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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미타카의 숲에서 만나는 지브리의 세계 “지브리 미술관”

지브리 미술관 내부는 사진으로 남겨야 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직접 걸어 다니면서 눈으로 보고 감각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곳에 가깝다. 촬영이 허용되었다면 다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장면을 소비하듯 지나쳤을지도 모르는데,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전시 하나하나를 조금 더 오래 보게 된다. 지브리 미술관이라는 장소가 “기록”보다는 “기억” 쪽에 더 가까운 이유도 아마 그런 데 있는 것 같다.

도쿄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서쪽 지역, 미타카에는 지브리 팬이라면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어 하는 장소가 있다. 바로 “지브리 미술관(三鷹の森ジブリ美術館)”이다. 이름 그대로 단순히 그림이나 자료를 전시해 둔 미술관이라기보다는, 스튜디오 지브리가 만들어 온 세계를 하나의 공간으로 풀어낸 장소에 가깝다. 지브리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도쿄 여행의 핵심 코스처럼 여겨지는 곳이기도 하고, 단순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어떤 방식으로 상상력을 공간으로 바꾸었는지를 직접 체감해 볼 수 있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공식 사이트에서도 이곳은 일반적인 미술관이라기보다는, “길을 잃고, 발견하고, 감각으로 즐기는” 공간으로 소개되고 있을 정도이다. 

지브리 미술관은 아무 때나 들러서 입장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전면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날짜와 시간까지 지정된 예약권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 공식 사이트에서도 모든 입장은 사전 예약제로만 진행된다고 분명히 안내하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티켓을 판매하지 않는다. 그래서 도쿄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곳을 일정에 넣고 싶다면, 다른 일정보다도 먼저 티켓 확보부터 신경 써야 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필자 일행 역시 방문 전에 미리 예약을 해두었고, 예약한 시간에 맞춰 이동하는 방식으로 하루 동선을 짰다.


“도쿄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

지브리 미술관이 있는 미타카는 도쿄 중심부의 빽빽한 고층 건물 지대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특히 미술관 바로 옆에는 이노카시라 공원이 자리하고 있어서, 지브리 미술관으로 향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여행처럼 느껴진다. 도심의 속도를 그대로 끌고 들어가는 공간이 아니라, 공원과 숲, 산책길을 지나 천천히 감각을 바꾸게 만드는 장소에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필자 일행은 아키하바라에서 출발해 JR 노선을 이용해 이동했다. 오차노미즈역에서 중앙선으로 환승한 뒤 급행열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지도에서 보면 제법 멀어 보이지만 실제 체감 이동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도심에서 완전히 벗어난 느낌이 들 정도로 분위기는 달라지지만, 전철로는 비교적 빠르게 닿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기치조지역에서 내려 이노카시라 공원을 가로질러 미술관으로 향하는 동선은 특히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목적지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지브리 특유의 숲과 자연의 감성을 미리 예고해 주는 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브리 미술관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전시물”

지브리 미술관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안에 어떤 전시물이 있느냐 때문만은 아니다. 건물 자체가 이미 하나의 지브리 작품처럼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공식 안내를 보면 중앙 홀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뚫려 있는 커다란 공간으로 되어 있고, 그 안에는 나선형 계단, 공중 복도, 돌출된 테라스 같은 구조가 서로 얽혀 있어, 마치 미로 같은 느낌을 만들어 낸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안으로 들어가 보면, 일반적인 박물관처럼 “1층을 보고 2층을 보고 3층으로 올라간다”는 식의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일부러 명확하지 않게 만들어 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중앙 홀의 유리 돔 천장에는 바다를 헤엄치는 노란 고래와 포뇨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고, 곳곳에는 햇빛을 받으면 반짝이는 유리 구슬 장식이 배치되어 있다. 공식 사이트 설명 그대로, 이 공간은 전시실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지브리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만든다. 그래서 지브리 미술관은 어떤 특정 전시품만 보러 가는 곳이라기보다는, 공간 전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장소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내부,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공간”

지브리 미술관 내부에 들어가면 많은 사람들이 조금 아쉬워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는 점이다. 바깥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내부 전시 공간에서는 카메라를 꺼낼 수 없다. 처음에는 이 부분이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막상 관람을 시작하고 나면 오히려 이 규칙 덕분에 공간을 더 천천히 보게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브리 미술관 내부는 사진으로 남겨야 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직접 걸어 다니면서 눈으로 보고 감각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곳에 가깝다. 촬영이 허용되었다면 다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장면을 소비하듯 지나쳤을지도 모르는데,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전시 하나하나를 조금 더 오래 보게 된다. 지브리 미술관이라는 장소가 “기록”보다는 “기억” 쪽에 더 가까운 이유도 아마 그런 데 있는 것 같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태어나는 공간을 보여주는 2층 전시”

미술관 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공간 가운데 하나는 상설 전시실인 “영화가 태어나는 장소(映画の生まれる場所)”였다. 공식 사이트 설명에 따르면 이 전시는 다섯 개의 작은 방으로 구성되어 있고, 책과 유리구슬, 이런저런 잡동사니와 스케치가 넘쳐나는 방 안에서 한 편의 영화가 어떻게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완성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 주는 구조로 되어 있다. 실제로 이 공간에 들어가 보면 누군가 방금 전까지 이 자리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상 위에는 그리다 만 스케치가 있고, 벽에는 틈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메모와 이미지가 붙어 있으며, 천장에서는 비행기 모형 같은 것들이 매달려 있다. 

이 공간은 결과물을 감상하는 장소가 아니라, 창작이 시작되는 순간의 혼란과 에너지 자체를 보여주는 전시에 가깝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나 지브리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완성된 장면만이 아니라 이런 창작의 ‘과정’ 자체를 본다는 점에서 꽤 인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히 “작업실을 재현해 두었다”는 수준을 넘어서,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손작업, 그리고 상상력의 축적 위에서 만들어지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 1층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작은 영화관, 토성좌”

지브리 미술관의 핵심 콘텐츠 가운데 하나는 지하 1층에 있는 영상 전시실 “토성좌(土星座)”이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이곳은 약 8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영화관으로, 스튜디오 지브리가 이 공간을 위해 만든 오리지널 단편 애니메이션이나 미술관이 추천하는 애니메이션 작품이 상영되는 곳이다. 천장에는 푸른 하늘이, 벽에는 알록달록한 꽃이 그려져 있고, 영화가 끝나면 창이 열리며 햇빛이 들어오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설명도 함께 붙어 있다.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장소가 아니라, 작은 아이들이 처음 영화를 만났을 때의 감각까지 고려해 만든 공간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입장권이 있으면 이곳에서 한 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 상영 작품은 시기에 따라 바뀌며, 공식 사이트에서 상영 일정이 따로 공개된다. 길이는 길지 않지만, 일반 극장에서 볼 수 없는 미술관 전용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어를 잘 모른다고 해도 시각적 연출과 분위기만으로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아서, 언어 장벽 때문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점도 좋다. 필자 일행 역시 운 좋게 들어가자마자 상영 시간을 맞출 수 있었고, 별다른 대기 없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2층의 네코버스 룸과 아이들만의 특권”

지브리 미술관 안에는 네코버스 룸(고양이버스 룸)도 있다. 공식 사이트 설명을 보면 이곳은 “네코버스를 직접 만져보고,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실제 공간으로 만든 방이라고 되어 있다. 푹신하고 보요보요한 감촉까지 재현되어 있어, 작품 속 네코버스를 현실에서 만나는 듯한 경험을 하게 해 주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공간은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만 이용 가능하다고 공식적으로 안내되어 있다. 어른 입장에서는 조금 부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른들이 이 공간을 보게 되면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왜 나는 저 안에 들어갈 수 없지?” 하는 아쉬움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지브리 미술관이 단순히 어른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공간이 아니라, 실제로 아이들이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소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옥상에서 만나는 로봇 병사, 그리고 지브리 미술관의 수호신”

지브리 미술관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한 대표적인 공간은 옥상 정원이다. 네코버스 룸 옆의 나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초록이 가득한 옥상 정원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존재가 바로 “천공의 성 라퓨타”에 등장하는 로봇 병사이다. 공식 사이트는 이 로봇 병사를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지브리 미술관의 수호신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높이는 약 5미터 정도로, 실제로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상당히 크고 존재감이 있다. 

로봇 병사 뒤쪽으로 더 들어가면 옥상 정원에는 나무와 풀들이 자라고 있어서, 마치 이노카시라 공원과 미술관이 이어져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도시 한가운데 있는 미술관인데도, 이 옥상만큼은 공중에 떠 있는 정원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한참을 서서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지브리 미술관을 대표하는 포토 스팟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카페 ‘밀짚모자’와 바깥 공간의 분위기”

미술관 안을 둘러보다가 잠시 쉬고 싶을 때는 카페 ‘밀짚모자(麦わらぼうし)’를 찾게 된다. 공식 안내에 따르면 이 카페는 오렌지색 외벽과 붉은 창문이 인상적인 개방감 있는 공간으로 소개되어 있고, 따뜻한 커틀릿 샌드, 핫도그, 달콤한 구운 과자와 음료 등을 직접 조리해 제공한다고 되어 있다. 카페는 실내 좌석과 데크 좌석으로 나뉘어 있으며, 실내는 10시 30분, 데크는 11시에 오픈한다. 

필자 역시 미술관을 관람한 뒤 이 카페를 지나게 되었는데,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외관과 미술관의 전체 분위기가 잘 이어지는 공간이라, 단순히 밥을 먹는 장소라기보다는 관람 후 감정을 조금 더 천천히 정리하는 곳처럼 느껴졌다. 역시 사람이 많아서 여유 있게 앉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지만, 지브리 미술관이라는 공간의 감성을 끝까지 이어가는 데는 확실히 잘 어울리는 카페였다.


“기념품점 ‘만마유토’, 기대와 현실 사이”

관람을 마치고 나면 자연스럽게 기념품점 “만마유토(MAMMA AIUTO!)”로 이어진다.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익숙한 지브리 캐릭터 굿즈와 함께, 미술관에서만 살 수 있는 오리지널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이름 역시 “붉은 돼지”에 등장하는 공적단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공간 자체에서도 지브리 특유의 세계관을 느낄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기대했던 것보다는 규모가 조금 작게 느껴졌고, “무조건 이것저것 다 사고 싶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상품이 압도적으로 많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볼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익숙한 캐릭터 상품 사이에서 미술관에서만 구할 수 있을 법한 제품들도 눈에 들어왔고, 결국 하나쯤은 기념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이 바로 지브리 미술관을 배경으로 한 직소 퍼즐이었다. 퍼즐은 352피스로 구성된 제품이었는데, 캐릭터가 아니라 미술관 건물 자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이곳에서만 의미가 있는 기념품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퍼즐과 액자를 함께 구입하면서 가격은 약 5,000엔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직접 방문한 기억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고 느껴졌다.


“지브리를 좋아한다면 한 번은 꼭 가야 하는 이유”

지브리 미술관은 결과물만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라, 지브리라는 세계가 만들어지는 방식 자체를 체험하게 하는 장소이다. 건물 구조, 전시 방식, 영상실, 옥상 정원, 카페와 기념품점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져 있다. 그래서 이곳은 단순히 “전시를 보고 나온다”는 느낌보다는, 잠시 지브리 세계 안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오는 경험에 더 가깝다.

도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리고 지브리 작품을 좋아한다면, 이곳은 분명히 일정 안에 넣어볼 만한 장소이다. 다만 그만큼 예약이 어려운 편이기 때문에, 여행 준비 단계에서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것도 이 미술관 티켓일 가능성이 높다. 입장권만 확보할 수 있다면, 그다음에는 비교적 수월하다. 결국 가장 어려운 것은 늘 “가는 방법”이 아니라 “들어가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브리 미술관을 중요 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미타카까지 가는 노선보다도 매월 10일 오전 10시의 예약 오픈 시간을 먼저 기억해 두는 편이 훨씬 현실적일 것이다. 


📌 지브리 미술관 (미타카의 숲)

  • 📍 주소 : 1 Chome-1-83 Shimorenjaku, Mitaka, Tokyo 181-0013, Japan
  • 📞 전화번호 : +81 570-055-777
  • 🌐 홈페이지 : 지브리 미술관 공식 사이트 / 티켓 안내 페이지 별도 확인
  • 🕒 운영시간 : 10:00 – 18:00
  • ❌ 휴무일 : 매주 화요일 및 별도 휴관일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