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 스이산 하라주쿠 다케시타 입구점(海鮮処 さくら水産 原宿竹下口店)
공연이 끝나고 나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허기진다. 무대에서 쏟아진 감정과 열기를 그대로 안고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뭔가 아쉬운 밤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케시타 거리를 빠져나와 하라주쿠역 방면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미 시간이 꽤 늦은 편이었기에 제대로 된 저녁 식사를 하기보다는, 이것저것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 이자카야 같은 공간이 더 어울리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걷던 중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사쿠라 스이산 하라주쿠 다케시타 입구점이었다. 간판만 봐도 ‘가볍게 들어가도 괜찮겠다’는 인상을 주는 곳이었다. 일부러 미리 알아보고 예약해 둔 가게는 아니었고, 말 그대로 그 순간의 동선과 분위기가 이끌어 준 선택이었다. 공연이 끝난 직후의 저녁은 늘 이런 식이다. 계획보다는 흐름이 앞선다.

하라주쿠역 근처, 지하에 숨어 있는 이자카야
이 가게는 하라주쿠역과 다케시타 거리 입구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었지만, 건물 지하에 자리하고 있어 자칫하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구조였다.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생각보다 훨씬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내부는 이미 현지 손님들로 제법 차 있는 상태였고, 그 자체로 ‘이 시간대에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는 신뢰를 주는 분위기다.
좌석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좌식 구조였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 역시 바닥 문화가 있는 나라다 보니 큰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하루 종일 서 있거나 걸어 다닌 뒤, 신발을 벗고 바닥에 앉으니 몸이 먼저 한숨을 쉬는 느낌이었다. 공연의 여운과 하루의 피로가 이 시점에서 동시에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메뉴는 일본어, 분위기는 충분히 편안하게
각 테이블에는 태블릿이 비치되어 있었고, 주문은 태블릿으로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메뉴는 전부 일본어로 되어 있었기에 처음에는 약간의 거리감이 느껴졌지만, 다행히도 함께한 일본인 지인이 자연스럽게 주문을 도와주었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언어의 장벽은 ‘혼자일 때’ 가장 크게 느껴지고, 누군가 함께 있을 때는 금세 낮아진다.
이자카야답게 메뉴의 폭은 넓었다. 해산물 중심의 안주부터 튀김, 구이류까지 다양했고,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았다. 우리는 특정 메뉴를 정해두고 주문하기보다는, 일본인 지인들이 추천해 주는 것 위주로 몇 가지를 나눠 시켰다. 무엇을 먹었는지 하나하나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날의 저녁은 ‘맛 평가’보다는 ‘장면’으로 남아 있다.




음식보다 오래 남은 건 이야기
이 자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음식 그 자체보다, 그 음식을 사이에 두고 이어진 대화였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일본을 오가다 보니, 어느새 “오랜만이야”보다는 “또 왔네”가 더 자연스러운 사이가 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매번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니었기에, 이렇게 공연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었다.
공연에 대한 소감, 최근의 근황, 각자의 일상, 그리고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술잔이 오가고 음식이 줄어드는 속도보다 대화의 속도가 더 빨랐다. 공연이 끝난 직후의 감정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였기에, 이야기 하나하나에도 묘하게 온도가 실려 있었다.
공연장에서 느꼈던 아쉬움이나 여운을 이 자리에서 조금씩 풀어내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하루를 정리해 나가고 있었다. 무대는 끝났지만, 그 여운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이런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자리였다.



열차 시간을 의식하며, 첫째 날의 마침표
시간이 꽤 흘렀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건, 문득 누군가가 “이제 슬슬 나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을 때였다. 도쿄의 전철은 자정 무렵이면 끊기기 시작한다. 아무리 분위기가 좋아도, 돌아갈 길을 놓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더 머물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 아쉬움마저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계산을 마치고 다시 지상으로 올라오자, 하라주쿠의 밤공기가 느껴졌다. 조금은 선선해졌지만, 여전히 낮의 열기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공기였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숙소를 향해 흩어졌고, 이번 도쿄 여행의 첫째 날 밤은 그렇게 조용히 저물어 갔다.
📌 사쿠라 스이산 하라주쿠 다케시타 입구점 (海鮮処 さくら水産 原宿竹下口店)
- 📍 주소: 〒150-0001 Tokyo, Shibuya, Jingumae, 1 Chome−19−11 はらじゅくアッシュ B1
- 📞 전화번호: +81 3-5413-3371
- 🌐 홈페이지: https://www.sakusui.jp/shop/harajukutakeshita
- 🕒 영업시간
- 월–금: 11:00–14:00 / 16:00–23:30
- 토–일: 12:00–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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