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여행은 걷는 시간이 길고, 이동 동선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제때 밥을 먹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특히 전날 공연을 보고 늦게 잠든 상태라면, 둘째 날은 몸이 예상보다 더 빨리 지친다. 그래서 우리는 점심을 제대로 먹고, 그 다음 일정을 이어가기로 했다. 마침 함께한 일행 중에는 일본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동네 감각도 좋은 ...
신오쿠보에서 신주쿠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 나오다 보니 어느 순간 골목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글 간판이 이어지던 거리에서 벗어나자 상점의 형태와 건물 분위기가 바뀌었고, 밤 중심의 동네에서 낮 중심의 동네로 넘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그 경계 즈음, 큰 길가에 자리 잡은 작은 카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마침 아침 식사를 하지 못한 상태였고, 잠도 완전히 깬 상태는 아니었기에 잠시 앉아 쉬어갈 ...
신오쿠보에 있는 “R’s 아트코트” 앞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며 지난 여행의 기억을 떠올린 뒤, 다시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목적지는 신주쿠였지만 곧장 큰 길로 나가지 않고 일부러 골목 안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미 여러 번 방문한 지역이었지만, 이번에는 동행한 지인 중 신오쿠보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이 동네 특유의 분위기를 같이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관광지를 보여주는 느낌이라기보다는, 도쿄 안에 존재하는 ...
작년이었던 2024년 11월, 처음 도쿄 여행을 하면서 들렀던 신오쿠보를 다시 찾게 되었다. 그때는 모든 것이 낯설었고, 처음 가보는 일본의 거리와 공기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몇 번의 일본 여행을 거치고 다시 같은 장소를 방문하니 느낌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관광지라기보다 기억이 먼저 떠오르는 공간에 가까웠다. 익숙한 골목을 걷는 순간, 여행을 하고 있다는 감각보다는 이전의 시간으로 잠시 되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신오쿠보는 ...
이번 칸다 묘진 공연은 단순히 일정표에 적힌 공연 하나가 아니었다. 도쿄·나고야·오사카로 이어진 시스(SIS/T) 전국투어의 마지막 공연이었고, 그동안 이어져 온 흐름이 실제로 끝나는 날이었다. 그래서 공연장 주변의 분위기부터 이전 공연들과는 미묘하게 달랐다. 사람들은 공연을 ‘보러’ 온 느낌이라기보다, 마지막 장면을 함께 지켜보러 온 표정에 가까웠다. 공연 시작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각이었는데도 칸다 묘진 경내에는 이미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조금씩 모여들고 있었다. ...
점심을 먹었던 식당에서 칸다묘진까지의 거리는 지도상으로 보면 그리 멀지 않았다. 아키하바라 북쪽 끝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도착할 수 있는 위치였고, 평소 날씨였다면 충분히 산책하듯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다. 하지만 9월 중순의 도쿄는 달랐다. 달력은 분명 가을로 향하고 있었지만 체감은 여전히 여름이었다. 햇빛은 강했고, 건물 사이 골목길에는 바람이 거의 돌지 않았다. 짐을 끌고 이동하는 상황에서는 몇 분만 걸어도 체력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느낌이 ...
칸다 묘진으로 이동하던 길, 우리는 잠시 편의점에 들렀다. 단순히 음료를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금을 찾기 위해서였다. 예전 같았으면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에 인천공항 환전소에 들러 필요한 만큼 엔화를 미리 바꿔 왔을 것이다. 여행 준비 과정에서 ‘환전’은 늘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일이었고, 공항 환전소의 대기 줄을 서는 것도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졌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이 과정 ...
공연 전 식사를 해야 했던 이유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했기에 기내식이 제공되었던 덕분에 완전히 공복 상태는 아니었지만, 비행기에서 먹은 식사는 어디까지나 간단한 끼니에 가까웠다. 도쿄에 도착하고 이동을 계속하다 보니 어느새 오후 2시를 훌쩍 넘긴 시각이 되었고, 점심이라 부르기에도 애매하고 저녁이라 하기에도 이른 시간대가 되어 있었다. 이날 저녁에는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더더욱 식사를 미루기는 어려웠다. 공연장 근처에 도착하면 시간에 쫓기게 될 가능성이 ...
숙소로 갈 것인가, 공연장으로 갈 것인가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우에노역에 도착한 우리는 바로 다음 동선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번 여행 첫날 숙소는 신오쿠보였지만, 공연장은 아키하바라역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칸다묘진 근처였다. 짐을 먼저 풀고 이동하는 것이 심리적으로는 편하지만, 지도 위에서 동선을 다시 그려보니 효율이 좋지 않았다. 우에노에서 신오쿠보로 이동했다가 다시 아키하바라로 돌아오는 것은 결국 같은 구간을 두 번 이동하는 셈이 되었기 ...
공항에 도착하면 자연스럽게 향하게 되는 곳 이번에도 나리타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발걸음으로 지하에 있는 스카이라이너 탑승장으로 이동했다. 이제는 여러 번 반복된 동선이라 특별히 지도를 확인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움직이는 느낌에 가깝다. 입국장을 빠져나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공항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와 함께 열차 안내 표지판이 이어지고, 그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케이세이선 승강장으로 이어진다.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도심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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