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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시부야의 심장부 음악의 집합소 ‘타워레코드 시부야점’

매장을 둘러보던 중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ZARD의 보컬 사카이 이즈미의 공연 의상이 전시되어 있던 공간이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티스트이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일본 대중음악사에서 현재형으로 살아 있다.

타워레코드 시부야점 & ‘HELLO, TOKYO’의 한 장면

타워레코드는 음반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매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음악을 CD로 듣는 문화가 거의 사라지고, 스트리밍이 완전히 일상이 되었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음반을 사러 가는 장소’가 살아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곳이 바로 타워레코드 시부야점이다.

시부야 한복판,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거리 중 하나에 자리 잡고 있는 이 매장은 단순한 레코드숍이 아니라, 음악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문화 공간에 가깝다. 관광객과 현지인이 뒤섞여 끊임없이 드나드는 이 공간은, 시부야라는 도시가 가진 에너지와 일본 음악 문화의 현재를 동시에 보여주는 장소처럼 느껴졌다.


8층 규모로 펼쳐지는 음악의 세계

타워레코드 시부야점은 무려 8층 규모의 단독 건물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방문해 본 타워레코드 지점 중에서도 단연 가장 큰 규모였고, ‘이 건물 전체가 음악으로만 채워져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층마다 장르와 콘셉트가 명확하게 나뉘어 있어, 록, 팝, J-POP, 아이돌, 인디, 애니메이션 OST, 클래식까지 취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동선을 따라 이동하게 된다. 단순히 CD를 진열해 둔 공간이 아니라, 아티스트별 코너, 추천 앨범, 스태프 픽 같은 요소들이 촘촘하게 배치되어 있어 “이 음반을 왜 들어야 하는지”를 계속해서 말 걸어오는 구조다.

효율과 속도를 중시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일부러 시간을 쓰게 만드는 공간. 일본이 아직까지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잘 지켜내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 대목이었다.


카노우 미유 ‘HELLO, TOKYO’의 흔적을 따라

이곳 역시 이번 여행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인 카노우 미유의 ‘HELLO, TOKYO’ 뮤직비디오 촬영지 중 한 곳이다. 영상 속에서 타워레코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지는 않지만, 헤드셋을 쓰고 음악을 듣는 짧은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공간이 가진 상징성은 충분하다.

촬영이 이루어진 시점은 꽤 오래전이었고, 매장의 배치나 진열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정확히 같은 위치를 특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층을 중심으로 헤드폰 시청 코너를 둘러보며 “아마 이쯤이었을까” 하고 상상해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영상으로만 보던 공간을 실제로 마주하고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묘한 안도감과 함께 ‘여기까지 잘 왔다’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ZARD 사카이 이즈미의 무대 의상, 그리고 시간의 축적

매장을 둘러보던 중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ZARD의 보컬 사카이 이즈미의 공연 의상이 전시되어 있던 공간이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티스트이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일본 대중음악사에서 현재형으로 살아 있다.

특히 ‘負けないで(지지 말아요)’ 같은 곡은 세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응원가로 불리고 있고, 그런 아티스트의 실제 공연 의상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전시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이 단순히 ‘판매 공간’이 아니라, 음악의 역사와 기억을 함께 보존하는 장소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순간이었다.


시부야 한복판에서 만난 K-POP의 존재감

타워레코드 시부야점의 한 층에는 K-POP 전용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일본의 중심 번화가 한가운데에서 한국 음반들이 자연스럽게 진열되어 있는 풍경은, 이미 익숙해진 이야기임에도 막상 현장에서 마주하면 또 다른 감정으로 다가온다.

같은 층 한편에는 2AM, 2NE1 등 한국 아티스트들의 친필 사인이 전시되어 있었고, 일본 음악 시장 안에서 K-POP이 하나의 장르로 확실히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해외 음악’이 아니라, 그냥 이 공간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레코드숍에서 열리는 라이브라는 문화

일본 타워레코드의 가장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매장 안에서 실제로 라이브 이벤트가 열린다는 것이다. 가수들이 직접 방문해 미니 라이브를 하고, 팬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는 문화는 여전히 일본 음악 신(scene)의 중요한 축으로 남아 있다.

시부야점의 이벤트 존은 다른 지점에 비해 규모도 크고, 관객 수용도 넉넉한 편이라 ‘레코드숍 라이브’라는 개념이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하나의 공연 형식처럼 느껴진다. 이번 여행의 목적 역시 다른 지점에서 열리는 미니 라이브였지만, 이 공간을 둘러보며 일본 음악 문화의 결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


음악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방식

이날 타워레코드 시부야점에서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된 이유는, 나리타 공항을 통해 도착하는 지인을 기다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기다림은 지루하지 않았다. 층을 오르내리며 음반을 구경하고, 전시를 보고, 공간의 공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여행지에서의 ‘대기 시간’마저도 콘텐츠가 되는 공간. 타워레코드 시부야점은 그런 장소였다. 그렇게 지인과 합류한 뒤, 우리는 다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움직였다.


타워레코드 시부야점 정보

  • 📍 주소 : 1 Chome-22-14 Jinnan, Shibuya, Tokyo 150-0041
  • 📞 전화번호 : +81-3-3496-3661
  • 🌐 홈페이지 : https://towershibuya.jp/
  • 🕒 영업시간 : (매일) 11:00 –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