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타 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관광이 아니라 이동이다. 하네다 공항이 도쿄 시내와 거의 붙어 있는 느낌이라면, 나리타 공항은 도쿄 외곽에 따로 떨어져 있는 공항에 가깝다. 그래서 입국 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왔다고 해서 바로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도심까지 들어가는 과정이 하나의 일정처럼 느껴진다.
이번 여행에서 숙소는 시나가와역 근처에 잡혀 있었다. 따라서 공항에서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명확했다. 나리타 공항에서 시나가와역까지 이동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사전에 교통편을 자세히 알아보고 온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항 안에서 바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자연스럽게 인포메이션 센터를 먼저 찾게 되었다.
공항 안내센터 직원에게 시나가와역으로 가는 방법을 물어보니 몇 가지 선택지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공항 리무진버스, 나리타 익스프레스, 그리고 케이세이 노선 열차였다. 처음에는 짐도 있고 초행이었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할 것 같았지만, 문제는 시간이었고 가격이었다. 버스는 약 3,100엔 정도의 비용이 들고 다음 출발까지 30~40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이동 시간까지 고려하면 생각보다 효율이 좋지 않았다.
반면 케이세이 액세스 특급은 요금이 절반 수준이었고 대기 시간도 길지 않았다. 도착 시간 역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듣고 결국 케이세이 액세스 특급을 선택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첫날 일정의 흐름을 크게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제3터미널에서 제2터미널로 이동
저가항공이 도착하는 나리타 공항 제3터미널에는 철도 승강장이 없다.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제2터미널 역까지 이동해야 한다. 안내 표지판을 따라 걸어가면 연결 통로가 나오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꽤 있다.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다 보니 체감 이동 시간은 더 길게 느껴졌고 실제로 승강장 근처까지 가는 데 15분 정도는 걸렸던 것 같다.
공항 내부는 잘 정리되어 있었고 길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막 일본에 도착한 직후라 주변의 일본어 표지판과 방송이 낯설게 느껴졌다. 한국 공항과 구조는 비슷하지만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랐고, 그 이동 과정 자체가 일본에 들어왔다는 감각을 조금씩 현실로 만들어 주었다.
역에 도착해 자동발매기 앞에서 잠시 멈췄다. 노선도가 복잡하게 보였고 처음 보는 역 이름들이 가득했다. 다행히 근처에 있던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표를 구입할 수 있었다. 영어로 간단히 목적지를 말하니 필요한 금액과 승강장을 안내해 주었고, 그제야 긴장이 조금 풀렸다.


케이세이 액세스 특급 탑승
플랫폼으로 내려가니 우리가 흔히 아는 지하철 형태의 열차가 들어와 있었다. 특급열차라는 이름 때문에 좌석 지정 열차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급행 전철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대신 내부는 깔끔했고 캐리어를 세워둘 공간도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었다.
나리타 공항을 출발한 열차는 공항 주변의 한적한 풍경을 지나 점점 도시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공항 주변의 낮은 건물과 넓은 하늘이 보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 밀도가 높아지고 철도 노선도 복잡해졌다. 창밖 풍경이 바뀌는 과정이 꽤 인상적이었는데, 관광지를 본 것도 아닌데 일본에 왔다는 느낌이 점점 선명해졌다.
열차 안은 조용했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대화를 크게 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한국 지하철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더 정숙한 느낌이 강했다. 장거리 이동이었지만 크게 피곤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도 이 분위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시나가와역 도착
나리타 공항을 출발한 열차는 약 1시간 10여 분 정도가 지나 시나가와역에 도착했다. 긴 이동이었지만 막상 내려보니 생각보다 금방 도착한 느낌이었다. 공항에서 바로 도심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이 실감났고, 플랫폼에 내려 주변을 둘러보는 순간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나가와역은 규모가 큰 역이었다. 여러 노선이 교차하는 환승 거점이라 사람도 많았고 움직임도 분주했다. 공항의 여유로운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도시의 공기가 느껴졌다. 이제 더 이상 공항이 아니라 ‘도쿄 안’에 들어왔다는 감각이 분명해졌다.
공항에서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해외에 왔다는 느낌이 막연했다면, 시나가와역 플랫폼에 내려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순간 그 감각이 확실하게 바뀌었다. 캐리어를 끌고 개찰구를 빠져나오면서 비로소 이번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리타공항 제2·3터미널역 (Narita Airport Terminal 2·3 Station)
- 📍 주소 : Furugome, Narita, Chiba 282-0004, Japan
- 🌐 홈페이지 : https://www.keisei.co.jp
- 🕒 영업시간 : 첫차 ~ 막차 시간대 열차 운행에 맞춰 운영
📌 시나가와역 (Shinagawa Station)
- 📍 주소 : 3 Chome-26-27 Takanawa, Minato City, Tokyo 108-0074, Japan
- 🌐 홈페이지 : https://www.jreast.co.jp
- 🕒 영업시간 : 첫차 ~ 막차 시간대 열차 운행에 맞춰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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