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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여행 — 베스트 덴키 스타디움 이벤트존 ‘카노우 미유 공연’

그렇게 소개가 끝나고, 미유는 예정대로 이벤트존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짧은 인사와 함께, 그녀는 먼저 사랑의 배터리를 불렀다. 소속 그룹 시스(SIS/T)의 대표곡답게, 현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끌어올리는 힘이 있었다. 이어서 두 번째 곡으로는 직접 작사·작곡한 Re:Road를 선보였다. 처음 듣는 곡이었지만, 차분하면서도 진심이 느껴지는 멜로디 덕분에 관객들 모두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여행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 카노우 미유를 만난 순간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에서 택시를 타고 출발한 우리는 예상했던 그대로, 아니 어쩌면 예상보다도 더 빠르게 베스트 덴키 스타디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불과 10여 분 남짓한 거리, 비행기를 막 타고 도착한 여행자에게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가까운 위치였다. 택시 문이 열리고, 경기장의 외관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비로소 ‘아, 정말 후쿠오카에 왔구나’라는 실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분명했지만, 이렇게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해버리니 마음이 따라오지 못한 채 잠시 멍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경기장 주변은 이미 경기 당일 특유의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붉은색과 남색 계열의 아비스파 후쿠오카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고,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친구들끼리 온 젊은 팬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경기 시작 전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는 잠시 그 풍경을 스쳐보듯 바라본 뒤, 오늘의 첫 번째 목표였던 ‘이벤트존’을 찾기 위해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안내 표지판 옆, 자원봉사자와의 짧은 대화

경기장 주변에는 생각보다 안내 표지판이 잘 정리되어 있었지만, 처음 방문하는 장소인 만큼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었다. 이벤트존으로 향하는 표지판 옆에 서 있던 자원봉사자에게 조심스럽게 “이벤트존이 어디냐”고 물었다. 그러자 자원봉사자는 환한 표정으로 방향을 알려주며, 우리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눈치챘는지 “어디서 왔냐”고 되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뜻밖에도 그 자원봉사자는 반갑다는 듯 김문현 선수의 이름을 먼저 꺼냈다. 한국 감독과 한국 선수가 있는 팀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이해는 갔지만, 현지 일본인이 한국 선수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불러주는 장면은 묘하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이곳에 온 진짜 이유는 축구 그 자체라기보다는, 이 날 특별 공연을 펼칠 예정이었던 카노우 미유였다.

“카노우 미유를 보러 왔다”고 말하자, 자원봉사자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더니, 안내판에 붙어 있던 미유의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주었다. 그 작은 제스처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제대로 찾아왔다는 확신이 들었다.


경기 전 이벤트로 가득 찬 이벤트존의 열기

이벤트존에 도착하자마자, 이곳이 단순한 ‘대기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경기 시작 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각종 이벤트와 부스들이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일본 축구장을 실제로 방문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이 모든 풍경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축구는 경기장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경기장 바깥에서부터 하나의 축제처럼 이어진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 30분쯤. 미유가 이벤트존에 등장하기로 예정된 시간은 오후 2시 43분이었다. 아직 시간이 꽤 남아 있었지만, 이미 좋은 자리는 거의 차 있는 상태였다. 처음에는 ‘이 정도 거리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겠지’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막상 사람들이 몰려 있는 모습을 보니 조금 더 앞쪽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다행히도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이벤트가 끝났고, 그에 따라 사람들이 조금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 틈을 타 조심스럽게 앞으로 이동했고, 결국 1열 바로 뒤인 2열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완벽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위치였다.


예상치 못한 재회, 그리고 팬들 사이의 연대감

미유를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던 중,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이전에 요코하마와 도쿄 텐노즈 아일에서 만난 적이 있었던 기타규슈 출신의 일본인 팬이었다. 이런 곳에서 다시 마주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반가움이 먼저 밀려왔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함께 온 지인들과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다 보니, 이곳이 일본이라는 사실조차 잠시 잊게 되었다.

국적도, 언어도 다르지만, 같은 아티스트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이 여행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경험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6월의 후쿠오카,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

6월 초의 후쿠오카는 생각 이상으로 더웠다. 기온도 높았지만, 무엇보다 습도가 상당했다. 그늘이 거의 없는 이벤트존에서 1시간 가까이 서서 기다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더위와 불편함마저도 이 순간을 구성하는 요소처럼 느껴졌다.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고, 오히려 이 시간이 지나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예감도 들었다.


쿠와하라 유미의 진행, 그리고 카노우 미유의 등장

드디어 시간이 다가왔고, 이 날 이벤트는 후쿠오카 지역 라디오 DJ로 활동 중인 쿠와하라 유미의 진행으로 시작되었다. 유미는 밝고 경쾌한 톤으로 분위기를 빠르게 끌어올렸고, 관객들의 반응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사진을 찍으며 미유에게 손을 흔들었는데, 유미가 그 손짓을 자기에게 향한 것으로 착각하고 인사를 받아주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잠시 후 뒤에 서 있던 미유를 발견하고, 스스로 부끄러워하며 웃음으로 상황을 정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소개가 끝나고, 미유는 예정대로 이벤트존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짧은 인사와 함께, 그녀는 먼저 사랑의 배터리를 불렀다. 소속 그룹 시스(SIS/T)의 대표곡답게, 현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끌어올리는 힘이 있었다. 이어서 두 번째 곡으로는 직접 작사·작곡한 Re:Road를 선보였다. 처음 듣는 곡이었지만, 차분하면서도 진심이 느껴지는 멜로디 덕분에 관객들 모두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짧지만 깊게 남은 첫 번째 순간

이벤트존 공연은 단 두 곡으로 마무리되었다. 분량만 놓고 보면 짧다고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담긴 밀도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곧 경기장 안에서 한 곡을 더 부를 예정이라는 사실이 있었기에, 이 아쉬움은 자연스럽게 다음 순간을 향한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MC를 맡았던 쿠와하라 유미의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이어졌다. 유미는 바쁜 일정 중에도 요청하는 사람들 한 명 한 명과 사진을 찍어주었고, 마지막에는 매니저가 직접 사진을 찍어줄 정도였다. 그 모습에서 이 행사가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음 장면을 향해

이렇게 해서, 베스트 덴키 스타디움에서의 첫 번째 작은 행사는 끝이 났다. 우리는 이제 이벤트존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축구 경기와 두 번째 공연이 기다리고 있는 경기장 안으로 들어갈 차례였다. 이 날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는 이렇게 마무리되었고, 그 여운은 생각보다 오래 남아 가슴 한켠에 자리 잡고 있었다.


📌 후쿠오카 베스트 덴키 스타디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