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L Magzine Korea

도쿄 여행 — 사메즈역 숙소 ‘마블러스 히가시오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출입 방식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디지털 도어락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번호를 눌러 문을 여는 구조가 아니라 물리적인 열쇠를 꽂아 돌려야 문이 열리는 방식이었다. 디지털 장치와 아날로그 방식이 묘하게 결합된 구조였다.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이렇게 전통적인 방식이 공존하는 모습은 일본이라는 나라를 설명하는 하나의 단면처럼 느껴졌다.

Marvelous Higashioi, 낯선 동네에서 찾은 현실적인 선택

이번 도쿄 여행에서 숙소로 정한 곳은 마블러스 히가시오이(Marvelous Higashioi)였다. 위치는 사메즈역(鮫洲駅) 바로 앞, 말 그대로 역을 나와 몇 걸음만 옮기면 도착할 수 있는 자리였다. 여행 일정이 1박 2일로 짧았던 만큼, 이번 숙소 선택의 기준은 매우 분명했다. 도쿄 도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이동 동선이 단순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 가성비가 좋을 것.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곳이 바로 이 숙소였다.

도쿄를 자주 오가다 보니, 이제는 ‘유명한 동네’보다는 ‘현실적인 동네’에 머무는 편이 훨씬 익숙해졌다. 시부야나 신주쿠처럼 이름만으로 설명이 되는 장소보다는, 지도에서 한 번 더 들여다봐야 위치가 감이 오는 곳. 사메즈는 그런 동네였다. 관광객의 시선에서는 살짝 비켜나 있지만, 도쿄라는 도시의 일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지역. 숙소를 일부러 이런 곳에 잡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3인실 1박 약 15만 원 — 숫자로 설명되는 가성비

이번에 예약한 객실은 3인실, 그리고 1박 약 15만 원. 계산해보면 1인당 약 5만 원 정도였다. 도쿄, 그것도 여름 성수기에 가까운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금액이었다. 물론 호텔 특유의 서비스나 넓은 로비, 조식 같은 요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숙소의 성격은 처음부터 명확했다. 머물기 위한 공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사실 필자는 여행할 때 숙소를 다소 ‘이상한 곳’에 잡는 편이다. 이전 여행에서는 코지야, 미나미센쥬 같은 지역에도 숙소를 잡았고, 그때마다 주변 동네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었다. 일부러 생소한 곳에 머무르면, 관광 일정과는 전혀 상관없는 풍경들이 여행의 일부로 끼어들게 된다. 편의점에서 만나는 동네 사람들, 퇴근 시간의 전철 풍경, 밤이 되면 조용해지는 골목의 분위기 같은 것들 말이다. 이번 사메즈 역시 그런 맥락에서 선택된 장소였다.


무인 운영 숙소, 그리고 일본식 아날로그의 공존

마블러스 히가시오이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숙소였다. 체크인 과정에서 프런트 직원과 마주칠 일은 없었고, 사전에 안내받은 절차에 따라 자물쇠를 찾아 비밀번호를 입력해 열쇠를 꺼내는 방식이었다. 이런 형태의 숙소는 일본에서 이제 꽤 익숙한 편이지만, 여전히 처음 마주하면 살짝 어색한 느낌이 든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출입 방식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디지털 도어락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번호를 눌러 문을 여는 구조가 아니라 물리적인 열쇠를 꽂아 돌려야 문이 열리는 방식이었다. 디지털 장치와 아날로그 방식이 묘하게 결합된 구조였다.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이렇게 전통적인 방식이 공존하는 모습은 일본이라는 나라를 설명하는 하나의 단면처럼 느껴졌다.


3명이 머물기엔 충분했던 공간 구성

객실 자체는 넓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3명이 하룻밤 머물기에는 충분한 크기였다. 창문이 하나 있었고, 침구는 총 3세트가 마련되어 있었다. 처음 눈에 보이는 것은 두 개뿐이었지만, 안쪽 문을 열어보니 추가 침구가 준비되어 있었다. 여기에 소파베드로 활용할 수 있는 소파까지 포함하면, 잠자리에 대한 고민은 거의 없었다.

사진으로 보면 다소 아담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니 동선이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짐을 한쪽에 정리해두고, 각자 사용할 공간을 확보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1박이라는 짧은 일정이었기에, 오히려 이 정도의 크기가 적당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세탁기와 냉장고, ‘살아가는 숙소’의 요소들

이 숙소의 또 다른 장점은 생활형 설비였다. 객실 안에는 세탁기와 냉장고가 모두 비치되어 있었고, 욕실과 화장실은 분리된 구조였다. 일본의 소형 숙소에서 이런 구성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특히 여름 여행에서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데, 세탁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숙소의 만족도는 한 단계 올라간다.

싱크대 역시 마련되어 있었지만, 이번 일정에서는 사용할 일이 없었다. 조리를 할 만큼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TV도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전원을 켤 일은 없었다. 이 숙소는 ‘머무는 동안 뭔가를 더 하기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이동과 일정 사이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공간에 가까웠다.


사메즈라는 동네, 그리고 숙소 선택의 의미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자, 그제야 몸에 남아 있던 더위와 피로가 조금씩 가라앉았다. 우에노에서 오이마치까지, 그리고 다시 사메즈까지 이어진 이동은 여름 도쿄의 위력을 몸으로 체감하게 만든 구간이었다. 그만큼 이 숙소는 단순한 잠자리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주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도쿄에서의 숙소는 언제나 선택의 문제다. 위치를 우선할 것인가, 가격을 우선할 것인가, 아니면 경험을 우선할 것인가. 마블러스 히가시오이는 그중에서도 현실적인 균형점에 가까운 선택지였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추고 있었고, 무엇보다 이동 동선이 명확했다.

짐을 정리하고, 샤워를 마치고, 다시 밖으로 나설 준비를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쿄에서의 숙소는 이제 ‘어디에서 잤는가’보다 ‘어디로 다시 나갈 수 있었는가’가 더 중요해진 것 같다고. 그런 점에서, 이 숙소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 마블러스 히가시오이 (Marvelous Higashioi)

  • 📍 주소: 〒140-0011 Tokyo, Shinagawa City, Higashioi 4-7-7 マーベラス東大井
  • 📞 전화번호: +81-80-1193-2111
  • 🌐 홈페이지: 별도 공식 홈페이지 없음 (예약 플랫폼 통해 운영)
  • 🕒 체크인/체크아웃: 체크인 15:00 이후 / 체크아웃 10:00 이전 (무인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