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8일 : 긴시초 타워레코드 미니 라이브 & 카노우 미유(SIS/T)
긴시초역에 도착하자마자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파르코(PARCO) 건물로 향했다. 이제는 몇 번이나 와본 동선이지만, 오늘만큼은 걸음이 유독 빠르고 마음이 먼저 앞서 나가는 느낌이었다. 목적지는 익숙한 그곳, 파르코 5층에 자리한 타워레코드 긴시초 파르코점. 저번 방문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이곳에서는 미니 라이브가 예정되어 있었고, 이번 여행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될 예정이었다.
공연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도착한 매장 안은 이미 묘한 긴장감으로 채워져 있었다. 평소처럼 음반을 고르는 사람들 사이사이로, 분명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만이 공유하는 공기가 느껴졌다. 서로 말을 섞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분위기, “오늘 여기서 그들을 본다”는 공통된 전제 하나만으로 충분한 연결감이 형성되어 있었다.

행사 전, 굿즈 구입이라는 또 하나의 의식
미니 라이브가 열리는 날의 타워레코드는 단순한 음반 매장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굿즈 구입 자체가 공연의 일부가 된다. 굿즈를 구입하면 공연 종료 후 진행되는 특전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동시에 선입장 번호가 적힌 티켓을 받게 된다. 공연은 무료지만, 이 작은 종이 한 장이 오늘 하루의 위치를 결정짓는다.
이번 특전 구성은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져 있었다.
- CD 1장 : 멤버 전원과 단체 사진 촬영
- CD 2장 : 멤버 전원 친필 사인
- CD 3장 : 지정 멤버 1:1 사진 촬영
선입장 번호는 완전히 랜덤. 번호 운이 좋지 않으면 선입장의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에, 결국 많은 팬들이 한 번 더 굿즈를 집어 들게 된다. 필자 역시 첫 번째 번호는 아쉬웠지만, 두 번째 시도에서 그나마 만족스러운 번호를 받아 2열에 설 수 있었다. 1열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오늘을 온전히 즐기기에 충분한 자리였다.





꽃다발, 그리고 조용한 연대감
굿즈 구입을 마친 뒤, 우리는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갔다. 이번에도 꽃다발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내일도 공연이 이어지는 일정이었기에 과하게 큰 꽃은 피하고, 오늘은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꽃다발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개인이 각자 준비하던 꽃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국에서 온 팬들끼리 자연스럽게 비용을 나누고 함께 준비하는 흐름이 생겼다. 누가 먼저 제안한 것도 아니고, 따로 정한 규칙도 없었다. 그냥 “함께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생겨난 조용한 연대감 같은 것이었다.
일본에서는 아티스트에게 직접 선물이나 편지를 전달할 수 없다. 공연장 한편에 마련된 선물 박스에 넣어두면, 스태프를 통해 전달되는 방식이다. 직접 손에 쥐여주지는 못하지만, 그 상자에 넣는 순간만큼은 마음이 온전히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넣어두었다.


다섯 곡, 그리고 짧지만 밀도 높은 시간
라이브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총 다섯 곡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시간으로만 따지면 결코 길다고 할 수는 없는 분량이었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되고 나니 그 짧음이 전혀 아쉽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밀도가 높은 시간이 흘러갔다. 오히려 “벌써 끝인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체감 시간은 유난히 빠르게 지나갔다.
이번 미니 라이브의 세트리스트는 아래와 같았다.
- I am in the mood for dancing
- 愛のバッテリー
- Stay with me
- う、ふ、う、ふ
- 愛のバッテリー (한국어 ver.)
익숙한 곡과 그렇지 않은 곡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그 점이 공연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다. 완전히 알고 있는 곡에서는 자연스럽게 몸이 먼저 반응했고, 처음 접하거나 낯선 곡에서는 멤버들의 표정과 동작, 무대 위 분위기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더 몰입하게 되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곡 사이사이의 공기였다. 짧은 멘트와 숨 고르기, 그리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기 전의 그 미묘한 정적까지도 이 작은 공간 안에서는 모두 공연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대형 공연장과는 또 다른, 미니 라이브만의 가까운 호흡이 확실히 살아 있는 순간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곡으로 다시 한 번 불러준 ‘사랑의 배터리’ 한국어 버전은, 오늘 이 자리에 한국 팬들이 있다는 사실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이미 한 번 일본어 버전으로 들었던 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로 다시 시작되는 순간 분위기 자체가 달라지는 느낌이 분명히 있었다. 결과적으로 같은 곡을 두 번 들은 셈이 되었지만, 이상하게도 반복된다는 인상은 거의 들지 않았다. 오히려 앞선 무대가 밑바탕이 되어, 마지막 곡이 하나의 정리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다섯 곡이라는 제한된 구성 안에서도, 오늘의 미니 라이브는 충분히 완결된 하나의 공연처럼 느껴졌다. 짧지만 가볍지 않았고, 작지만 결코 얕지 않았던 시간. 그래서일까, 무대가 끝났을 때 느껴진 감정은 아쉬움보다는 오히려 묘한 충만감에 가까웠다.


공연이 끝난 뒤, 또 하나의 본편
라이브가 끝나자 멤버들은 잠시 무대를 떠났고, 공연장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다음 국면으로 넘어갔다. 긴시초 타워레코드에서의 미니 라이브는 늘 그렇듯, 무대가 끝난 뒤부터 또 하나의 ‘본편’이 시작된다. 바로 특전 행사였다.
가장 먼저 진행된 것은 단체 사진 촬영이었다. 이전 행사와 달리 이번에는 멤버들 앞에 의자를 배치한 상태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서서 자유롭게 포즈를 취하던 방식과는 분명히 다른 분위기였다. 아마도 지난 행사에서 점점 자유로워지던 팬들의 포즈와, 단체 사진과 1:1 촬영 사이의 경계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하려는 조정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단체 사진 촬영이 끝난 뒤에는 무대 위에 책상이 놓였고, 곧이어 사인회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사인회에 참여한 다른 팬들의 이야기를 통해 분위기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멤버들과 나눌 수 있는 대화 시간이 짧지 않았고, 단순히 사인만 받고 지나가는 형식은 아니었다고 한다. 짧은 시간 안에서도 각자의 이름을 부르고, 몇 마디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는 점에서, 참여한 팬들의 만족도는 꽤 높아 보였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1:1 사진 촬영은 멤버별로 순서를 나눠 차례대로 이루어졌다. 마코토, 타라, 아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노우 미유. 순서가 뒤로 갈수록 대기 줄은 눈에 띄게 길어졌고, 체감상 미유를 선택한 팬의 비율은 압도적이었다. 굳이 숫자로 따지지 않아도, 이 공간의 중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사진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멤버들은 짧은 순간이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팬을 맞이하려는 모습이었고, 팬들 역시 그 짧은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표정 하나, 자세 하나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의 모습과는 또 다른,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의 만남이었기에, 이 시간이 공연만큼이나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첫 번째 하이라이트를 지나며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고 공연장을 나설 즈음, 보통이라면 아쉬움이 먼저 밀려왔을 순간이었다. 무대가 끝났고, 멤버들과의 직접적인 접점도 모두 지나갔으니, 이제는 하루의 클라이맥스를 이미 지나온 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아쉬움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내일, 요코하마에서 또 한 번의 라이브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 어딘가에 여유가 생겼다. 오늘이 끝이 아니라는 확신,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시간이 있다는 안도감이 동시에 자리 잡고 있었다.
긴시초 타워레코드에서 보낸 이 시간은, 단순히 미니 라이브 하나를 본 경험으로만 정리되기에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오히려 이번 여행 전체의 방향을 또렷하게 잡아준 출발점에 가까웠다. ‘이번 여행은 이런 결로 흘러가겠구나’라는 감각, 그리고 여기까지 오길 잘했다는 확신 같은 것 말이다.
이제 막 첫 번째 하이라이트를 지나온 상태였다. 아직 이야기는 많이 남아 있었고, 다음 무대는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공연장을 나서는 발걸음도 자연스럽게 가벼워졌다.
진짜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느낌과 함께.
📌 도쿄 긴시초 타워레코드 정보
- 📍 주소 : 〒130-0022 Tokyo, Sumida City, Kotobashi, 4 Chome−27−14 錦糸町パルコ 5F
- 📞 전화번호 : +81-3-6659-9381
- 🌐 홈페이지 : https://tower.jp/store/kanto/KinshichoParco
- 🕒 영업시간 : 매일 10:30 –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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