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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긴시초의 밤, 무한리필 야끼니꾸 ‘규카쿠(牛角)’

무한리필이라는 말답게, 테이블에는 고기가 끊임없이 올라왔다. 소고기 부위별로 다양한 메뉴가 있었고, 양념된 고기와 기본 고기를 섞어서 주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테이블이 꽉 찼다. 일본에서 이렇게 고기를 계속 구워 먹는 경험은 개인적으로도 흔치 않았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인상적인 저녁이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숨을 고른 뒤, 우리는 자연스럽게 저녁 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공연이 끝난 직후의 시간은 늘 이렇게 흘러간다. 누군가는 먼저 숙소로 돌아가고, 누군가는 다음 일정을 위해 흩어지지만, 또 누군가는 “조금만 더 같이 있자”는 말 한마디에 남는다. 이 날은 후자에 가까운 밤이었다. 전날 사이타마에서처럼 대규모 인원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한국과 일본에서 온 팬들 중에서 비교적 소수, 다섯 명 정도가 조용히 함께 식사를 하게 된 자리였다.

이렇게 인원이 줄어들면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처음에는 공연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점점 각자의 일상이나 여행 이야기로 대화의 결이 바뀐다. 공연장에서의 ‘팬’이라는 공통 분모를 넘어, 그냥 같은 테이블에 앉아 밥을 먹는 사람들이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 날의 저녁은 그런 흐름 속에서 시작되었다.


긴시초에서 선택한 무한리필 야끼니꾸, 규카쿠(牛角)

우리가 향한 곳은 긴시초 북쪽 출구 인근에 있는 규카쿠였다. 일본에서는 꽤 잘 알려진 야끼니꾸 체인점으로, ‘무한리필’이라는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운영되는 곳이다. 일본 여행을 여러 번 하다 보면 느끼게 되지만, 일본에서 고기를 마음껏 먹는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1인분 가격이 높은 편이기도 하고, 양도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규카쿠는 “오늘만큼은 배부르게 먹자”는 날에 선택하기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긴시초뿐 아니라 도쿄 곳곳,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브랜드라서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 지점마다 메뉴 구성이나 세부 가격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1인당 정해진 금액을 내면 약 2시간 동안 고기와 일부 사이드 메뉴를 자유롭게 주문할 수 있는 방식이다.

가격대는 일본 기준으로 보면 결코 저렴한 편은 아니다. 대략 3,000엔대부터 4,000엔대까지 코스가 나뉘어 있는데, 한화로 환산하면 3만 원 중후반 정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일반적인 야끼니꾸 집 가격을 생각하면, 이 정도면 오히려 합리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적어도 “양 때문에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리 예약해 둔 덕분에 바로 시작된 식사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일본 팬이 미리 예약을 해두었기에 우리는 대기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긴시초는 저녁 시간대가 되면 식당마다 줄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 예약 여부에 따라 체감 피로도가 크게 달라진다. 이 날은 그런 면에서 운이 좋았던 편이었다.

자리에는 태블릿이 비치되어 있었고, 주문은 모두 태블릿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일본어가 익숙하지 않아도 사진과 간단한 설명을 보며 선택할 수 있어서, 언어 장벽을 크게 느끼지 않아도 됐다. 이런 시스템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꽤나 편리하다. 누구에게 주문을 부탁할 필요도 없고, 눈치를 볼 이유도 없다. 먹고 싶은 고기를 골라 버튼을 누르면 끝이다.

무한리필이라는 말답게, 테이블에는 고기가 끊임없이 올라왔다. 소고기 부위별로 다양한 메뉴가 있었고, 양념된 고기와 기본 고기를 섞어서 주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테이블이 꽉 찼다. 일본에서 이렇게 고기를 계속 구워 먹는 경험은 개인적으로도 흔치 않았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인상적인 저녁이었다.


얼음으로 불판을 식히는 일본식 야끼니꾸의 방식

이 날 식사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불판 관리 방식이었다. 고기를 굽다 보면 불판이 과열되어 고기가 쉽게 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일본에서는 이럴 때 얼음을 사용해 불판을 식히는 방식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테이블에 놓인 얼음 그릇을 보고 ‘이건 어디에 쓰는 걸까’ 싶었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니 꽤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판 위에 얼음을 올리면 순간적으로 온도가 내려가고, 타기 시작한 기름 찌꺼기도 함께 정리할 수 있다. 그 덕분에 고기를 다시 안정적으로 구울 수 있었고, 맛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불판을 교체하는 방식이 익숙한데, 이렇게 얼음을 활용하는 방식은 색다르면서도 실용적으로 느껴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거의 2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켰다. 고기를 굽고, 먹고, 이야기하고, 다시 주문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배는 물론 마음까지도 꽉 찬 느낌이었다. 마지막에 냉면이나 찌개 같은 메뉴도 주문할 수 있었지만, 처음 방문한 탓에 타이밍을 놓쳐 결국 고기 위주의 식사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그때는 사이드 메뉴까지 포함해서 더 여유 있게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먼저 계산해버린, 잊기 힘든 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러 나가려는 순간, 일본 팬이 이미 계산을 모두 마쳐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맙다는 말보다 먼저 미안함이 앞섰고, 그 다음에야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순간은 언제나 마음 한켠에 오래 남는다. 단순히 “밥을 얻어먹었다”는 기억이 아니라, 서로를 조금 더 배려하는 관계가 되었다는 느낌이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이 사람들이 한국에 오게 된다면, 그때는 꼭 내가 이 자리를 되돌려주고 싶다는 생각. 공연을 매개로 시작된 인연이지만, 결국 기억에 남는 건 이런 식사의 장면이라는 걸, 여행을 거듭할수록 더 분명하게 느끼게 된다.


📌 규카쿠 긴시초 북구점

  • 📍 주소: 〒130-0013 Tokyo, Sumida City, Kinshi, 3 Chome−4−11 エクセレントガーデン 2F
  • 📞 전화번호: +81-3-6284-1729
  • 🌐 홈페이지: https://gyukaku-kinshichokita-taiyouent.com/
  • 🕒 영업시간
    • 월–금 16:00 – 04:00
    • 토·일 12:00 –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