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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여행 — 일본의 3대 명성, 오사카 성

현재 오사카 성의 역할은 사실상 공원이다. 조깅하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 돗자리 펴고 쉬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더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이었다.

간사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일정표를 만들다 보면 결국 한 번은 넣게 되는 장소가 있다. 오사카 성이다.

난바와 도톤보리가 ‘현재의 오사카’를 보여주는 공간이라면, 오사카 성은 이 도시의 시작을 설명하는 장소에 가깝다. 관광지라기보다, 도시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들르는 장소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실제로 이동해 보면 위치도 그렇다. 번화가 한가운데가 아니라 조금 떨어져 있다. 지하철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한다. 이 과정이 의도된 것처럼 느껴진다. 가까이 다가가기 전까지는 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신 넓은 공원과 해자, 돌담이 먼저 등장한다. 그리고 마지막에야 천수각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순간부터 이곳이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요새’였다는 사실이 체감되기 시작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성의 시작

오사카 성은 일본 전국시대를 끝낸 인물,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세운 성이다. 히데요시는 원래 농민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으로 출발해 전쟁에서 공을 세우며 세력을 키웠고, 노부나가 사후 빠르게 권력을 장악해 일본 통일을 이루었다.

여기까지는 일본사 이야기로만 들린다. 그런데 한국인에게 이 인물은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가 바로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이기 때문이다.

오사카 성은 단순히 일본의 성이 아니라, 일본 통일 이후 대외 팽창을 준비하던 권력의 중심지였다. 교토와 가깝고 물류가 편한 오사카를 거점으로 삼았던 이유도 이해가 간다. 성을 둘러보면서 역사책에서 보던 사건들이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공간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보면 느껴지는 규모

사진으로 볼 때는 천수각이 인상적이라 성 자체가 크지 않아 보이지만, 현장은 완전히 다르다. 오사카 성의 핵심은 건물이 아니라 구조다.

먼저 해자가 나온다. 단순한 연못 수준이 아니라 강에 가깝다. 폭이 상당히 넓다. 그 위로 다리를 건너고, 다시 돌담을 지나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성벽이 이어진다. 이런 구조가 반복된다.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이 든다.

“이걸 공격해서 점령하는 게 가능했을까?”

성벽에 사용된 돌의 크기도 압도적이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돌들이 정교하게 맞물려 있다. 가까이서 보면 가공 흔적이 거의 없다. 자연석에 가까운 돌을 쌓아 올렸는데도 틈이 적다. 당시 기술력도 놀랍지만, 더 먼저 떠오르는 것은 동원된 인력 규모다.

이 성은 단순한 권력 상징물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공격을 버티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물이었다.


오사카 전투와 권력의 이동

히데요시 사후 일본 권력은 곧바로 안정되지 않았다. 그의 아들이 뒤를 이었지만,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력을 키우면서 일본은 동군과 서군으로 갈라진다.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도쿠가와가 승리하며 권력의 중심이 바뀐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가 오사카 전투다. 도쿠가와 세력과 도요토미 세력이 오사카 성을 두고 싸운 전쟁이었다. 결과적으로 성은 함락되고 도요토미 가문은 사라진다. 이후 일본은 에도 막부 체제로 들어간다.

성 안을 걸으며 이 사건을 떠올리면, 이곳이 관광지가 아니라 권력 교체의 현장이었다는 것이 실감난다. 화려한 외관과 달리, 이 공간은 굉장히 현실적인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의 천수각

지금 우리가 보는 천수각은 당시 그대로 남은 건물이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공습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전후 복원되었다. 외형은 전통 양식이지만 내부는 현대식 구조다.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고 엘리베이터도 있다.

올라가 보면 내부는 박물관이다. 갑옷, 병기, 전투 기록, 히데요시 관련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쟁을 미화한다기보다 기록에 가깝게 구성되어 있었다. 다만 관람객은 대부분 관광객이어서, 역사 공간이라기보다는 체험 공간의 분위기가 조금 더 강했다.

전망대까지 올라가면 오사카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고층빌딩 사이로 공원이 크게 펼쳐져 있다. 도시 한복판에 이런 규모의 공간이 남아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성이 아니라 공원

현재 오사카 성의 역할은 사실상 공원이다. 조깅하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 돗자리 펴고 쉬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더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이었다.

벚꽃 시즌에는 특히 유명하다고 한다. 니시노마루 정원이 대표적인 장소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시즌이 아니라 조용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성의 구조를 더 잘 볼 수 있었다.

성 내부 시설은 일부 유료지만, 공원 자체는 무료로 개방되어 있다. 그래서 부담 없이 오래 머물게 된다. 천수각만 보고 나오는 일정으로 잡으면 아마 이 장소의 절반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해자 유람선과 주변 시설

해자를 따라 운행하는 유람선도 있다. ‘고자부네’라는 배인데 성벽을 물 위에서 바라볼 수 있다. 탑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과 달리 성의 높이가 체감되는 방식이다. 실제 전투에서 해자가 얼마나 큰 장애물이었는지 이해가 된다.

주변에는 오사카 역사박물관과 평화센터도 있다. 하루 일정으로 묶어 돌아보기 좋은 구조다. 관광지라기보다 역사 구역에 가깝다.


방문하며 들었던 생각

한국인 입장에서 이 장소는 감정이 단순하지 않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의 거점이었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불편함만 남는 장소도 아니었다. 오히려 역사적 사건을 추상적으로 기억하는 것과 실제 공간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성은 전쟁의 결과물이지만, 동시에 시간이 지나며 도시의 공원이 되었다. 지금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뛰고, 쉬고, 사진을 찍는다. 과거의 기능은 사라졌고 공간만 남았다.

역사는 기록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장소로 남는다는 걸 느끼게 되는 곳이었다.


🏯 오사카 성 (Osaka Castle)

  • 📍 주소 : 1-1 Osakajo, Chuo Ward, Osaka, Osaka Prefecture 540-0002, Japan
  • 📞 전화번호 : +81 6-6941-3044
  • 🌐 홈페이지 : https://www.osakacastle.net/
  • 🕒 운영시간 : 09:00 – 17:00 (시즌별 변동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