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1,500엔이 된 선택지 :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도심까지, TYO-NRT ‘천엔버스’ 탑승기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도심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가장 빠른 선택지는 단연 스카이라이너이고, JR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리무진 버스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예전부터 ‘가성비의 상징’처럼 불리던 이동 수단이 바로 천엔버스였다.
과거에는 이름 그대로 편도 1,000엔이라는 가격 덕분에, “시간은 조금 더 걸려도 싸게 이동하자”는 사람들에게 거의 정답처럼 여겨졌던 선택지였다. 필자 역시 도쿄를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몇 차례 이 버스를 이용해 도심으로 들어온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별다른 고민 없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공항에 도착해 티켓을 확인하는 순간, 익숙한 이름 앞에 붙은 숫자가 바뀌어 있었다.

“천엔버스, 아니 이제는 1,500엔 버스”
예전에는 ‘천엔버스’라는 별명이 자연스럽게 붙을 만큼 가격이 강력한 무기였지만, 현재 이 노선은 TYO-NRT라는 이름으로 통합 운영되고 있으며, 요금 역시 1,500엔으로 인상되었다.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이해 못 할 변화는 아니지만, 막상 직접 확인하고 나니 체감되는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특히 요즘처럼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스카이라이너의 실질 체감 가격이 많이 내려간 상태다. 예전에는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버스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조금만 더 보태면 훨씬 빠른 선택지가 있다”는 고민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스카이라이너 티켓을 미리 구입하지 않은 상태였고, 공항에서 바로 탈 수 있는 이동 수단을 선택하는 쪽이 더 편하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예전에 여러 번 이용해봤던 노선이라는 점에서,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적었다.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역까지, 체감 70분”
공식적으로 안내되는 소요 시간은 약 90분 정도다. 하지만 실제로 탑승해보면 체감 시간은 이보다 훨씬 짧은 편이다. 일본의 고속도로는 우리나라와 비교해 교통 흐름이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고, 공항에서 도쿄 도심으로 들어오는 구간 역시 극심한 정체가 발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번에도 버스는 큰 지체 없이 움직였고, 결과적으로 약 70분 정도 만에 도쿄역 인근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장시간 이동처럼 느껴지기보다는, “공항에서 도시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시간”에 가깝게 흘러갔다.
노선은 단순하다.
나리타 공항 → 도쿄역 → 긴자역 순으로 운행하며, 긴자가 종점이다.
“도쿄역 대신 긴자를 선택한 이유”
이번 여행에서 첫 숙소는 신오쿠보에 위치해 있었다. 지도를 기준으로 보면 도쿄역에서 내려 이동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았지만, 전체 동선을 고려했을 때는 긴자에서 이동하는 편이 조금 더 편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도쿄역에서는 내리지 않고, 버스를 그대로 타고 긴자역까지 이동했다. 몇 년 만에 다시 긴자에 발을 들이게 되었는데, 공항에서 바로 이어진 이동이라 그런지, 관광지라기보다는 “도시의 일상적인 얼굴”을 먼저 마주한 느낌이 들었다.
“천엔버스 탑승 방법은 여전히 간단하다”
탑승 과정은 예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 공항 도착층에 있는 티켓 카운터에서 시간표를 확인
- 원하는 시간대의 티켓 구매
- 지정된 버스 승강장에서 대기
- 티켓 확인 후 탑승
캐리어를 들고 탑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짐은 기사 또는 직원이 버스 하단의 수납 공간에 직접 실어준다. 이때 짐 번호표를 하나 건네주는데, 하차 시 이 번호를 보여주면 직원이 캐리어를 꺼내주는 방식이다. 절차가 단순하고 익숙해서, 이동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쓸 부분은 많지 않았다.


“이제는 포지션이 조금 애매해진 선택지”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의 천엔버스는 예전만큼 ‘무조건적인 가성비 선택지’라고 보기는 어렵다. 가격은 올랐고, 경쟁 수단인 스카이라이너는 상대적으로 더 빨라졌으며, 체감 비용 차이도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버스가 완전히 매력을 잃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도쿄역이나 긴자 인근이 목적지라면, 환승 없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장점이다. 또한, 공항에서 바로 탈 수 있다는 편의성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빠름”보다는 “익숙함”을 선택했고, 그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버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고속도로 풍경을 보며, 오랜만에 다시 도쿄로 들어오고 있다는 실감도 자연스럽게 들었기 때문이다.

버스 창밖으로 들어오는 도쿄의 첫 장면
버스가 공항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서자, 창밖으로는 익숙하면서도 오랜만인 풍경들이 스쳐 지나갔다. 일본 특유의 정돈된 도로, 낮은 건물들, 그리고 점점 밀도가 높아지는 도시의 실루엣. 공항에서 도심으로 이동하는 이 시간은 언제나 묘하다.
아직 본격적인 여행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미 여행은 시작된 느낌. 긴 비행 뒤에 몸을 실은 채, 도시의 가장자리부터 서서히 안쪽으로 스며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버스는 예정대로 도쿄역을 지나, 긴자역에 도착했다. 몇 년 만에 다시 서게 된 긴자였다. 밝은 낮의 긴자는, 예전 기억보다도 더 정돈되고 차분해 보였다.
이제 공항은 완전히 뒤로 하고, 도쿄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차례였다.
📌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Narita International Airport Terminal 1)
- 📍 주소 : 1-1 Furugome, Narita, Chiba 282-0004, Japan
- 📞 전화번호 : +81-476-34-8000
- 🌐 홈페이지 : https://www.narita-airport.jp/en/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