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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새벽의 우에노에서 밤 ‘테바사키 가라아게 전문점 토리’

이곳에서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지 않았다. 의자에 몸을 기대고, 간간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 순간에는 말없이 멍하니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밤을 새운다는 것이 이렇게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일이었나 싶을 정도로 몸이 먼저 반응했지만, 그래도 이곳에서는 잠시 눈을 붙일 수 있을 정도의 여유는 있었다.

우에노 식당 〈手羽先唐揚專門 鳥〉에서 보낸 연말의 마지막 시간

아사쿠사에서 노래방을 나선 시점, 시계는 이미 새벽 3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새해는 이미 넘어왔고, 거리에는 아직 연말의 잔향만 남아 있는 애매한 시간대였다. 더 이상 아사쿠사 인근에서 시간을 보낼 만한 장소를 찾기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발걸음은 우에노 쪽으로 향했다. 어차피 다시 나리타 공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우에노역을 거쳐야 하는 일정이었기에, 이왕이면 미리 그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아사쿠사에서 우에노까지, 새해 첫 새벽을 걷다

이미 전철과 버스는 모두 끊긴 시간대였다. 선택지는 택시를 타거나, 아니면 걸어가는 것뿐이었다. 우리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도보로 이동하기엔 꽤 긴 시간일 수도 있었지만, 막상 지도를 켜보니 아사쿠사에서 우에노까지는 약 30분 남짓. 평소라면 일부러라도 걸을 만한 거리였다.

무엇보다도, 새해 첫날 새벽에 도쿄의 거리를 걸어본다는 경험은 쉽게 다시 만들 수 없는 장면처럼 느껴졌다. 2024년이 끝나고 2025년이 시작된 직후, 낯선 도시의 골목을 천천히 걷는 그 시간은 피곤함과는 별개로 묘한 감정을 남겼다. 사람이 거의 없는 거리, 간간이 켜진 가로등,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 사이로 조용히 흘러가는 새벽의 공기까지. 여행의 마지막 페이지답게, 그 풍경은 유난히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다.


우에노에 도착했지만, 문을 연 곳은 없었다

우에노역 인근에 도착하면 상황이 조금 나아질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글 지도에는 ‘24시간 영업’이라고 표시된 가게들이 몇 군데 있었지만, 막상 도착해보면 이미 문을 닫았거나, 곧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연말과 연초가 겹치는 이 시간대가 이렇게까지 가게 찾기 어려운 구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정말로 갈 곳 없이 새벽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무렵, 문득 며칠 전 떠났던 12월 9일–10일 도쿄 여행의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도 우에노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며 보았던 가게 하나가 머릿속을 스쳤고, “혹시 아직도 열어두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희망을 걸고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새벽을 받아주던 가게, 〈手羽先唐揚專門 鳥〉 (테바사키 가라아게 전문점 토리)

다행히도 가게는 문을 열고 있었다. 불이 켜진 간판을 보는 순간, 말 그대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자리가 있는지만 빠르게 확인하고, 망설일 틈도 없이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우리가 새벽 시간을 보내게 된 곳이 바로 〈手羽先唐揚專門 鳥〉, 테바사키 가라아게 전문점 ‘토리’였다.

이곳 역시 관광객보다는 일본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분위기의 식당이었다. 메뉴판은 전부 일본어로만 구성되어 있었고,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에는 이미 몇 팀의 손님들이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사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제대로 된 식사를 기대하고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이미 음식은 충분히 먹은 상태였고, 이곳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첫 차가 다닐 때까지 몸을 맡길 수 있는 장소’에 가까웠다.

그래서 최소한의 안주와 음료만 주문했다. 테바사키 한 접시와 간단한 음료. 음식의 맛을 평가하기보다는, 자리에 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더 중요했던 순간이었다.


우에노 첫 열차를 기다리며 보낸 시간

이곳에서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지 않았다. 의자에 몸을 기대고, 간간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 순간에는 말없이 멍하니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밤을 새운다는 것이 이렇게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일이었나 싶을 정도로 몸이 먼저 반응했지만, 그래도 이곳에서는 잠시 눈을 붙일 수 있을 정도의 여유는 있었다.

무언가를 더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굳이 특별한 장면이 없어도 충분히 여행의 일부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새벽을 넘기며, 우리는 서서히 이 여행의 끝자락에 다가가고 있었다. 충동적으로 떠난 1박 2일의 연말 도쿄 여행은, 이렇게 조용한 우에노의 새벽에서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었다.


📍 우에노 식당 ‘테바사키 가라아게 전문점 토리’ 〈手羽先唐揚專門 鳥〉

  • 주소 : 6 Chome-7-12 Ueno, Taito City, Tokyo 110-0005, Japan
  • 영업시간 : 심야 영업(연말·연초 변동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