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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인천공항 제2터미널 동식물 검역소, 쌀을 들고 일본으로 가다

농산물은 품목에 따라 규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쌀의 경우 1인당 연간 100kg까지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고 안내받았다. 다만, ‘가능하다’는 말과 ‘아무 절차 없이 들고 나갈 수 있다’는 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반드시 출국 전에 검역소를 방문해 검역을 받고, 공식적인 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이제는 여행을 너무 자주 떠나다 보니, 공항으로 향하는 과정 자체가 놀랄 만큼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출국 전날부터 혹시 빠뜨린 것이 없는지 몇 번이고 짐을 다시 열어보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서도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체크리스트를 떠올리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긴장감이 거의 사라졌다. 어느 순간부터는 “대충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짐을 싸고, 자연스럽게 집을 나서게 되었다.

최근 몇 개월을 돌아보면 평균적으로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비행기를 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캐리어를 끌고 나와 버스를 타고 홍대입구역으로 향하고, 홍대입구역에서 공항철도로 갈아타 인천공항으로 이동하는 동선마저도 하나의 루틴처럼 몸에 익어버렸다. 예전에는 여행의 시작을 실감하던 순간들이 이제는 일상의 연장선처럼 느껴진다는 점이 조금은 묘하게 다가왔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평소보다 훨씬 이른 도착

이번에는 진에어를 이용해 출국하는 일정이었기에 인천국제공항제2터미널을 이용했다. 평소 같았으면 출국 시간 기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전쯤 공항에 도착했겠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바로 쌀을 가지고 출국해야 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쌀은 일반 수하물과는 달리 농산물에 해당하기 때문에, 출국 전에 반드시 동식물 검역소를 거쳐 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처음 겪는 과정이었기에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지 가늠하기 어려웠고,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까 봐 최대한 안전하게 공항에 일찍 도착하기로 했다. 이번 항공편의 출발 시각은 오후 2시 45분이었지만, 점심시간 이전에 공항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움직였다.


쌀은 연간 100kg까지 가능, 하지만 절차는 필수

농산물은 품목에 따라 규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쌀의 경우 1인당 연간 100kg까지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고 안내받았다. 다만, ‘가능하다’는 말과 ‘아무 절차 없이 들고 나갈 수 있다’는 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반드시 출국 전에 검역소를 방문해 검역을 받고, 공식적인 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검역증 없이 일본 공항에 도착할 경우, 입국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쌀을 포함한 농산물을 가지고 해외로 나갈 계획이라면 이 절차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사전에 검역소에 전화를 걸어 확인해보니, 상주 직원이 없는 시간대도 종종 있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예약 없이 방문했다가 직원이 없을 경우, 현장에서 다시 연락을 취해 요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오전 11시, 검역소에서의 낯선 풍경

필자 일행은 미리 연락을 통해 오전 11시 방문 예약을 해둔 상태였다. 다소 이른 시간에 도착했지만, 막상 검역소에 도착해 보니 직원이 아직 출근하지 않은 상태였다. 잠시 대기하고 있으니 담당 직원이 도착했고, 안내에 따라 간단한 서류를 작성한 뒤 준비해 간 쌀을 확인받았다.

이번에 우리가 가지고 가는 쌀은 1인당 약 2~3kg 정도였고, 재미있게도 필자가 가지고 가는 쌀은 한국에서 재배된 일본 품종 쌀, 고시히카리였다. 일본에서 유명한 품종의 쌀을 한국에서 구입해 다시 일본으로 들고 들어가는 상황이 조금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조사관은 포장 상태와 원산지를 확인한 뒤 별다른 문제 없이 검역을 진행했고, 곧바로 검역증을 발급해 주었다.


일본 입국 시 다시 한 번 필요한 검역 절차

이렇게 발급받은 검역증은 일본에 도착해서도 한 번 더 사용된다. 입국심사를 마친 뒤, 세관으로 바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공항 내 식물 검역소에 먼저 들러 이 검역증을 제출해야 한다. 그곳에서 다시 간단한 확인과 서류 작성이 이루어진 뒤에야 최종적으로 세관을 통과할 수 있다.

평소보다 절차가 하나 더 추가되다 보니, 대한민국을 출국해 일본에 입국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확실히 더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만큼 평소에는 전혀 경험해볼 수 없었던 과정을 직접 겪어볼 수 있었고, 공항이라는 공간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번거롭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경험

쌀을 들고 해외로 나간다는 것은 평소에는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던 일이다. 이번 경험을 통해 공항 내 동식물 검역소의 위치를 정확히 알게 되었고,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도 몸으로 익힐 수 있었다. 언젠가 또다시 농산물을 가지고 해외로 나가야 할 일이 생긴다면, 이번 경험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절차를 무사히 마치고 나니, 비로소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비행기 출발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넉넉하게 남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일을 미리 끝내놓았다는 안도감 덕분에 공항에서 보내는 시간도 훨씬 여유롭게 느껴졌다. 그렇게 이번 도쿄 여행은, 출국 단계부터 이미 평소와는 다른 결을 가진 여행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 인천국제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