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L Magzine Korea

도쿄 여행 — 미나미센쥬, ‘캥거루 호텔’ 마지막 밤을 받아들이는 공간

이번 여행의 첫날, 이 숙소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캐리어를 끌고 낯선 동네를 걸으며 숙소를 찾던 그 순간의 설렘,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안도감, 그리고 “이제 시작이구나”라는 기대감. 그 모든 감정들이 지금 이 밤에는 전혀 다른 형태로 자리하고 있었다. 설렘은 사라졌고, 대신 정리와 회상의 감정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우에노에서 하루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아침부터 하루 종일 함께 움직였던 일본인 지인과 헤어진 뒤 우리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전철을 타고 미나미센쥬역에 내려, 익숙해진 동네 골목을 따라 숙소로 향하는 길은 묘하게도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 훨씬 짧게 느껴졌다. 아마도 그만큼 이 동네가, 그리고 이 길이 이미 몸에 익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 결국 우리 앞에 도착해 있었다.

여행의 마지막은 언제나 비슷한 감정을 남긴다. 아직 떠나지 않았는데도, 이미 떠난 것 같은 기분. 당장 내일 아침이면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머릿속에서 조용히 자리를 잡고, 그로 인해 지금 이 순간들이 더 또렷하게 느껴지는 시간. 아쉬움은 분명히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아쉬움이 있어야 다시 돌아올 이유가 생긴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채워진 여행이었다면, 다시 이곳을 찾을 명분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설렘에서 아쉬움으로, 여행의 감정이 바뀌는 지점

이번 여행의 첫날, 이 숙소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캐리어를 끌고 낯선 동네를 걸으며 숙소를 찾던 그 순간의 설렘,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안도감, 그리고 “이제 시작이구나”라는 기대감. 그 모든 감정들이 지금 이 밤에는 전혀 다른 형태로 자리하고 있었다. 설렘은 사라졌고, 대신 정리와 회상의 감정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미나미센쥬의 풍경은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용한 거리,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진 몇몇 가게들,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전철 소리. 하지만 같은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밤은 훨씬 더 고요하게 느껴졌다. 아마도 마음이 이미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여행은, 적어도 나에게는 충분히 밀도 있게 채워진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이타마에서 시작해 도쿄, 그리고 가와사키까지 이어졌던 일정. 이동만 놓고 보아도 결코 짧지 않은 여정이었고, 그 사이사이에 공연과 만남, 예상치 못한 비와 같은 변수들까지 겹치며 여행의 결이 더욱 풍부해졌다. 특히 한 번의 여행에서 3일 연속으로 3번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은, 아마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비를 맞으며 보았던 야외 공연은 그 자체로 이미 특별한 기억이 되었고, 쉽게 다시 경험하기 어려운 장면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마지막 밤을 달래는 소소한 의식, 야식

숙소로 돌아오는 길, 그냥 바로 방으로 올라가기에는 마음이 조금 허전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숙소 근처에 있는 동네 마트에 들렀고, 그곳에서 이것저것 눈에 들어오는 음식들을 담게 되었다. 마지막 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평소보다 장바구니가 조금 더 무거워졌던 것 같다. 굳이 필요하지 않아도, “이건 지금 아니면 못 먹지”라는 생각이 들면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물론 모든 선택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보기에는 꽤 맛있어 보였지만, 막상 먹어보니 비린 향이 강해서 도저히 손이 가지 않는 음식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시행착오마저도 마지막 밤에는 크게 개의치 않게 느껴졌다. 어차피 이 밤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시간이 아니라, 아쉬움을 달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숙소에는 전자레인지가 마련되어 있었기에, 마트에서 사 온 음식들을 편하게 데워 먹을 수 있었다는 점이 꽤 크게 다가왔다. 이미 저녁 식사를 마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마트에서 구입한 초밥을 조금 맛보고, 귤과 딸기를 나눠 먹으며 마지막 밤을 채워갔다. 예전 같았다면 여행 중에 이런 식으로 야식을 챙겨 먹을 여유조차 없었을 텐데, 여행을 여러 번 거치면서 이런 소소한 즐거움들을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공간이 남기는 기억, 캥거루 호텔

이번 여행 내내 머물렀던 이 숙소, 캥거루 호텔은 화려하거나 특별한 시설을 갖춘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들은 대부분 갖추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조용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해냈다. 미나미센쥬라는 동네 자체가 관광 중심지는 아니었기에, 오히려 더 차분하게 하루를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 밤이 되니, 이 공간에 대한 인상도 조금 달라졌다. 체크인 첫날에는 그저 ‘머무는 곳’이었지만, 이제는 4박 5일 동안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 장소가 되었다. 매일 밤 돌아와서 캐리어를 정리하고, 다음 날의 일정을 확인하고, 피곤한 몸을 눕히던 그 반복적인 행위들이 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었다.


마지막 밤이 의미를 갖는 이유

이 밤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마지막’이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함께 이 시간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각자의 방식으로 이번 여행을 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혼자였다면 이런 야식도, 이런 대화도 크게 와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였기에, 이 마지막 밤은 하나의 장면으로 남을 수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결국 밤은 조용히 저물어갔다. 내일 아침이면 이 숙소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굳이 그 생각을 앞당겨 꺼내지는 않았다. 오늘은 그저 오늘로 남겨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번 도쿄 여행의 마지막 밤은, 조용하지만 분명한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되었다.


📌 도쿄 미나미센쥬 캥거루 호텔

  • 📍 주소 : 1 Chome-21-11 Nihonzutsumi, Taito City, Tokyo 111-0021
  • 전화번호 : +81-3-3872-8573
  • 🌐 홈페이지 : http://kangaroohotel.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