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끝난 뒤 곧바로 숙소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바로 헤어지기 아쉬워 공연장 근처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며 조금 더 시간을 보냈다. 공연 직후 특유의 상태가 있다. 아직 현실로 돌아온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공연장 안에 남아 있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감각이다. 대화를 하면서도 방금 전 무대 장면들이 계속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공연 이야기가 반복됐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뒤, 이제야 비로소 오늘 하루의 마지막 목적지인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번 여행 첫날 숙소는 신오쿠보였다. 여러 명이 함께 묵을 수 있는 숙소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된 곳이었는데,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가격이었다. 4인실이었지만 1박 약 10만원 정도였고, 계산하면 1인당 약 25,000원 수준이었다. 도쿄에서 이 가격으로 숙박이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선택은 어렵지 않았다.


오차노미즈에서 신오쿠보로 — 공연 이후의 이동
공연장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차노미즈역으로 이동해 전철을 탔다. 밤의 도쿄 전철은 낮과 분위기가 다르다. 퇴근 시간대의 분주함이 끝나고 나면 열차 안은 비교적 조용해진다. 공연 직후의 피로와 긴장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그제야 하루 동안 계속 유지되던 집중 상태가 조금씩 내려왔다.
오차노미즈역 역시 오랜만에 다시 방문하는 곳이었다. 낮에는 학생들과 직장인들로 붐비는 지역이지만 밤이 되면 빠르게 조용해지는 동네다. 열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창밖의 불빛을 보고 있으니, 이제 정말 공연이 끝났다는 실감이 들기 시작했다.
신오쿠보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었다. 역 앞 특유의 번화한 분위기는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조금만 골목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진다. 큰 길은 여전히 밝고 사람도 많았지만, 숙소가 있는 주택가 쪽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생활 소음만 남은 동네로 바뀌었다. 여행자가 아닌 ‘잠시 머무는 사람’의 위치로 이동한 순간이었다.



작년의 기억이 남아 있던 동네, 신오쿠보
신오쿠보는 개인적으로 이미 기억이 남아 있는 장소였다. 2024년 11월에도 이 동네에서 숙박을 했었고, 당시에는 R’s 아트코트 공연을 보기 위해 첫날 숙소를 이곳으로 잡았었다. 그때도 가성비 때문에 선택했던 지역이었는데, 다시 와보니 선택 이유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신오쿠보의 장점은 위치다. 신주쿠와 가깝지만 숙박비는 확실히 낮고, 늦은 시간에도 편의시설 이용이 쉽다. 관광 중심지는 아니지만 이동하기는 편하다. 그래서 공연이나 일정 중심으로 움직이는 여행에서는 오히려 더 적합한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성비 숙소, LARK OKUBO
이번에 묵은 숙소는 LARK OKUBO였다. 아고다를 통해 예약했고 호텔이라기보다는 에어비앤비 형태의 숙소였다. 체크인 과정 역시 전부 무인이었고, 안내받은 방법대로 입구의 키박스를 통해 열쇠를 찾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지만 오히려 직원과의 대면 절차가 없어서 늦은 시간 체크인에는 편했다.
숙소 내부는 복층 구조였다. 1층에는 침대 두 개가 놓여 있었고, 위쪽 다락 형태 공간에는 매트리스 두 개가 마련되어 있어 네 명이 동시에 머물 수 있었다. 공간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구조가 효율적이어서 실제 체감은 좁지 않았다. 캐리어를 펼칠 공간도 확보 가능했고 짐 정리도 어렵지 않았다.




생활이 가능한 숙소
이 숙소의 가장 큰 장점은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싱크대, 냉장고,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커피포트까지 모두 갖춰져 있었고 화장실과 욕실도 별도로 사용 가능했다. 심지어 세탁기와 세제까지 준비되어 있어 장기 여행에도 대응이 가능한 구조였다.
1인당 25,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거의 캡슐호텔 수준인데, 실제로는 작은 원룸을 하루 빌린 느낌에 가까웠다. 도쿄에서 이 정도 조건의 숙소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더 만족도가 높게 느껴졌다.




하루가 정리되는 시간
짐을 내려놓고 나니 그제야 하루가 끝났다는 감각이 들었다. 근처 편의점에 들러 야식과 음료를 사왔다. 특별한 메뉴가 아니라 삼각김밥과 간단한 반찬, 맥주 같은 평범한 구성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여행 첫날 밤의 식사는 항상 기억에 남는다. 낮 동안 계속 이동하고 긴장했던 상태가 풀리면서, 비로소 오늘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시간이라서 그렇다.
공연 이야기를 다시 꺼내고, 사인볼 이야기와 입장 대기 상황을 다시 반복해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이 꽤 흘러 있었다. 밖은 이미 완전히 조용해졌고, 창문 밖 골목에는 사람도 거의 지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긴 하루가 천천히 끝났다. 공연의 여운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잠이 드는 밤이었고, 여행의 첫째 날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마무리되었다.
📌 도쿄 신오쿠보 LARK OKUBO
- 📍 주소 : 2 Chome-23-10 Okubo, Shinjuku City, Tokyo 169-0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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