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하나 떠올려 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저 없이 멀라이언(Merlion)을 떠올릴 것이다. 사자의 머리와 물고기의 몸을 가진 이 상상의 동물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싱가포르라는 국가의 기원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존재에 가깝다. 실제로 ‘싱가포르(Singapore)’라는 국명 역시 말레이어로 ‘사자의 도시’를 의미하는 데서 비롯되었고, 멀라이언은 그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상징물이다.
멀라이언 동상은 싱가포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멀라이언 파크에 자리한 조형물이다. 마리나 베이의 스카이라인과 함께 어우러진 이 멀라이언은 싱가포르 관광의 상징처럼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 가장 크고, 가장 ‘존재감 있는’ 멀라이언을 꼽으라면, 그 답은 단연 센토사 섬의 멀라이언 타워다.

센토사 섬에서 만나는 ‘아빠 멀라이언’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리조트 지역인 센토사 섬에도 멀라이언이 있다. 이곳의 멀라이언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하나의 타워형 전망대로 설계된 구조물이다. 높이는 약 37미터에 달하며, 규모 면에서 마리나 베이의 멀라이언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멀라이언은 흔히 ‘아빠 멀라이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센토사 멀라이언 타워로 이동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센토사 모노레일을 이용해 임비아(Imbiah) 역에서 내리면, 역 바로 앞에서 이 거대한 멀라이언을 마주하게 된다. 일부러 찾으려 하지 않아도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위치와 규모 모두 압도적이다. 역을 나서는 순간, “아, 이래서 센토사 최대 규모라고 하는구나”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멀라이언 타워 앞에는 ‘SENTOSA’라는 글자가 새겨진 대형 구조물도 함께 설치되어 있는데, 이 구조물은 매년 색상이 바뀐다고 알려져 있다. 덕분에 이곳은 자연스럽게 인증샷 명소가 되었고, 여행자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남기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전망대 기능을 갖춘 멀라이언 타워
센토사의 멀라이언은 단순히 멀리서 보고 지나치는 조형물에 그치지 않는다. 내부로 들어가면, 이 구조물은 하나의 전망대 역할을 수행한다. 성인 기준 입장료는 SGD 12, 어린이는 SGD 9로 책정되어 있으며, 내부 관람과 전망대 이용이 포함된다.
입구에서는 멀라이언이 어떻게 싱가포르의 상징이 되었는지를 소개하는 짧은 애니메이션 콘텐츠가 상영된다.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이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멀라이언의 머리 부분으로 올라가면, 센토사 섬 남부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공간이 펼쳐진다. 구조 자체가 360도 조망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있어, 어느 방향을 바라보더라도 센토사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일정과 체력의 문제로 인해, 전망대까지 올라가 보지는 않았다. 대신 멀라이언 타워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며 사진으로만 그 위용을 담아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바라본 멀라이언 타워는, 전망대에 오르지 않아도 충분히 ‘센토사에 왔다는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여행 막바지에 떠올린 하나의 상징
사실 멀라이언 타워는 이번 여행에서 처음부터 계획에 넣었던 장소는 아니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센토사 섬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해변까지 다녀오게 되었고, 그러고 나서야 “뭔가 하나 빠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떠오른 것이 바로 이 멀라이언 타워였다.
이미 비치 스테이션에 있던 터라, 근처에 있던 기사님에게 멀라이언 타워로 가는 방법을 물어보았고, 가장 빠른 방법은 역시 모노레일을 이용해 임비아 역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잠시 버스를 타볼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지만, 결국 다시 모노레일을 선택했다. 한 정거장 이동해 임비아 역에 내리자마자, 바로 눈앞에 펼쳐진 멀라이언의 모습은 “잘 왔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할 때는 왼쪽 창문으로만 풍경을 보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오른쪽 창문 쪽으로 멀라이언이 보였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살짝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어쨌든 이렇게 직접 내려서 마주했으니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센토사에서의 마지막 장면
마리나 베이에 있는 멀라이언이 ‘싱가포르의 얼굴’이라면, 센토사의 멀라이언 타워는 ‘싱가포르의 체격’을 보여주는 상징에 가깝다. 같은 형상을 하고 있음에도, 그 규모와 배치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주는 것이 흥미롭다. 센토사의 멀라이언은 귀엽다기보다는 웅장하고, 관광용 조형물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랜드마크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멀라이언 타워를 마지막으로 센토사 섬에서의 일정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더 돌아보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이제는 다시 싱가포르 도심으로 돌아가 저녁을 먹고 귀국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이었다. 센토사를 떠나기 직전, 이 멀라이언 타워를 한 번 더 눈에 담으며 “그래도 센토사에서 놓칠 건 다 챙겼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다.
📌 장소 정보 – 센토사 멀라이언 타워
- 📍 주소: 30 Imbiah Rd, Singapore 099705
- 📞 전화번호: +65 1800 736 8672
- 🕒 운영 시간: 10:00 – 20:00 (마지막 입장 19:30)
- 💵 입장료: 성인 S$12 / 어린이 S$9
- 🌐 홈페이지: http://merlion.sentosa.com.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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