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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긴다코 하이볼 요코초에서 이어진 공연 이후의 밤

평소의 여행이라면 결코 겹치지 않았을 사람들이, 하나의 무대를 중심으로 연결된 밤이었다. 누군가는 오늘의 무대를 처음으로 보았고, 누군가는 이미 여러 번 같은 아티스트를 따라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는 끊기지 않았다. 오히려 공통의 경험이 있었기에, 처음 만났다는 사실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언제나 비슷한 감정이 남는다. 무대 위에서 쏟아낸 에너지와 관객의 함성이 사라진 자리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여운과 함께 쉽게 발걸음을 떼기 힘든 공기가 남는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국에서 일본까지 건너와 같은 무대를 바라본 사람들과, “수고했다”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감정을 안은 채 그대로 헤어지기에는 아쉬움이 컸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 날은 근처에서 간단히라도 한 잔 하자는 이야기가 오갔다.

문제는 장소였다. 긴시초는 모두에게 낯선 지역이었고, 이 근처에 익숙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고 예약을 해둔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우리는 말 그대로 ‘발로’ 움직이며 갈 만한 곳을 찾기로 했다. 긴시초역 주변 골목을 하나씩 훑어보며, 단체 인원이 무리 없이 들어갈 수 있고,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의 이자카야를 찾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다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긴다코 하이볼 요코초 긴시초점이었다.


공연 뒤풀이로 선택한 긴시초의 이자카야

‘GINDACO HIGHBALL YOKOCHO’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이곳은 일본 특유의 캐주얼한 이자카야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운 공간이었다. 이미 시간이 꽤 늦은 편이었고,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크게 고민하지 않고 들어가기로 했다. 다행히도 약 7명 정도의 인원이 한 번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었고, 덕분에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토요일 저녁의 긴시초는 생각보다 활기가 넘쳤다. 주변 테이블에는 이미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현지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고, 가볍게 술잔을 기울이며 웃음소리를 나누고 있었다. 관광지 특유의 소란스러움보다는, 동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찾는 ‘생활권 이자카야’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공연 직후의 흥분된 감정을 정리하기에는 오히려 이런 공간이 더 잘 어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 메뉴판 앞에서 잠시 멈칫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매장에는 일본어 메뉴판만 비치되어 있었고, 영어 또는 한국어 메뉴는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이 시점까지도 일본어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기에, 주문 과정은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직원 역시 영어로 대응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듯했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어묵 세트 메뉴를 주문하려다 겪었던 해프닝이 기억에 남는다. 메뉴 구성상 몇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였는데, 그 과정에서 설명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결국 주문을 포기하게 되었다. 여행 중 이런 상황은 종종 발생하지만, 막상 겪고 나면 역시 언어의 장벽이 실감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몇 가지 안주와 음료를 무난하게 주문하는 데는 성공했고, 테이블 위에는 하나둘 음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 그러나 같은 이유

이곳은 정찬을 즐기는 식당이라기보다는, 가벼운 안주와 함께 술이나 음료를 곁들이며 대화를 나누는 공간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음식 자체가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 날 이 공간의 가치는 전혀 다른 지점에 있었다. 한국에서 출발해 일본의 작은 공연장을 찾았다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처음 만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같은 테이블에 앉아, 공연 이야기를 하고, 각자의 여정을 나누고, 웃음을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다.

평소의 여행이라면 결코 겹치지 않았을 사람들이, 하나의 무대를 중심으로 연결된 밤이었다. 누군가는 오늘의 무대를 처음으로 보았고, 누군가는 이미 여러 번 같은 아티스트를 따라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는 끊기지 않았다. 오히려 공통의 경험이 있었기에, 처음 만났다는 사실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주문 과정에서의 소소한 해프닝마저도, 시간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웃음 섞인 에피소드로 바뀌었다. 익숙하지 않은 동네, 익숙하지 않은 언어, 그리고 처음 만난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 밤은, 공연 못지않게 오래 기억에 남을 장면으로 자리 잡았다.

공연의 여운을 정리하기에 충분했던 장소

긴다코 하이볼 요코초 긴시초점은 특별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곳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이 날만큼은, 공연이 끝난 뒤의 감정을 정리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봤던 사람들과 마지막 이야기를 나누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장소는 꼭 유명하거나 완벽한 곳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해준 밤이기도 했다.

이렇게, 도쿄에서의 가장 긴 하루는 긴시초의 한 이자카야에서 조용히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를 향해, 자연스럽게 페이지는 넘어간다.


📍 긴다코 하이볼 요코초 긴시초점(銀だこハイボール横丁錦糸町店)

  • 주소: 〒130-0022 Tokyo, Sumida City, Kotobashi, 3 Chome−12−3 Artemis Keiyo빌딩 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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