝다.

퇴근 후 사람들이 많은 골목을 걷다가, 잠시 벗어나 조용한 계단을 올라가 저녁을 먹는 경험. 북창동 전체의 분위기를 압축해 놓은 듯한 느낌이 있었다. 이 동네가 단순히 번화가가 아니라 생활권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장소다.

무작정 방문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기억에 남았다. 특정 식당을 찾아간 날보다, 우연히 들어간 식당이 더 오래 남는 경우가 있다. 또바기가 그런 곳이었다.


📌 또바기

  •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14길 28-6 2층
  • 📞 전화번호 : 02-3789-6971
  • 🕒 영업시간 : 평일 10:00 – 21:30 (14:00 – 17:00 브레이크타임) / 토·일 정기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