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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 — 홍콩 섹오 “드래곤스백 트래킹 코스”

한쪽으로는 홍콩 섬 동쪽 바다와 섹오(Shek O) 방면 해안선이 보이고, 다른 한쪽으로는 남쪽 바다가 펼쳐진다. 도시 홍콩만 생각하고 왔다면 꽤 놀랄 만한 풍경이다.

홍콩 섬에서 빌딩 숲을 벗어나 동남쪽으로 이동하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홍콩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고층 빌딩과 네온사인, 복잡한 도심의 이미지 대신 바다와 능선, 숲길과 하늘이 이어지는 자연의 홍콩이다. 그 중심에 있는 대표적인 코스가 바로 드래곤스백(Dragon’s Back) 트래킹 코스이다.

이곳은 2004년 CNN과 타임지에서 아시아 최고의 도시 근교 트래킹 코스로 소개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도심에서 대중교통으로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으면서도, 정상에 오르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홍콩 여행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장소이기도 하다.


산의 능선이 용의 등을 닮아 붙은 이름

드래곤스백이라는 이름은 산 능선의 형태에서 비롯되었다. 봉우리와 능선이 길게 이어지는 모습이 마치 용의 등이 물결치듯 이어지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홍콩에서 용은 단순한 상상의 동물이 아니라 길운과 번영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도시 곳곳의 건축물에서도 이러한 문화가 드러난다. 고층 건물 사이에 바람길처럼 뚫린 공간을 두고, 이를 용이 지나가는 길이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드래곤스백은 단순한 등산 코스를 넘어, 홍콩 특유의 문화적 상징성과 자연 풍경이 함께 담긴 장소라고도 할 수 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시작되는 또 다른 홍콩

샤우케이완에서 9번 버스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한 뒤, 토테이완(To Tei Wan) 정류장에서 내리면 드래곤스백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버스 문이 열리고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공기의 느낌부터 달랐다. 센트럴이나 침사추이에서 맡았던 도시의 공기와는 전혀 달랐다. 훨씬 넓고 시원한 공기, 그리고 바다 냄새가 섞인 바람이 느껴졌다. 조금 전까지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분주하게 움직였던 여행 동선이 순식간에 느긋한 리듬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정류장 바로 옆에는 트래킹 코스로 향하는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복잡한 골목을 헤매거나 입구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 없이, 버스에서 내려 몇 걸음만 옮기면 곧바로 산길이 시작된다. 접근성이 좋은 이유가 괜히 유명한 것이 아니었다.


시작 지점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

트래킹 입구에 서기 전, 도로 옆에서 잠시 뒤를 돌아보면 이미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아래쪽으로는 해안선이 보이고, 멀리 바다가 시원하게 열려 있다. 아직 산에 오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여행지에 제대로 왔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도심에서는 높은 건물 사이로 잘려 보이던 하늘이 이곳에서는 넓게 펼쳐져 있었다. 홍콩이라는 도시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런 자연을 숨겨두고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입구 근처에는 간단한 안내판과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어, 출발 전에 마지막으로 정비를 하기에 좋다. 트래킹 코스 안쪽으로 들어가면 편의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지점에서 물이나 컨디션을 점검하고 올라가는 것이 좋다.


첫 300m, 가장 힘든 구간

드래곤스백 코스는 전체적으로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난이도로 알려져 있지만, 초반 구간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다. 시작하자마자 이어지는 오르막길 때문이다.

특히 첫 300m 정도는 경사가 이어져 금세 숨이 차오른다. 가볍게 산책하듯 시작했다가 생각보다 힘이 들어 당황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나 역시 초반에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조금만 참고 올라가면 곧 보상이 찾아온다. 시야가 열리기 시작하면서 아래쪽 바다와 능선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초반의 오르막은 결국 이 장면을 보기 위한 과정처럼 느껴졌다.


정상에서 만나는 드래곤스백의 핵심 풍경

조금 더 올라 능선 구간에 들어서면 왜 이곳이 유명한지 단번에 이해하게 된다. 좌우로 서로 다른 바다가 펼쳐지고, 가운데로는 용의 등처럼 이어지는 능선길이 나타난다.

한쪽으로는 홍콩 섬 동쪽 바다와 섹오(Shek O) 방면 해안선이 보이고, 다른 한쪽으로는 남쪽 바다가 펼쳐진다. 도시 홍콩만 생각하고 왔다면 꽤 놀랄 만한 풍경이다.

바람도 제법 강하게 불어 땀을 식혀주었고, 하늘과 바다, 초록빛 능선이 한 장면처럼 겹쳐지며 만화 속 배경 같은 느낌을 만들어냈다. 사진으로 보던 장소를 직접 눈앞에서 마주하니 확실히 감동의 크기가 달랐다.


어디까지 가는 것이 좋을까

지도상으로는 풀코스를 완주하면 4시간 이상 걸리는 긴 코스다. 체력과 시간이 충분하다면 끝까지 걸어도 좋겠지만, 일반 여행자라면 핵심 전망 구간까지만 다녀와도 충분히 만족도가 높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에는 끝까지 가보려는 생각도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풍경이 반복되고 일반적인 숲길 구간이 길어졌다. 그래서 중간 지점에서 방향을 바꾸어 내려오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1번~2번 전망 포인트, 여유가 있다면 3번 포인트 정도까지 다녀오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느꼈다. 시간 대비 만족도가 가장 높은 구간이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자연 풍경

홍콩 여행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야경, 쇼핑, 미식, 영화 속 거리 풍경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그것들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드래곤스백은 그런 도시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기억을 남겨주는 장소였다.

빌딩 대신 능선을 걷고, 네온사인 대신 햇빛 아래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복잡한 도심 대신 바람 소리를 들으며 걷는 시간. 같은 홍콩 안에서도 이렇게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홍콩 여행이라면, 그리고 조금 더 깊은 홍콩을 만나보고 싶다면 꼭 한 번 걸어볼 만한 코스이다.


📌 홍콩 섹오 드래곤스백 (Dragon’s Back)

  • 📍 To Tei Wan 정류장 인근 시작, Shek O Rd, Hong Kong
  • 🚌 샤우케이완역 A2 출구 → 9번 버스 → To Tei Wan 하차
  • 🕒 왕복 약 1.5시간 ~ 4시간 (코스 선택에 따라 상이)
  • 💰 트래킹 무료
  • 👟 운동화·가벼운 복장 추천 / 물 지참 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