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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아키하바라 ‘드래곤볼 의상을 찾아 나선, 목적 있는 산책’

개인적으로 아키하바라는 2019년 이후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찾게 된 장소였다. 2018년에 처음 도쿄를 여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들렀고, 이듬해에는 영국 친구와 함께 다시 방문했었다. 그 친구는 일본 애니메이션 문화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아키하바라 곳곳을 함께 돌아다니며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가게들까지도 꼼꼼하게 들여다봤던 기억이 난다.

긴시초 타워레코드에 다녀온 뒤,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음 목적지인 아키하바라로 이동했다. 긴시초에서 아키하바라까지는 지하철을 한 번만 타면 되는 거리였고, 정거장 수도 고작 세 개뿐이어서 이동 자체에 부담은 없었다. 노란색 주오·소부선을 타고 잠깐 이동하니, 금세 익숙한 이름의 역이 눈앞에 나타났다.

아키하바라는 여전히 ‘도쿄’라는 도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특히 애니메이션, 게임, 피규어, 서브컬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반드시 거쳐 가게 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오타쿠의 성지라 불리게 된 도시의 변천

아키하바라는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고 한다. 전쟁 이후에는 청과물 시장의 성격이 강한 곳이었고, 이후 전자제품 상점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전자상가로 성장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전자기기 대신 애니메이션·게임·피규어·아이돌 굿즈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되었다.

그 결과 지금의 아키하바라는 흔히 말하는 ‘오타쿠 문화의 중심지’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거리에는 각종 캐릭터가 그려진 간판이 늘어서 있고, 건물 하나하나가 모두 다른 세계관을 품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을 걷다 보면, 현실과 취미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흐려진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2019년 이후, 정말 오랜만의 재방문

개인적으로 아키하바라는 2019년 이후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찾게 된 장소였다. 2018년에 처음 도쿄를 여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들렀고, 이듬해에는 영국 친구와 함께 다시 방문했었다. 그 친구는 일본 애니메이션 문화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아키하바라 곳곳을 함께 돌아다니며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가게들까지도 꼼꼼하게 들여다봤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이번 방문에서는 괜히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미 여러 번 도쿄를 여행한 상태라, 새로운 장소를 찾기보다는 ‘다시 와도 의미가 있는 곳’을 찾게 되었는데, 아키하바라는 그런 장소 중 하나였다.


드래곤볼 의상이라는 명확한 목적

이번 아키하바라 방문에는 나름의 목적이 있었다. 다음 일정으로 예정되어 있던 일본 가요제 무대를 위해, 드래곤볼 콘셉트의 의상을 맞춰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 핑계로 다시 아키하바라를 걷게 된 것이다.

이미 도쿄에서 웬만한 관광지는 다 돌아본 상태였기에, 이렇게 ‘미션이 있는 이동’이 오히려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일본인 친구의 안내를 받아, 미리 의상이 있을 것 같다고 찍어둔 매장들을 하나씩 돌아보았다. 하지만 막상 가게를 직접 확인해보니, 사이즈나 콘셉트가 딱 맞는 의상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아마도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다른 사람들이 먼저 구입해 갔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래도 꼭 구입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기에, 의상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아쉬움이 크게 남지는 않았다. 이렇게 목적을 정해두고 도시를 걷는 시간 자체가 충분히 즐거웠기 때문이다.


아키하바라를 떠나기 전, 떠오른 한 곳

몇 곳의 매장을 둘러본 뒤, 우리는 아키하바라에서는 더 이상 시간을 쓰지 않고 다음 목적지인 이케부쿠로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최근에는 많은 굿즈 매장이 이케부쿠로 쪽으로 옮겨갔다는 이야기도 들었기에, 흐름상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그런데 역으로 돌아가기 직전, 예전에 방문했다가 인상 깊었던 매장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 바로 ‘코토부키야’였다. 우리가 있던 위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에, “온 김에 한 번만 더 들러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결국 이번 아키하바라는 무엇을 ‘구입’하기보다는, 예전의 기억과 현재의 여행이 겹쳐지는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 남았다. 그렇게 우리는 아키하바라를 뒤로하고, 또 다른 색깔의 도시 이케부쿠쿠로로 향했다.


📌 아키하바라역 (秋葉原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