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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신오쿠보 한식당의 삼겹살, ‘불막열삼’에서 이어진 밤

그렇게 찾게 된 곳이 바로 불막열삼이었다. 공연장과도 크게 멀지 않은 위치에 있었고, 삼겹살을 중심으로 한 비교적 익숙한 메뉴 구성 덕분에 많은 인원이 한 번에 들어가도 부담이 적어 보였다. 일본까지 와서 한식을 먹는다는 점에서는 약간의 망설임이 없지 않았지만, 그날만큼은 “무엇을 먹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먹느냐”가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밤이었다.

카노우 미유의 도쿄 생일 콘서트가 끝난 뒤, 공연장 앞에 모여 있던 사람들의 숫자는 생각보다 많았다. 한국에서 일본까지 공연을 보러 온 사람만 해도 15명이 훌쩍 넘는 상황이었다. 인천공항을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도쿄에 도착하고 보니 이 여행은 이미 혼자가 아닌 여행이 되어 있었다.

공연이 끝난 직후의 공기는 묘했다. 막 끝난 무대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고, 각자 가슴속에는 조금씩 다른 감정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바로 숙소로 돌아가서 혼자 정리하기에는 아쉬운 밤이었고, 그렇다고 각자 흩어지기에는 뭔가 끊어지지 않은 실 같은 것이 남아 있었다. 자연스럽게 “밥이나 같이 먹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렇게 공연의 여운은 신오쿠보 골목 어딘가로 이어지게 되었다.


도쿄 신오쿠보 한식당 : 불막열삼

인원이 많다 보니 식당 선택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갑자기 10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한 번에 들어갈 수 있는 곳을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신오쿠보라는 장소는 아이러니하게도 최적의 선택지였다. 한식당이 워낙 많고, 비교적 단체 손님에 익숙한 곳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게 된 곳이 바로 불막열삼이었다. 공연장과도 크게 멀지 않은 위치에 있었고, 삼겹살을 중심으로 한 비교적 익숙한 메뉴 구성 덕분에 많은 인원이 한 번에 들어가도 부담이 적어 보였다. 일본까지 와서 한식을 먹는다는 점에서는 약간의 망설임이 없지 않았지만, 그날만큼은 “무엇을 먹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먹느냐”가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밤이었다.


한국에서 먹는 삼겹살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식사

솔직히 말하자면, 이 날 음식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들어갔다. 인원이 많았고, 공연 직후라 정신도 조금은 들떠 있었기 때문에 “무난하게 먹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 정도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막상 자리에 앉고 나니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상 위에 차려진 밑반찬, 불판 위에 올려지는 삼겹살,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고기 굽는 소리까지.

장소만 도쿄일 뿐, 풍경은 한국의 어느 삼겹살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치와 반찬의 맛도 생각보다 익숙했고, 고기의 질 역시 나쁘지 않았다. 다만 아주 미묘하게 느껴지는 차이가 있다면, 전체적으로 맛이 조금 더 달게 조정되어 있다는 점 정도였을까. 김치도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살짝 단맛이 있었고, 쌈 채소는 상추 위주로 제공되었다. 깻잎이 없는 게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차이였다.

삼겹살을 어느 정도 먹은 뒤에는 된장찌개와 전도 추가로 주문했다. 공연 전에 편의점 음식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운 상태였던 터라, 따뜻한 찌개 한 숟갈이 유독 반갑게 느껴졌다. 결과적으로는 “일본까지 와서 한식당에 들어온 선택”이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공연 이후의 허기와 감정을 동시에 채워주는 역할을 해주었다고 해야 할까.


처음이었기에 더 특별했던 자리

무엇보다도 이 자리가 특별했던 이유는 음식 때문이 아니었다. 해외에서 공연을 보고, 같은 공연을 보기 위해 같은 비행기를 타고 이 나라에 들어온 사람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밥을 먹는 경험은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서로 조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지만, 공연 이야기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금세 풀어졌다.

  • “어느 곡이 제일 좋았어요?”
  • “그 장면에서 표정 봤어요?”
  • “저 멘트, 한국 공연이었으면 더 난리 났을 것 같죠?”

공연장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식탁 위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나이도, 직업도, 사는 곳도 모두 달랐지만, 그날만큼은 모두 같은 이유로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해외라는 낯선 공간이 오히려 거리감을 줄여주는 역할을 했고, 그래서인지 대화는 생각보다 더 편안하게 흘러갔다.


여운을 나누며 마무리한 밤

이 날은 분명히 특별한 날이었다. 해외에서 공연을 보고, 공연이 끝난 뒤에도 그 여운을 혼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며 정리할 수 있었던 밤. 지금까지의 여행에서는 좀처럼 경험하지 못했던 형태의 하루였다.

모든 여운을 다 풀어낼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공연이 끝나자마자 각자의 방으로 흩어지며 감정을 혼자 삼키지 않아도 되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밤이었다. 불막열삼에서의 이 식사는 단순한 저녁 식사가 아니라, 그날의 기억을 한 겹 더 두텁게 만들어 준 장면으로 남게 되었다.


📍도쿄 신오쿠보 : 불막열삼(ブルマックヨルサム)

  • 주소 : 祥栄ビル 1F, 1 Chome-16-16 Okubo, Shinjuku City, Tokyo 169-0072
  • 전화번호 : +81 3-3202-2400
  • 홈페이지 : https://bulmakyeolsam.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