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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의 밤은 늘 애매하다. 낮에 돌아다니느라 몸은 피곤한데, 그렇다고 바로 잠들기엔 아쉽다. 수안보에 있는 호텔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보낸 그날 밤도 그랬다. 언어는 완벽하게 통하지 않았고, 각자 모국어도 제각각이었지만, 이상하게도 테이블 위에 보드게임 하나가 올라가자 분위기는 금방 달라졌다. 그날 밤을 끝까지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게임이 바로 〈스퀸트〉였다. 이 게임은 퀴즈 게임이긴 한데, 말로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말을 못 할수록 더 ...

보드게임 나잇은 늘 대학로 다이브다이스에서 열렸다. 테이블도 익숙했고, 게임도 익숙해질 즈음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이번에는 조금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어졌다. “보드게임을 꼭 보드게임 카페에서만 해야 할까?”라는 생각 끝에, 아예 장소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펼쳐진 번외편의 무대는, 성균관대학교 쪽문 근처에 있는 작은 공간, ‘라면파티’였다. 그것도 손님끼리만이 아니라, 가게 사장님까지 함께한 보드게임판이었다. 이날의 목적은 단순했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장님께, 야구 보드게임 하나를 선물하고 같이 ...

보드게임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 이름을 들었을 것이다. 〈카탄〉, 혹은 예전 이름으로 더 익숙한 〈카탄의 개척자(The Settlers of Catan)〉. 1995년에 처음 등장했지만, 지금까지도 유로 보드게임 기준 판매량 1위, 수상 기록 1위를 다투는 작품이다. 단순히 “오래된 명작”이 아니라, 보드게임의 흐름 자체를 바꿔버린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카탄 이전과 이후로 보드게임을 나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이 게임이 등장하면서, 주사위·운·전략·협상이라는 요소가 ...

보드게임 〈잉카의 황금〉은 규칙만 보면 놀랄 만큼 단순한 게임이다. 앞으로 갈지, 지금 돌아갈지. 선택지는 딱 두 개뿐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선택이, 테이블 위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사람을 괴롭힌다. 보물이 눈앞에 쌓이고 있는데도, 다음 카드 한 장이 모든 걸 날려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2006년에 출시되었고, Alan R. Moon과 Bruno Faidutti라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디자이너들이 만들었다. ...

이 게임을 처음 테이블에 올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계를 풀어버린다. 펭귄 말은 작고 귀엽고, 빙하 타일에는 물고기가 그려져 있다. 목표도 단순하다. “펭귄으로 물고기를 많이 먹으면 된다.” 설명을 듣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3분, 규칙도 복잡하지 않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아, 가볍게 한 판 하고 끝나는 게임이겠구나. 하지만 몇 턴만 지나면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뀐다. 말수가 줄어들고, 웃음 대신 계산이 테이블 ...

보드게임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순간이 온다. 규칙을 설명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고개를 끄덕였는데 막상 게임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달라지는 순간. 웃음이 조금 잦아들고, 대신 묘한 집중력이 테이블 위에 내려앉는다. 〈딕싯〉은 그런 변화를 가장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게임이다. 2008년, 프랑스의 Libellud에서 출시된 딕싯은 겉으로 보면 굉장히 부드러운 게임이다. 알록달록한 그림 카드, 토끼 모양 말, 점수를 표시하는 간단한 트랙. 하지만 몇 턴만 ...

보드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설명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게임은 많지 않다. 규칙을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거 하면 된다”는 감각이 바로 전해지는 게임. 〈할리갈리〉는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이름이다. 종 하나와 카드 몇 장만 있으면, 테이블 위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뀐다. 할리갈리는 1990년, 독일의 보드게임 회사 아미고(AMIGO)에서 출시한 게임이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꽤 오래된 게임이지만, 이상하게도 이 게임은 전혀 낡아 보이지 ...

〈카탄의 개척자(The Settlers of Catan)〉는 보드게임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거쳐가는 이름이다. 1995년에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도 여전히 ‘입문과 기준점’이라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임. 주사위, 자원, 교역, 그리고 미묘한 테이블 정치까지. 카탄은 너무 많은 게임의 출발점이 되었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이렇게 묻게 된다. “카탄이랑 비슷한데, 조금 다른 게임은 없을까?” 그 질문에 꽤 흥미로운 답이 되는 게임이 바로 〈The Settlers ...

워해머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체로 비슷하다. 미니어처, 페인트,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세계관. 실제로 워해머는 영국의 게임즈 워크숍이 만들어낸, 상상 이상으로 방대한 세계를 가진 전쟁 게임 시리즈다. 원래는 미니어처를 활용한 워게임으로 시작했지만, 그 세계관이 워낙 단단하다 보니 카드게임, 보드게임, 비디오게임까지 수많은 파생작이 만들어졌다. 〈워해머 : 인베이젼〉은 그 세계를 카드 위로 옮겨온 게임이다. 이 게임은 LCG(Living Card Game) ...

보드게임 중에는 머리를 쓰기도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해버리는 게임들이 있다.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손이 튀어나가고, 그 순간 이미 승패가 갈려버리는 종류의 게임이다. 〈슬램위치(Slamwich)〉는 그런 게임이다. 규칙은 단순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생각보다 정신이 없다. 테이블 위에 쌓이는 건 샌드위치 카드지만, 실제로 쌓이는 건 긴장감과 웃음이다. 이 게임은 샌드위치를 만든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억력과 순발력, 그리고 약간의 눈치를 동시에 시험하는 파티게임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