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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나리타 공항 제2터미널 라멘집 ‘긴자 로우소쿠야’, 마지막 한 그릇

매장 안은 전체적으로 깔끔했고, 아침 시간대라 그런지 분위기도 차분했다. 북적이는 점심이나 저녁 시간대와는 달리, 각자 조용히 식사를 하며 출국을 준비하는 사람들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떠들 필요도, 서두를 필요도 없는 시간. 오히려 그 조용함이 여행의 끝과 잘 어울렸다.

GINZA ROUSOKUYA, 여행의 끝에서 먹은 라멘

짧은 여행일수록 마지막 장면이 오래 남는다.

혹시라도 공항에 늦게 도착하는 불상사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에, 우리는 아침부터 꽤 부지런히 움직였다. 전날 밤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상태였지만, 이상하게도 몸보다 마음이 먼저 깨어 있는 느낌이었다. 공연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채로, 다시 현실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시작하고 있었다.

나리타 공항에는 예상보다 훨씬 여유 있게 도착했다. 체크인까지 시간도 넉넉했고, 무엇보다 아침 식사를 하지 못한 상태였다. 자연스럽게 “공항에서 뭐라도 먹고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렇게 제2터미널 안쪽에 마련된 식당가를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기념품 숍과 음식점이 길게 늘어선 공간은, 늘 그렇듯 출국 전 특유의 느슨한 공기를 품고 있었다.


나리타 공항 제2터미널 라멘집, GINZA ROUSOKUYA

여러 선택지 앞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비교적 한눈에 들어오는 라멘집 하나가 시선을 붙잡았다. GINZA ROUSOKUYA.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도쿄 긴자를 본점으로 둔 라멘 전문점으로,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이력이 있다는 설명이 함께 적혀 있었다. 공항이라는 장소 특성상 큰 기대를 하지 않으려 했지만, 오히려 그런 설명이 “여기라면 적어도 실패는 없겠구나”라는 안도감을 주었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서는 일정이 워낙 빡빡해, 일본에 왔음에도 제대로 된 라멘 한 그릇을 먹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이곳은 단순한 식사 장소라기보다는, 여행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장면에 더 가까운 선택이었다.

담백해서 더 좋았던 아침 라멘

라멘 전문점답게 메뉴는 꽤 다양했지만, 아침 식사라는 점을 고려해 가장 기본이 되는 메뉴를 선택했다. 아마도 대표 메뉴에 해당하는 라멘이었을 것이다. 맑은 국물 베이스에 군더더기 없는 구성, 자극적인 매운맛이나 강한 향신료는 느껴지지 않았다.

첫 숟가락을 뜨자마자 든 생각은, “아침에 먹기 딱 좋다”였다.

속을 세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밤새 쌓인 피로를 천천히 풀어주는 느낌. 전날의 긴 하루와 공연의 여운을 정리하듯, 국물은 차분했고 면은 과하지 않았다. 공항이라는 공간에서 먹는 라멘치고는, 꽤나 정직한 맛이었다.

가격은 약 1,500엔 정도로, 일반적인 일본 라멘에 비하면 다소 높은 편이다. 하지만 공항이라는 위치, 그리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식사라는 의미를 생각해보면, 그다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여기서 한 끼는 잘 먹고 간다”는 느낌이 더 컸다.

여행의 끝에서 만난 조용한 시간

매장 안은 전체적으로 깔끔했고, 아침 시간대라 그런지 분위기도 차분했다. 북적이는 점심이나 저녁 시간대와는 달리, 각자 조용히 식사를 하며 출국을 준비하는 사람들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떠들 필요도, 서두를 필요도 없는 시간. 오히려 그 조용함이 여행의 끝과 잘 어울렸다.

라멘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이번 여행을 되짚어 보게 되었다.

공연 하나를 보기 위해 떠난 1박 2일의 일정, 잠을 거의 자지 못했지만 이상하게도 후회는 없었던 시간들. 짧았기에 더 선명했고, 여운이 남았기에 다시 돌아오고 싶어지는 여행이었다.

라멘 그릇을 비우고 나니, 이제 정말로 떠날 준비가 되었다는 실감이 났다. 아쉬움이 남는다는 건, 어쩌면 여행이 잘 끝났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우리는, 나리타 공항 제2터미널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국 게이트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 GINZA ROUSOKUYA (銀座 篝 / 긴자 카가리 계열) (나리타 공항 제2터미널)

  • 위치: 일본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 제2터미널 내 레스토랑 구역
  • 특징: 미슐랭 가이드 등재 이력, 담백한 닭 육수 베이스 라멘
  • 가격대: 라멘 약 1,500엔 전후
  • 영업시간: 공항 운영 시간에 따라 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