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와 2부 사이, 공연 사이의 숨 고르기, 스타벅스에서 머문 시간
KIWA에서의 1부 공연이 끝나자마자 맞닥뜨린 문제는 아주 현실적인 것이었다. “이 애매한 시간을 어디에서 보낼 것인가.”
공연의 열기는 아직 몸에 남아 있었고, 그렇다고 바로 저녁을 먹기에는 너무 이른 시각이었다. 배는 살짝 고팠지만, 무언가를 제대로 먹기보다는 잠시 앉아서 숨을 고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결국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카페였다.

텐노즈 아일에서 찾은 익숙한 이름, 스타벅스
공연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스타벅스가 있다는 사실은 꽤 반가운 정보였다. 도보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고, 공연을 마치고 이동하기에 부담 없는 동선이었다.
텐노즈 아일이라는 동네 자체가 워낙 조용하다 보니, 이 스타벅스 역시 번화가에서 흔히 보던 북적이는 매장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매장 규모는 크지 않았다. 실내 좌석 수는 제한적이었고, 대신 가게 앞쪽으로 야외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야외에 앉아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자리에 앉아보니 그 판단이 완전히 틀리지 않았다는 걸 곧 알게 되었다.
3월 초의 도쿄 날씨는 한국보다 확실히 온화했고, 바람도 차갑지 않았다. 햇살은 부드럽고, 공기는 맑았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봄날 오후’라는 표현이 정확히 어울리는 순간이었다.



커피보다 기억이 오가던 자리
이곳에서의 시간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며 쉬는 시간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한국 팬과 일본 팬이 뒤섞여 앉아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되었다. 언어는 완벽히 통하지 않아도, 방금 본 공연이라는 공통의 화제가 있었기에 대화는 생각보다 쉽게 이어졌다.
- “아까 그 솔로 어땠어?”
- “저 장면, 진짜 좋지 않았어?”
짧은 문장과 손짓,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감정이 전달되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응원 타월을 나누는 순간이었다. 1부 공연에서 응원 타월이 예상보다 빨리 품절되면서, 미처 구입하지 못한 팬들이 적지 않았는데, 일본 팬 한 명이 미리 여러 장을 사두었다가 망설임 없이 무료로 나누어 주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장면을 보면서, 이 날의 공연이 단순히 ‘보는 자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 이 작은 스타벅스 테라스는 어느새 공연장의 연장선이 되어 있었다.




꽃다발과 메시지, 그리고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시간
이곳은 단순한 대기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시나가와에서 구입해 온 꽃다발에 메시지를 적고, 전달할 순서를 정하고, 2부 공연에서의 동선을 다시 확인하는 공간이 되었다.
누군가는 펜을 꺼내 들었고, 누군가는 꽃을 고쳐 들며 사진을 찍었다. 공연장 밖이지만, 여전히 공연의 일부에 머물러 있는 느낌. 시간은 느리게 흘렀지만, 지루하지는 않았다.
돌이켜보면, 1부와 2부 사이의 이 짧은 휴식이 있었기에 저녁 공연을 다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이 시간이 없었다면, 감정이 과열된 상태로 2부를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스타벅스라는 익숙한 공간이 오히려 감정을 정리해 주는 완충지대 역할을 해주었다.
텐노즈 아일의 오후를 기억하게 만든 장소
이 스타벅스는 관광 명소라고 부를 만한 곳은 아니다. 일부러 찾아갈 이유도 없고, 특별한 인테리어나 한정 메뉴가 있는 곳도 아니다. 하지만 이 날, 이 시간에는 분명 의미 있는 장소였다.
언젠가 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면, 전혀 다른 이유로, 전혀 다른 사람들과 앉아 있겠지만, 적어도 텐노즈 아일을 떠올릴 때 이 스타벅스의 야외 좌석과 그 오후의 공기는 함께 기억될 것 같다.
📌 도쿄 텐노즈 아일 스타벅스
- 📍 주소 : 〒140-0002 Tokyo, Shinagawa City, Higashishinagawa, 2 Chome−2−4 天王洲ファーストタワ
- 📞 전화번호 : +81 3-5461-0652
- 🌐 홈페이지 : https://store.starbucks.co.jp/detail-222/
- 🕒 영업시간 :
- 월–금 07:00 – 22:00
- 토–일 07:00 –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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