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앞에 놓일 마음을 고르다
공연에 선입장할 수 있는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 굿즈 구매를 마친 뒤, 우리에게는 자연스럽게 다음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무대를 보기 전, 그리고 무대 위에 설 멤버들을 만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루틴 같은 순간. 바로 꽃다발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하나의 문화처럼 굳어버린 장면이지만, 막상 그 자리에 서면 늘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진다. 단순히 꽃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오늘 이 무대를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직접적인 형태로 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공연장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꽃집을 찾는다. 급하지 않게, 하지만 너무 멀지도 않게.
비브레 쇼핑몰 내부를 한 바퀴 둘러봤지만 아쉽게도 꽃집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쇼핑몰 남서쪽 출입구 쪽으로 나와 계단을 내려오자, 사거리 한켠에서 작은 꽃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간판에는 ‘横浜花幸’, 요코하마 하나코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비브레 바로 옆, 작지만 알찬 꽃집
요코하마 하나코는 규모가 크지 않은 동네 꽃집이다. 처음엔 잠깐 망설여질 정도로 소박한 외관이었지만,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다양한 꽃들이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장미, 카네이션처럼 익숙한 꽃들부터 색감이 예쁜 계절 꽃들까지, 조합만 잘 하면 충분히 인상적인 꽃다발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가격이었다. 도쿄에서 같은 크기의 꽃다발을 맞췄다면 아마 훨씬 부담이 되었을 텐데, 요코하마라는 지역 덕분인지 훨씬 현실적인 가격대였다. 덕분에 우리는 망설임 없이 꽃다발 두 개를 주문할 수 있었다.



꽃에 담긴 말, 그리고 언어의 벽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역할이 나뉘었다. 마코토에게 전달할 꽃다발에는 한국어 메시지, 미유에게 전할 꽃다발에는 늘 그래왔듯 일본어 메시지를 적었다.
가게 주인과의 소통은 쉽지 않았다. 일본어 외의 언어는 거의 통하지 않았고, 결국 번역기를 켜서 하나하나 설명해야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과정이 번거롭다기보다는, 여행지에서만 가능한 작은 사건처럼 느껴졌다. 꽃의 색을 고르고, 리본을 정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 짧은 시간 안에 묘한 집중감이 흘렀다.
꽃다발이 완성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손놀림은 능숙했고, 결과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이 가격에 이 정도면 정말 잘 찾았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공연장 근처에서, 이 정도 퀄리티와 가격의 꽃집을 찾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대로 향하기 전, 작은 확신 하나
꽃다발 두 개를 손에 들고 다시 비브레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괜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오늘의 무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해야 할 준비 하나를 제대로 마쳤다는 느낌. 그 감각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이런 순간마다 새삼 실감하게 된다.
요코하마 하나코는 관광객을 위한 유명한 꽃집도 아니고, SNS에 자주 등장하는 장소도 아니다. 하지만 공연을 보러 온 하루의 맥락 안에서는 충분히 기억에 남을 만한 공간이었다. 다음에 또 이 근처에서 무대를 기다리게 된다면, 아마 망설임 없이 다시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 요코하마 하나코(横浜花幸) 정보
📍 주소 : 2-chōme-8 Minamisaiwai, Nishi Ward, Yokohama, Kanagawa 22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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