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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용 장비 — 팬톤 22.5W PD 고속충전 20000mAh 보조배터리

크기는 아이폰 14 Pro랑 거의 비슷하다. 정확히 말하면 면적은 비슷하고 두께가 조금 더 두껍다. 그래서 가방에 넣으면 공간을 차지한다기보다는 묵직하게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무게는 확실히 가볍지는 않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물건은 아니고, 백팩이나 크로스백에 넣어두는 물건에 가깝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반드시 한 번은 겪게 되는 순간이 있다. 배터리가 떨어지는 순간이다. 특히 요즘 여행은 예전과 다르다. 예전에는 카메라만 챙기면 됐고, 심하면 필름만 갈아 끼우면 됐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휴대폰은 지도이자 티켓이고, 교통카드이고, 번역기이며, 숙소 열쇠이고, 심지어 결제수단까지 된다. 여기에 카메라까지 들고 다니기 시작하면 배터리 문제는 그냥 ‘불편’이 아니라 여행 자체를 멈춰버리는 변수가 된다.

그래서 결국 하나 장만하게 된 것이 바로 이 보조배터리였다. 이름은 꽤 길다. 팬톤 22.5W PD 고속충전 빌트인 케이블 보조배터리 20000mAh.

쿠팡에서 구입했고 당시 할인받아서 21,900원에 구매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싼 편에 속하는데, 사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고 산 물건은 아니었다. 그냥 “여행 갈 때 하나 있어야겠다” 정도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후 여행에서 가장 안정감을 줬던 장비는 카메라도 렌즈도 아니라 이 보조배터리였다.


생각보다 큰 용량, 생각보다 현실적인 크기

20000mAh라는 숫자는 사실 감이 잘 안 온다. 직접 써보기 전까지는 그냥 “많겠지” 정도로만 느껴진다. 그런데 실제로 사용해보면 체감이 확 온다.

크기는 아이폰 14 Pro랑 거의 비슷하다. 정확히 말하면 면적은 비슷하고 두께가 조금 더 두껍다. 그래서 가방에 넣으면 공간을 차지한다기보다는 묵직하게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무게는 확실히 가볍지는 않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물건은 아니고, 백팩이나 크로스백에 넣어두는 물건에 가깝다.

하지만 이 무게는 이유가 있다. 이게 하루 종일 여행을 다녀도 배터리 잔량을 걱정하지 않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행 중에 휴대폰을 지도 + 사진 + SNS + 메신저 + 결제까지 계속 사용해도 밤까지 60% 이상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숙소 돌아와서도 한 번 더 충전할 여유가 있었다. “충전해야 하나?”라는 생각 자체를 안 하게 되는 경험은 생각보다 크다.


PD 충전 — 카메라까지 충전되는 보조배터리

이 보조배터리의 핵심은 사실 용량이 아니라 PD 충전이다.

요즘 카메라는 USB-C 충전을 지원한다. 특히 내가 사용하는 캐논 R6 Mark II도 USB-C PD 충전이 가능하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보조배터리로 카메라 충전이 제대로 될까 싶었는데,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단, 조건이 있다. 내장 케이블로는 PD 충전이 되지 않는다.

내장 케이블은 휴대폰 급속충전용이라고 보면 맞고, 카메라 충전은 USB-C to C 케이블을 따로 연결해야 한다. 이 방식으로 연결하면 카메라 배터리도 정상적으로 충전이 진행된다. 촬영 중간에 카페에서 쉬면서 연결해두면 배터리가 꽤 많이 회복된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카메라 배터리는 생각보다 빨리 닳는다. 특히 여행에서는 사진도 많이 찍고 영상도 찍는다. 예비 배터리를 여러 개 챙기면 해결되긴 하지만, 그럼 또 충전기를 챙겨야 하고 숙소에서 콘센트를 나눠 써야 한다.

그런데 보조배터리 하나면 끝난다. 카메라, 휴대폰, 이어폰까지 전부 해결된다.


여행에서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

사실 이 보조배터리의 진짜 장점은 성능이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이다.

여행 중에 가장 불안한 순간은 길을 잃었을 때가 아니다. 휴대폰 배터리가 8% 남았을 때다. 특히 해외에서는 더 심하다. 지도도 못 보고, 교통도 못 타고, 숙소 위치도 확인 못 한다. 실제로 일본 여행 중 저녁 늦게 배터리가 거의 다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느낀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컸다.

이 보조배터리를 들고 다닌 이후에는 그 불안이 완전히 사라졌다. 하루 종일 사진 찍고, 지도 켜놓고, 데이터 쓰면서 돌아다녀도 “괜찮아, 배터리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후 여행에서는 충전 타이밍을 계산하지 않게 됐다. 카페 찾을 필요도 없고, 충전 가능한 좌석을 찾지도 않는다. 그냥 쓰다가 필요하면 연결하면 된다. 여행의 리듬이 바뀐다.


내장 케이블 — 생각보다 자주 쓰게 되는 기능

처음에는 내장 케이블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장 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막상 사용해보면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이 이거다. 케이블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바로 충전이 가능하다. 특히 이동 중, 지하철, 기차, 비행기 안에서 굉장히 편하다.

가방에서 꺼내서 바로 꽂으면 끝이다. 충전 케이블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건 생각보다 편하다. 물론 PD 충전은 별도 케이블이 필요하지만, 평소 휴대폰 충전 용도는 내장 케이블만으로 충분하다.


무겁지만 결국 계속 들고 다니게 되는 이유

솔직히 말하면 가볍지는 않다. 20000mAh니까 당연하다.

그런데 여행 갈 때마다 결국 다시 가방에 넣게 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걸 안 가져가면 하루 종일 배터리를 의식하게 되고, 가져가면 배터리를 잊게 된다.

장비라는 건 결국 사용자의 행동을 바꾸는 물건이다. 이 보조배터리는 사진을 더 찍게 만들고, 길을 더 돌아다니게 만들고, 밤까지 여행하게 만든다. 카메라나 렌즈처럼 결과물을 바꾸는 장비는 아니지만, 여행의 밀도를 바꾸는 장비라고 할 수 있다.

카메라를 오래 써본 사람일수록 이해할 것이다. 좋은 사진은 좋은 장비보다 ‘충분한 시간’에서 나온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은 결국 배터리에서 나온다.

그래서 지금도 여행 가방을 싸면 가장 먼저 넣는 물건 중 하나가 이 보조배터리다. 카메라보다 먼저 챙길 때도 많다. 한 번도 여행에서 배터리 때문에 곤란했던 적이 없었다는 점만으로도, 이미 이 물건은 제 값을 다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