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L Magzine Korea

도쿄 여행 — 나리타 공항 제3터미널에서 먹는 마지막 한 그릇 ‘마츠야’

주문한 규동과 함께 콜라 한 캔을 곁들였다. 화려한 ‘마지막 만찬’이라고 부르기엔 소박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현실적인 마무리였다. 여행의 끝자락에서 먹는 한 그릇은 늘 그렇듯, 맛 자체보다는 그동안의 장면들이 함께 떠오르는 시간이 된다. 텐노즈 아일의 공연, 이케부쿠로에서 맞닥뜨린 눈, 코지야 골목에서의 마지막 밤…. 그 모든 기억이 이 한 끼에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우에노역을 출발한 스카이라이너는 예정대로 문제없이 나리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의 귀국편은 제주항공이었기에, 목적지는 자연스럽게 제3터미널. 스카이라이너 역명은 ‘제2·3터미널’이지만, 실제 동선은 제2터미널 쪽이 더 가깝고, 제3터미널까지는 공항 통로를 따라 조금 더 걸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부담스러운 거리는 아니다. 캐리어를 끌고 천천히 걸어도 약 10분 남짓, ‘이제 정말 여행이 끝나가는구나’라는 생각을 정리하기엔 오히려 딱 좋은 거리였다.


출국 수속 전, 여유 있게 즐기는 점심

제3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시각은 정오 무렵. 제주항공 카운터에서 위탁 수하물을 부치고 나서도 시간이 꽤 남아 있었다. 경험상 출국 심사를 통과하고 나면 식사 선택지가 확 줄어들기 때문에, 이럴 때는 출국 전 식사가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나리타 공항 제3터미널은 규모가 작은 만큼, 식당이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구조다. 선택지는 많지 않지만 오히려 동선이 단순해서 고민이 줄어든다. 라멘집, 패스트푸드점 등을 훑어보다가 자연스럽게 시선이 멈춘 곳이 바로 마츠야였다. 이전 여행에서 라멘을 먹은 기억도 있었고, 이 날은 왠지 밥이 당기는 날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마츠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츠야, 공항에서도 변하지 않는 포지션

마츠야는 일본의 3대 규동 체인 중 하나로, ‘빠르고 저렴한 한 끼’의 대명사 같은 존재다. 도심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고, 가격 대비 만족도도 안정적인 편이라 여행 중 한 번쯤은 반드시 들르게 된다. 공항이라는 장소를 생각하면 가격이 훌쩍 오를 법도 한데, 이곳 마츠야는 의외로 도심 매장과 큰 차이가 없었다.

매장 앞 자판기에서 주문하는 방식도 익숙했다. 가장 저렴한 메뉴는 500엔 이하에서 시작했고, 조금 더 얹어도 700~800엔 선이면 충분히 식사가 가능했다. ‘공항 물가’를 떠올리면 꽤 인상적인 가격이다. 배가 아주 고픈 상태는 아니었기에, 규동 하나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식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공항 마츠야의 작은 장점

제3터미널의 음식점 중에는 별도의 좌석 없이 공용 테이블을 이용해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마츠야는 매장 내부에 자체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 점이 꽤나 크게 다가왔다. 캐리어를 옆에 두고, 조용히 앉아 마지막 식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문한 규동과 함께 콜라 한 캔을 곁들였다. 화려한 ‘마지막 만찬’이라고 부르기엔 소박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현실적인 마무리였다. 여행의 끝자락에서 먹는 한 그릇은 늘 그렇듯, 맛 자체보다는 그동안의 장면들이 함께 떠오르는 시간이 된다. 텐노즈 아일의 공연, 이케부쿠로에서 맞닥뜨린 눈, 코지야 골목에서의 마지막 밤…. 그 모든 기억이 이 한 끼에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조용히 정리되는 여행의 끝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도 마음도 한결 정돈되는 느낌이었다. 이제 남은 건 출국 심사와 탑승뿐. 마츠야에서의 이 평범한 식사가, 이번 도쿄 여행을 차분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해주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 도쿄 나리타 공항 제3터미널 마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