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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타마 여행 — 공연이 끝난 뒤, 쇼핑몰 ‘라라포트 후지미’에서 마주한 무대 밖의 풍경

그렇게 대화가 무르익고 있을 때, 시야 한쪽에 ‘어딘가 익숙한 사람’이 들어왔다. 공연이 끝난 뒤라 멤버들은 대부분 이미 이동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코토가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분위기가 달랐다. 무대 위에서의 표정이나 동작이 아니라, 완전히 일상 속의 얼굴이었다.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계셨고, 조카처럼 보이는 아이도 함께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주말 점심 풍경인데, 우리에게는 “공연 바깥의 마코토”라는 낯선 장면이라서 이상하게 더 또렷하게 남는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야 하루가 조금씩 현실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무대 위에서 쏟아지던 음악과 환호, 카메라 셔터 소리와 응원의 열기가 아직 몸에 남아 있었지만, 동시에 배 속에서는 분명한 신호가 오고 있었다.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공연장으로 이동했고, 거의 시간에 맞춰 도착한 탓에 점심을 챙길 여유는 전혀 없었다. 결국 식사는 공연이 끝난 뒤, 공연장이 속해 있던 쇼핑몰 안에서 뒤늦게 해결하기로 했다.

이번에 한국에서 원정 온 사람들 중 일부는 이미 식사를 마친 상태였고, 오늘부터 시작되는 한일 교류회 일정에 먼저 합류하기로 했다. 미유가 등장하는 일정은 다음 날 저녁이었기에 우리는 굳이 무리해서 따라가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일행은 둘로 나뉘었고, 나는 치카피상과 몇몇 지인들과 함께 쇼핑몰 안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공연의 여운을 천천히 정리하기에는, 오히려 이런 선택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공연장과 일상이 맞닿아 있는 공간, 라라포트 후지미

라라포트 후지미는 전형적인 교외형 대형 쇼핑몰이다. 넓은 주차장과 복수의 동선, 가족 단위 방문객을 전제로 설계된 구조. 공연장이 쇼핑몰 내부에 있다는 점이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졌지만, 막상 공연이 끝나고 나니 이 공간의 성격이 또렷하게 다가왔다. 무대와 일상이 단절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장소라는 점에서다.

공연장이 있던 공간에서 몇 분만 걸어 나오면 바로 푸드코트가 나온다. 조금 전까지 응원봉과 카메라가 오가던 공간과는 달리, 이곳에는 아이 손을 잡은 부모들, 장을 보고 잠시 쉬는 노부부, 쇼핑백을 발밑에 내려놓은 채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공연의 흔적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이 쇼핑몰에서 공연은 하나의 이벤트일 뿐이고, 그 외의 시간은 철저히 일상의 영역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지는 순간이었다.


냉우동 한 그릇으로 가라앉는 열기

날씨가 꽤 더웠던 탓에 메뉴 선택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치카피상이 냉우동을 제안했고, 자연스럽게 그 제안을 따랐다. 쇼케이스 안에는 튀김과 간단한 사이드 메뉴들이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었고, 주문을 기다리는 줄에는 아이들이 먼저 눈에 띄었다. 방금 전까지 무대 앞에서 자리를 지키던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이날 점심은 우리가 대접하기로 했다. 공항에서부터 공연장까지, 여러모로 신세를 많이 진 상황이었고, 큰 것이 아니더라도 작은 성의는 표현하고 싶었다. 냉우동과 튀김을 받아 들고 자리에 앉으니, 그제야 숨이 조금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차가운 면을 한 젓가락 넘기자, 공연장에서 쌓였던 긴장과 열기가 천천히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공연 이야기보다는, 오히려 공연이 끝난 뒤라서 가능한 대화들이 많았다. 특히 내가 가져온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가격이나 스펙 같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결과물이 잘 나오는 장비라는 점만으로도 다들 흥미를 보였다. 공연 내내 셔터를 눌렀던 이유, 기록을 남긴다는 감각, 그리고 나중에 다시 돌아볼 수 있다는 점까지. 무대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였기에 가능한 이야기들이었다.


우연히 다시 보게 된 마코토

그렇게 대화가 무르익고 있을 때, 시야 한쪽에 ‘어딘가 익숙한 사람’이 들어왔다. 공연이 끝난 뒤라 멤버들은 대부분 이미 이동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코토가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분위기가 달랐다. 무대 위에서의 표정이나 동작이 아니라, 완전히 일상 속의 얼굴이었다.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계셨고, 조카처럼 보이는 아이도 함께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주말 점심 풍경인데, 우리에게는 “공연 바깥의 마코토”라는 낯선 장면이라서 이상하게 더 또렷하게 남는다.

신기한 건, 이런 우연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저번 원정에서도 아키하바라에서 마코토를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사이타마의 라라포트 후지미에서 또 보게 됐다. 일부러 찾아간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미유를 따라다니다 보면” 같이 보게 되는 사람이 있다. 미유와 함께 움직이는 언니이기도 하고, 행사 구조상 멤버들이 같은 동선에 놓이다 보니 이런 인연이 만들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드는 감정은 묘하다. ‘내가 활동을 오래 하긴 했구나’ 같은 실감, 그리고 ‘이 세계에도 반복되는 일상이 있구나’ 같은 납득.


지나가며 나눈 인사, 그리고 짧은 대화의 따뜻함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마코토 쪽도 마침 움직일 타이밍이 겹쳤다. 결국 동선이 한 번 겹치면, 인사는 자연스럽게 나가게 된다. “수고하셨어요” 같은 말은 공연장 안에서만 쓰는 언어가 아니라, 공연 바깥에서도 유효하다. 마코토에게 가볍게 인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어머니로 보이는 분도 우리 쪽을 보며 반응을 주셨다.

그 순간이 꽤 기억에 남는다. 내가 일본어로 “한국에서 왔습니다”라고 말했더니, 놀란 표정으로, 그리고 놀랍게도 한국어로 “한국에서 왔어요?” 하고 반갑게 받아주셨다. 짧은 한 문장인데, 그 한 문장 때문에 상황의 온도가 확 바뀌었다. ‘일본까지 미니 라이브를 보러 오는 한국 팬’이라는 존재가 실제로 눈앞에 있는 게 신기하고, 고맙고, 반갑다는 감정이 섞여 있는 반응이었다. 우리는 늘 “원정”이라는 말을 가볍게 쓰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자체가 충분히 놀랄 만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 반응을 직접 받으니, 오늘의 이동과 더위와 시간들이 갑자기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 전, 라라포트 후지미에서 하루를 접는 방식

푸드코트에서의 늦은 점심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었지만, 그날의 흐름을 정리하는 데는 꼭 필요한 시간이었고, 우연히 마코토까지 마주친 덕분에 “공연의 바깥”까지 한 번 더 완성된 느낌이 들었다. 이제 다시 이동을 시작하면, 오늘의 라라포트 후지미는 배경으로 물러나고, 내일의 일정이 앞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런 날은 이상하게, 무대 위보다 무대 밖의 장면이 오래 남기도 한다. 누군가의 호의로 도착했고, 무대에서 미유가 인사해줬고, 푸드코트에서 더위를 식혔고, 마코토의 가족이 있는 일상을 스쳐봤다. 하루가 “공연 한 번”으로만 끝나지 않고, 한 겹 더 두꺼워진 날이었다.

🛍️ 라라포트 후지미 (LaLaport FUJIMI)

  • 📍 주소 : 〒354-8560 埼玉県富士見市山室1-1313
  • 📞 전화번호 : 049-257-5100
  • 🌐 홈페이지 : https://mitsui-shopping-park.com/lalaport/fujimi/
  • 🕒 영업시간 : (쇼핑) 10:00–20:00 / (레스토랑) 11:00–21:00 / (푸드코트) 평일 11:00–20:00, 주말·공휴일 10:00–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