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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 — 드래곤스백으로 향하는 길, 도심에서 자연으로

역에서 A2 출구로 나가면 바로 앞쪽에 버스터미널이 이어진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구조였다. 이곳에서 섹오(Shek O) 방향으로 가는 9번 버스를 타면 된다. 드래곤스백으로 향하는 대표 노선이라 주말이나 날씨 좋은 날에는 등산복 차림의 현지인들과 여행객들도 종종 눈에 띈다.

홍콩 여행을 떠올리면 대부분 화려한 도심 풍경부터 생각하게 된다. 높은 빌딩, 복잡한 거리, 네온사인, 쇼핑몰, 그리고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야경까지. 하지만 이날의 목적지는 그런 홍콩의 이미지와는 조금 달랐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일정, 바로 드래곤스백 트래킹이었다.

조던에서 카이카이 디저트를 먹고 난 뒤,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달콤하고 고소한 홍콩식 디저트로 잠시 쉬어간 뒤였기에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 상태였다. 이제는 홍콩 도심 한가운데가 아니라, 홍콩섬 동남쪽 자연 풍경을 향해 가는 시간이었다.


조던역에서 샤우케이완까지

출발은 조던역(Jordan Station)이었다. 구룡반도 쪽에 머물고 있었기에 익숙한 노선에서 여행이 시작되었다. MTR을 타고 먼저 어드미럴티(Admiralty)역으로 이동한 뒤, 다시 홍콩섬 라인으로 갈아타 샤우케이완(Shau Kei Wan)역까지 향했다.

홍콩 지하철은 노선이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익숙해지면 상당히 효율적이다. 환승도 빠르고 이동 시간도 정확한 편이라 하루에 여러 지역을 오가는 여행자에게 특히 편리하다.

같은 도시 안에서 이동하고 있는데도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졌다. 관광객이 많은 중심 지역을 지나 점점 현지 생활권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다. 홍콩은 지역마다 공기가 꽤 다르게 느껴지는 도시인데,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그런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샤우케이완에서 버스로 갈아타다

샤우케이완역에 도착한 뒤에는 지상으로 올라와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드래곤스백 입구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도심 속 지하철 이동이 끝나고, 이제부터는 조금 더 여행다운 구간이 시작되는 셈이었다. 지하철이 홍콩의 효율적인 일상을 보여주는 교통수단이라면, 이 버스 구간은 홍콩의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이동 루트에 가까웠다.

역에서 A2 출구로 나가면 바로 앞쪽에 버스터미널이 이어진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구조였다. 이곳에서 섹오(Shek O) 방향으로 가는 9번 버스를 타면 된다. 드래곤스백으로 향하는 대표 노선이라 주말이나 날씨 좋은 날에는 등산복 차림의 현지인들과 여행객들도 종종 눈에 띈다.

당시 기준 요금은 몇 홍콩달러 수준으로 크게 부담 없는 가격이었다. 홍콩의 대중교통은 전반적으로 효율이 좋고 요금도 합리적인 편이라, 이런 외곽 코스까지도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옥토퍼스 카드가 있다면 바로 찍고 탑승하면 되고, 현금으로도 이용할 수 있었다.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고 창밖을 바라보니 풍경이 빠르게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역 주변의 상가와 아파트, 복잡한 도로가 이어졌지만, 조금씩 도심의 밀도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빽빽한 건물 사이를 지나던 풍경은 점점 멀어지고, 길은 구불구불한 언덕 방향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 노선은 가능하다면 2층 버스 위층 창가 자리에 앉는 것이 좋다. 시야가 훨씬 넓어지고,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은 좌측통행이라 진행 방향 기준 오른쪽 좌석 쪽에서 바다를 보기 좋은 구간이 많았다.


창밖으로 펼쳐진 바다 풍경

버스가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달리기 시작하자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순간 공기의 느낌까지 달라지는 것 같았다. 실제로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훨씬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도심에서는 높은 건물들 사이로 하늘을 올려다봤다면, 이곳에서는 넓게 열린 바다와 언덕이 한눈에 들어왔다. 같은 홍콩 안에서 이렇게 상반된 풍경을 본다는 것이 꽤 인상적이었다.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해안선과 작은 마을, 언덕길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 자체가 하나의 여행 코스처럼 느껴졌다. 드래곤스백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여행의 만족도가 올라가고 있었다.


정류장을 지나칠 뻔한 순간

풍경에 집중하다 보면 늘 생기는 일이 있다. 바로 내려야 할 정류장을 놓칠 뻔하는 것이다. 이날도 그랬다. 창밖 경치를 보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는데, 문득 “이쯤이면 내려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주변을 확인해보니 거의 도착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벨을 누르고 원래 내려야 할 정류장에서 내릴 수 있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한참 더 가야 했을지도 모른다. 여행 중에는 이런 사소한 긴장감도 은근히 기억에 남는다. 지나고 나면 오히려 웃으며 떠올리게 되는 순간들이다.


드디어 트래킹 입구에 도착하다

버스에서 내리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더 이상 번화한 도시의 소음은 들리지 않았고, 주변에는 도로와 언덕, 그리고 자연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방금 전까지 지하철을 타고 도심을 지나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홍콩이라는 도시가 가진 가장 흥미로운 점 가운데 하나는, 짧은 시간 안에 전혀 다른 풍경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인지도 모르겠다.

정류장 근처에서 트레일 입구를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드래곤스백 트래킹을 시작할 준비를 했다. 도시 여행을 하다가 갑자기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이 전환감이 무척 좋았다.


목적지보다 좋았던 이동 과정

돌이켜보면 이날은 단순히 드래곤스백에 도착한 것만 의미 있었던 것이 아니다. 조던의 식당에서 시작해 지하철을 타고, 환승하고, 버스를 갈아타고, 바다를 보며 이동하던 그 과정 전체가 하나의 여행이었다.

유명 관광지는 도착해서 보는 풍경도 중요하지만, 그곳까지 어떻게 가느냐 역시 여행의 중요한 일부다. 이날 드래곤스백으로 가는 길은 그 사실을 다시 느끼게 해준 이동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도착한 곳에서, 홍콩이 왜 단순한 도시 여행지가 아닌지를 직접 확인하게 된다. 그 이야기는 이제 본격적인 드래곤스백 트래킹에서 이어진다.


📌 홍콩 드래곤스백 이동 루트

  • 🚇 조던역 → 어드미럴티역 환승 → 샤우케이완역
  • 🚌 샤우케이완 버스터미널 → 9번 버스 탑승
  • 📍 To Tei Wan 정류장 하차
  • 🥾 드래곤스백 트래킹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