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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여행 — 난바의 또 다른 얼굴, 센니치마에 도구야스지 상점가

도구야스지 상점가의 길이는 약 150m 정도다. 길 자체는 길지 않지만, 양쪽 가게의 구성이 독특하다. 다른 상점가들이 의류나 기념품 위주라면, 이곳은 거의 대부분이 주방 도구를 판매하는 상점이다. 냄비, 칼, 국자, 그릇, 식당용 식기, 간판, 모형 음식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오사카 난바 일대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번화가 쪽으로 발걸음이 향한다. 도톤보리나 에비스바시스지 상점가처럼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바를 몇 번 오가다 보면, 그 사이에 끼어 있는 조금 다른 성격의 거리를 발견하게 된다. 센니치마에 도구야스지 상점가는 그런 장소에 가깝다.

처음에는 일부러 찾아간 곳이라기보다, 지도에서 길을 따라 걷다가 우연히 들어서게 되었다. 난바역 동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상점가 입구가 나오는데, 입구부터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관광객을 향해 화려하게 꾸며진 간판 대신, 물건을 진열한 가게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쇼핑을 위한 거리라기보다, 누군가 실제로 필요한 물건을 사러 오는 거리라는 느낌이 강하다.


관광지가 아니라 ‘생활의 거리’

도구야스지 상점가의 길이는 약 150m 정도다. 길 자체는 길지 않지만, 양쪽 가게의 구성이 독특하다. 다른 상점가들이 의류나 기념품 위주라면, 이곳은 거의 대부분이 주방 도구를 판매하는 상점이다. 냄비, 칼, 국자, 그릇, 식당용 식기, 간판, 모형 음식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처음 걸어 들어가면 약간 어색하다. 여행자 입장에서 당장 필요 없는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걸음 더 걷다 보면 오히려 흥미가 생긴다. 식당에서 실제로 쓰는 커다란 냄비, 전문 칼집에서 진열해 둔 식칼, 철판 요리용 도구들이 그대로 놓여 있기 때문이다. 관광지에서 보는 ‘일본풍’이 아니라 일본 사람들이 실제로 생활하며 사용하는 물건들이라는 점에서 다른 거리와 구분된다.

특히 칼을 판매하는 가게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느려진다. 유리 진열장 안에 정리된 식칼들이 줄지어 놓여 있는데, 단순한 조리도구라기보다 하나의 공예품처럼 보인다. 가격도 다양해서 기념품으로 사는 수준의 물건부터 전문 요리사가 사용할 법한 제품까지 함께 놓여 있다.


‘천하의 주방’이라는 별명

이 거리에는 “천하의 주방”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실제로 걸어보면 과장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단순히 주방용품을 파는 정도가 아니라, 식당을 하나 새로 열 수 있을 정도로 필요한 물건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거리의 시작은 오래되었다. 1882년 무렵, 호젠지와 시텐노지로 향하던 참배길 주변에 중고 도구상과 잡화상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후 상점들이 늘어나고 1970년에 아케이드가 세워지면서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관광객이 많은 난바 중심지와 가까우면서도, 분위기는 오래된 상점가에 가깝다.

천장이 덮인 아케이드 구조라 날씨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비가 오든 저녁이 되든 상관없이 조용히 걸을 수 있다. 도톤보리의 붐비는 거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이런 공간이 있다는 점이 오히려 더 인상적으로 남는다.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상점가

이곳의 재미는 무엇을 사느냐보다 무엇을 보느냐에 가깝다. 오코노미야키 철판, 타코야키 틀, 음식 모형 진열품, 식당 간판, 포장용 용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일본 식당 앞에 놓여 있는 ‘음식 모형(샘플)’을 만드는 전문 매장도 볼 수 있는데, 실제 음식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

주방 도구뿐 아니라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간간이 섞여 있다. 가격도 번화가보다 조금 저렴한 편이라 마지막 날 기념품을 고르기에도 나쁘지 않다. 관광객이 아주 많지는 않아서 천천히 둘러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걸어보면 이 거리는 사진을 찍기 위한 장소라기보다, 천천히 살펴보게 되는 장소다.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해져 있지 않지만, 한 가게씩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난바 중심가에서 몇 분 떨어져 있을 뿐인데, 체감되는 속도는 훨씬 느리다.


난바에서 조금 벗어났을 때 보이는 장면

도톤보리는 계속 사람 소리가 들리고, 에비스바시스지는 끊임없이 이동하는 흐름이 있다. 반면 도구야스지는 멈춰 서게 되는 거리다. 상인과 손님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보이고, 식당 관계자가 물건을 고르는 모습도 눈에 띈다. 관광객 중심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 생활의 일부에 가까운 모습이다.

난바를 여러 번 오가다 보면 기억에 남는 장소는 꼭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다. 오히려 이런 거리들이 오래 남는다. 여행을 왔다기보다 잠깐 이 도시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난바라는 지역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생활 공간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장소였다.


📌 장소 정보 : 도구야스지 상점가

  • 📍 주소 : 14-5 Nanbasennichimae, Chuo Ward, Osaka, Osaka Prefecture 542-0075, Japan
  • 📞 전화번호 : +81 6-6633-1423
  • 🌐 홈페이지 : http://www.doguyasuji.or.jp/
  • 🕒 영업시간 : 10:00 –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