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메한’ 투어의 종착지에서 확인한 팀의 현재와 방향성
2025년 9월 13일, 도쿄 칸다 묘진홀. 이날 열린 공연은 시스(SIS/T)가 도쿄·나고야·오사카를 잇는 이른바 ‘토메한’ 전국 투어의 마지막 무대였다. 일본 3대 대도시를 순회한 투어의 종착지이자, 상징성이 강한 도쿄 공연이라는 점에서 이 무대는 단순한 투어 일정 중 하나로 보기 어려운 의미를 지녔다.
공연이 열린 칸다 묘진홀은 일반적인 라이브하우스나 콘서트홀과는 결이 다른 공간이다.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칸다 묘진 경내에 위치한 이 공연장은, 아이돌 공연의 열기와 일본 특유의 공간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전국 투어의 피날레를 이곳으로 선택했다는 점만으로도, 시스가 이번 투어를 단순한 반복 공연이 아닌 하나의 ‘서사’로 완성시키려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좌석제 공연이 만들어낸 집중도 높은 무대 환경
공연은 오후 4시 30분 시작으로 예정되어 있었고, 입장은 그보다 이른 시간부터 입장 번호 순으로 진행됐다. 티켓은 일본의 티켓보(TICKET BOARD) 시스템을 통해 판매되었으며, 공연 관람 가능 여부와 입장 번호 모두 랜덤으로 배정되는 방식이었다.
이번 공연은 스탠딩이 아닌 좌석제로 운영되었다. 다만 좌석 번호가 사전에 지정된 형태는 아니었고, 입장 순서에 따라 자유롭게 좌석을 선택하는 구조였다. 이 방식은 관객에게 일정 수준의 긴장과 선택의 여지를 동시에 제공한다. 빠른 입장 번호를 받은 관객은 자연스럽게 무대와 가까운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고, 그만큼 공연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좌석제 공연의 장점은 명확했다. 스탠딩 공연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밀집이나 시야 방해 요소가 줄어들면서, 무대 구성과 퍼포먼스, 그리고 멤버들의 표정과 동선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이날 공연은 ‘함께 뛰고 소리치는’ 형식보다는, 무대를 차분하게 따라가며 음악과 퍼포먼스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형태에 가까웠다.

공연의 시작, 그리고 일본 무대에 최적화된 구성
정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시점에 멤버들이 무대에 등장하며 공연은 시작됐다. 사진과 영상 촬영은 전면 금지되었고, 이는 공연 전체의 분위기를 일정한 긴장감 속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기록보다 ‘현장성’에 집중하게 만드는 환경은, 결과적으로 공연 자체의 집중도를 높였다.
이날 멤버들이 착용한 의상은 기존 공연에서 자주 보이던 스타일과는 다소 다른 인상을 주었다. 핑크 계열을 중심으로 한 의상은 통일감을 유지하면서도 각 멤버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분리해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과도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무대 조명과 조화를 이루는 선택이었다.
공연 초반부는 일본 관객층을 고려한 선곡이 중심을 이루었다. 비교적 오래된 일본 곡들의 커버가 이어졌고, 이는 현지 관객에게는 익숙한 반면 해외 관객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구성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투어의 마지막 무대가 ‘도쿄’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한 결과로 보였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그룹으로서, 일본 관객과의 접점을 우선시한 구성은 전략적으로도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솔로 무대에서 드러난 각 멤버의 개성
공연 중반부에는 각 멤버의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 이는 단순한 휴식 구간이 아니라, 시스라는 팀이 지닌 내부 구조를 보여주는 장치에 가까웠다. 동일한 팀에 속해 있지만, 각자가 어떤 색채와 음악적 지향을 지니고 있는지를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카노우 미유는 이 무대에서 마츠다 세이코의 「유리색의 지구」를 선택했다. 원곡이 지닌 서정성과 미묘한 감정선을 과장 없이 끌어내며, 비교적 담담한 톤으로 곡을 풀어냈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안정적인 호흡과 감정의 흐름을 중시하는 선택이었고, 이는 그녀의 보컬 스타일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기도 했다.
다른 멤버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무대를 채웠다. 전반적으로 이번 솔로 무대들은 격한 퍼포먼스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에 무게를 두고 있었고, 이는 공연 전체의 흐름을 잠시 가라앉히는 동시에 이후 이어질 단체 무대를 위한 대비 효과를 만들어냈다.

익숙한 곡들이 만들어낸 공연의 클라이맥스
솔로 무대 이후, 공연은 다시 단체곡 중심으로 흐름을 되찾았다. 「사랑의 배터리」 일본어 버전, 「DING DONG ください」 등 이미 여러 무대를 통해 검증된 곡들이 이어지며 객석의 반응도 점차 뜨거워졌다. 이 구간에서 공연은 명확한 클라이맥스를 형성했다.
시간의 흐름은 체감상 매우 빠르게 느껴졌다. 공연이 끝났다는 인식보다, ‘벌써 이 곡인가’라는 감각이 먼저 들 정도로 무대 전개는 매끄러웠다. 이는 세트리스트 구성과 무대 전환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설계되었음을 의미한다.
앵콜 무대와 투어의 마무리
본 공연이 끝난 뒤 자연스럽게 앵콜 요청이 이어졌고, 멤버들은 캐주얼한 복장으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무대 의상에서 일상적인 차림으로의 전환은 공연의 성격을 공식적인 ‘쇼’에서 조금 더 인간적인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효과를 냈다.
앵콜 무대는 본 공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고, 멤버들의 소감이 더해지며 전국 투어의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공연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지금까지의 여정을 정리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 공연 비하인드 영상 : https://youtu.be/EPLE2rRyBm4?si=3pxeCA6vHp8qamML
카노우 미유의 메시지, 그리고 상징적인 이벤트
이날 공연에서는 투어를 기념하는 특별 이벤트도 진행됐다. 멤버들이 직접 메시지를 작성한 사인볼을 객석으로 던지는 이벤트였으며, 투어 일정에 따라 멤버별로 담당 공연이 정해져 있었다. 도쿄 공연에서는 카노우 미유가 이 역할을 맡았다.
사인과 메시지가 담긴 공이 객석으로 던져지는 장면은, 단순한 팬서비스를 넘어 투어의 마지막을 상징적으로 마무리하는 장치처럼 작용했다. 무대 위에서 내려오는 물리적인 ‘기념물’은 공연이라는 비물질적인 경험을 현실로 환원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전 행사와 투어의 여운
공연 종료 후에는 포스트 카드 전달식이 이어졌다. 이는 공연 관람객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멤버들과 짧게나마 직접 마주하며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자리였다. 시간은 제한적이었지만, 투어의 마지막 날이라는 점에서 이 짧은 접점은 더욱 의미 있게 받아들여졌다.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 뒤에도 공연장 주변은 쉽게 조용해지지 않았다. 전국 투어의 마지막 날, 그리고 도쿄라는 장소가 지닌 상징성은 공연이 끝난 이후에도 긴 여운을 남겼다.

전국 투어의 끝, 그리고 다음을 향해
2025년 9월 13일 도쿄 칸다 묘진홀에서 열린 시스(SIS/T)의 공연은, 하나의 투어를 정리하는 무대이자 다음 단계를 예고하는 자리였다. 화려함보다는 안정감, 과시보다는 축적된 경험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다는 점에서, 이 무대는 팀의 현재 위치를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준다.
전국 투어는 끝났지만, 이 공연은 ‘마침표’라기보다는 ‘쉼표’에 가까웠다. 도쿄의 한복판,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공간에서 마무리된 이 무대는, 시스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조용히 암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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