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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고마자와대학역 맥도날드

사진을 끝까지 확인하지 못한 아쉬움은 분명히 남았다. 하지만 동시에, 이 순간에 더 무리하지 않기로 한 판단도 스스로에게는 필요했다. 공항으로 이동해야 했고, 밤 비행기를 타야 했으며, 한국에 도착하면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서 해야 할 일은, 사진을 다 보는 것이 아니라 몸을 잠시라도 회복시키는 것이었다.

원정의 끝자락에서 숨을 고르던 시간
고마자와대학역 앞,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간판

고마자와 올림픽 공원에서의 마지막 무대를 마치고 역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을 때, 솔직히 더 이상 선택지를 고를 여유는 없었다. 이틀 내내 이어진 이동과 촬영, 공연 관람으로 몸은 이미 한계에 가까웠고, 무엇보다 “어디든 앉을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그렇게 고마자와대학역 출구 바로 앞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이 맥도날드 고마자와대학점이었다.

여행지에서 일부러 패스트푸드를 찾는 편은 아니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 익숙함이 오히려 안도감을 주었다. 메뉴를 고민할 필요도 없고, 주문 방식도 몸이 기억하고 있는 공간.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 여기서 잠깐 쉬어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늘어져도 되는 공간이 필요했던 순간

이곳에서의 맥도날드는 식사를 위한 장소라기보다는 휴식용 대기실에 가까웠다. 공연이 끝난 직후의 여운, 다음 일정(공항 이동)을 생각하면 애매하게 남은 시간, 그리고 무엇보다 체력의 바닥을 확인한 상태. 우리는 주문을 마치고 자리를 잡은 뒤,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굳이 대화를 이어가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이었다.

고마자와대학역점은 역 바로 앞이라는 입지 덕분에 손님이 계속 드나들었지만, 매장 안의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했다. 저녁 시간대였고, 학생과 지역 주민들이 섞여 있었지만 시끄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에어컨이 잘 돌아가는 실내에서 의자에 몸을 기대는 것만으로도, 이틀 동안 쌓였던 피로가 조금씩 풀리는 기분이었다.


아이패드, 그리고 아직 열어보지 못한 사진들

맥도날드에 앉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아이패드를 꺼내는 일이었다. 이틀 동안 찍은 사진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과 당일,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한 미유의 모습들은 “가능한 한 빨리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을 계속 자극하고 있었다.

카메라에서 아이패드로 사진을 옮기기 시작했고, 처음 몇 분간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곧 문제가 생겼다. 아이패드 저장 공간 부족. 예상은 했지만, 막상 진행이 멈추니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썸네일로 스쳐 지나가는 몇 장의 사진만 확인한 채, 나머지는 결국 그대로 카메라 안에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맥도날드 테이블 위에 아이패드와 카메라, 그리고 아직 다 보지 못한 사진들이 놓여 있는 장면이 이상하게 상징적으로 느껴졌다. 이번 원정의 밀도, 그리고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 보고 싶은 건 많았지만,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건 잠깐의 미리보기뿐이었다.


“지금은 쉬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

사진을 끝까지 확인하지 못한 아쉬움은 분명히 남았다. 하지만 동시에, 이 순간에 더 무리하지 않기로 한 판단도 스스로에게는 필요했다. 공항으로 이동해야 했고, 밤 비행기를 타야 했으며, 한국에 도착하면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서 해야 할 일은, 사진을 다 보는 것이 아니라 몸을 잠시라도 회복시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이패드를 덮고, 잠시 의자에 몸을 더 깊게 기대었다. 맥도날드 특유의 조명 아래에서,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이 순간이 오히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현실적인 휴식처럼 느껴졌다. 여행의 끝자락에서 이런 공간이 하나쯤 있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정의 마지막 숨 고르기

고마자와대학역 맥도날드는, 여행 책자에 실릴 만한 장소는 아니다. 특별한 메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인상적인 인테리어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번 원정에서 이곳은 분명히 의미 있는 정류장이었다. 이틀간 쉼 없이 달려온 뒤, 공항으로 향하기 전 마지막으로 숨을 고를 수 있었던 곳. 그리고 아직 열어보지 못한 사진들을 마음속에 품은 채, 현실로 돌아갈 준비를 하게 만든 공간이었다.

이후의 일정은 어쩌면 뻔했을지도 모른다. 전철을 타고 하네다 공항으로 이동하고, 공항에서 마지막 식사를 한 뒤 출국 수속을 밟고, 비행기에 올라 잠을 청하고, 새벽에 인천에 도착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흐름. 하지만 그 모든 과정 앞에, 이 맥도날드에서의 잠깐의 휴식이 있었기에, 그 긴 여정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 맥도날드 고마자와대학점

  • 📍 주소 : 2 Chome-1-1 Komazawa, Setagaya City, Tokyo, Japan
  • 📞 전화번호 : +81354307130
  • 🌐 홈페이지 : https://www.mcdonalds.co.jp/
  • 🕒 영업시간 : 6:00 – 2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