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폴 바로 옆,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선”
마카오 반도의 구시가지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세나도 광장에서부터 올라와 세인트 폴 대성당 유적까지 보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옆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계단을 올라 외벽을 보고 뒤쪽으로 빠져나오다 보면, 바로 이어지는 언덕 위에 또 하나의 공간이 보이는데, 그게 바로 몬테 요새다.
이 두 곳은 물리적으로도 굉장히 가깝다. 지도상으로 보면 ‘옆’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의 거리라서, 따로 이동 계획을 세울 필요 없이 하나의 코스처럼 이어서 방문하게 된다. 실제로 이 날도 세인트 폴을 보고 내려올까 잠깐 고민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긴 애매하지 않나” 싶어서 그대로 발걸음을 이어갔다.
그런데 막상 올라가보면,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세인트 폴이 ‘사람’ 중심의 공간이라면, 몬테 요새는 훨씬 여유 있고, 시야가 넓게 열리는 공간이다. 바로 옆인데도 체감은 꽤 다르게 느껴진다.


“예수회 본부에서 요새로, 그리고 지금의 모습”
몬테 요새는 단순한 전망대가 아니라, 원래 군사적 목적을 가진 시설이다. 17세기 초, 세인트 폴 대성당과 비슷한 시기에 건설되었고, 당시에는 예수회가 중심이 되어 운영하던 공간이었다.
지금은 공원처럼 느껴지지만, 원래는 외부 침입을 막기 위한 방어 거점이었다. 그래서 구조 자체가 높은 지대 위에 만들어져 있고, 외곽은 두꺼운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위쪽으로 올라가면 당시 사용되던 대포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이 대포들이 단순한 전시용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되었던 장비라는 점이 이곳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 관광지라는 느낌보다는, ‘그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이라는 쪽에 더 가깝다.


“1622년, 실제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
몬테 요새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사건이 하나 있다. 바로 1622년에 벌어진 네덜란드 함대와의 전투다.
당시 네덜란드는 아시아 해상에서 세력을 확장하던 시기였고, 마카오 역시 공격 대상이 되었다. 이때 몬테 요새에서 발사된 포탄이 네덜란드 함대의 화약고에 명중하면서 상황이 급격히 뒤집혔다고 한다.
이 한 방이 전투의 흐름을 바꾸면서, 결국 마카오는 방어에 성공하게 된다. 지금 보면 그냥 조용한 공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런 전투의 중심에 있었던 장소다.
그래서 요새 위에 서서 바다 방향을 바라보고 있으면, 단순히 풍경을 보는 것 이상으로 상상이 조금씩 따라붙는다. 이 위치에서 대포를 쏘았을 것이고, 저 방향에서 함대가 접근했을 것이고, 그런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올라가는 길, 괜히 힘 뺄 필요는 없다”
몬테 요새로 올라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계단으로 올라가는 방법,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이걸 모르면 괜히 힘을 쓰게 된다는 점이다. 이 날도 처음에는 그냥 계단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경사가 있고 길이 길어서 금방 지친다. 이미 세인트 폴까지 올라온 상태라 체력도 조금 빠진 상태였고, 날씨까지 더웠다면 꽤 힘들었을 구간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마테오 리치 동상이 있는 쪽에서 방향을 틀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서 훨씬 편하게 올라갈 수 있는 루트가 있다. 그래서 이건 그냥 팁이다.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굳이 계단으로 체력 낭비할 필요 없다.


“올라오면 바로 이해되는 공간”
정상에 올라오면 왜 이곳이 요새였는지 바로 이해가 된다. 시야가 굉장히 넓게 열려 있다. 마카오 반도의 구시가지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고, 세인트 폴 대성당 외벽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아래에서 보던 장면과는 완전히 다른 각도다.
특히 인상적인 건, 오래된 건물들과 현대적인 건물이 한 화면 안에 같이 들어온다는 점이다. 낮은 주택, 낡은 건물들 사이로 고층 호텔들이 튀어나와 있고, 그 뒤로는 더 현대적인 구조물이 이어진다.
멀리 보면 그랜드 리스보아 건물도 눈에 들어온다. 특유의 금색 외관 때문에 어디서 봐도 눈에 띄는 건물인데, 이곳에서도 확실하게 보인다.
그래서 이 장소는 단순히 전망대라기보다는, “마카오 전체를 이해하는 포인트”에 가깝다.


“세인트 폴보다 훨씬 여유 있는 공간”
이곳의 또 하나 장점은 ‘사람 밀도’다. 바로 옆에 있는 세인트 폴은 항상 사람이 많다. 계단부터 외벽 앞까지 계속 붐비는 구조다.
반면 몬테 요새는 훨씬 넓고, 분산되어 있다. 사람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공간이 넓어서 체감 혼잡도가 낮다. 벤치에 앉아서 쉬는 사람들도 있고, 그늘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세인트 폴보다 이쪽이 더 좋게 느껴졌다. 사진 찍기에도 훨씬 편하고, 잠깐 앉아서 쉬기도 좋고, 이동 동선 중간에 숨 고르기 하는 느낌으로 딱 맞는 장소다.



“결국 한 번은 올라가게 되는 곳”
마카오 반도 여행 동선에서 이곳은 사실 선택지가 아니다. 세나도 광장에서 시작해서 세인트 폴까지 올라왔다면, 거의 자동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그리고 막상 올라와 보면, 그냥 “왔다” 수준이 아니라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다.
아래에서 보던 관광지와는 완전히 다른 시야를 제공하고, 역사적인 배경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서, 단순히 체크리스트 하나 지우는 느낌이 아니라, 여행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는 장소다.
그래서 결론은 단순하다. 세인트 폴까지 왔다면, 그냥 같이 올라가는 게 맞다.
📌 마카오 몬테 요새 (Monte Fort)
- 📍 주소 : Monte Fort, Macau
- 🌐 홈페이지 : http://www.wh.mo/cn/site/detail/21
- 🕒 운영시간 : 07:00 –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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