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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여행 — 귀국 후 인천공항 제1터미널 도착층의 한 끼 ‘효자곰탕’

이날 필자가 선택한 곳은 효자곰탕이었다. 여러 메뉴 중에서 양지곰탕 반상을 주문했는데, 가격은 16,000원. 반상이 아닌 단품으로 주문하면 12,000원이어서, 공항 식당 기준으로 보면 비교적 무난한 가격대라고 할 수 있다.

아침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면 늘 비슷한 감각이 남는다. 아직 하루가 시작되기도 전인데, 여행은 이미 끝나버린 느낌. 후쿠오카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가 인천공항 활주로에 내려앉았을 때도 그랬다. 시계를 보니 아직 정오가 되기도 전, 분명히 비행기를 탔고 국경을 넘었는데도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었다. 후쿠오카와 서울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다시 한 번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후쿠오카에서 아침을 먹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인천에 도착하니 자연스럽게 점심 시간이 되는 이 리듬은 언제 경험해도 묘하다. 여행의 끝과 일상의 시작이 딱 겹쳐지는 구간이랄까. 곧바로 공항철도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어차피 집까지 가는 데에도 1시간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굳이 서둘 필요는 없었다. 이왕이면 공항에서, 여행의 마지막 장면을 정리하는 식사를 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도착층에서 만나는 식당들

많은 사람들이 인천공항의 식당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출발층(4층)을 떠올린다. 실제로도 선택지는 출발층이 훨씬 다양하다. 하지만 도착 직후의 동선에서 굳이 다시 위로 올라가기는 애매한 경우가 많다. 짐을 찾고 입국 절차를 마친 뒤, 그대로 밖으로 나가기 전 잠시 들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제1터미널 1층 도착층이다.

이 도착층 한켠에는 비교적 소박하지만 실용적인 식당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소담반상, 효자곰탕, 공평동 왕돈까스 세 곳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 구역이다. 공항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화려함보다는 ‘빠르고 무난한 한 끼’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여행을 막 끝낸 사람에게는 오히려 이런 구성이 더 잘 맞는다.


공항 식사치고는 납득 가능한 가격대

메뉴판을 살펴보면 대부분 반상 정식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가격대는 대략 15,000원 전후다. 공항이라는 장소를 감안하면 아주 저렴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과하게 비싸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 선이다. 특히 여러 명이 함께 귀국한 상황에서는 각자 취향에 맞는 메뉴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이 꽤 괜찮다.

누군가는 돈까스를, 누군가는 국밥을, 또 누군가는 반상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라서 선택의 스트레스가 적다. 공항에서 먹는 음식이란 게 대개 ‘배를 채우는 용도’에 가까운 경우가 많지만, 이곳은 적어도 그 역할은 충분히 해낸다는 인상을 받았다.


효자곰탕에서 선택한 양지곰탕 반상

이날 필자가 선택한 곳은 효자곰탕이었다. 여러 메뉴 중에서 양지곰탕 반상을 주문했는데, 가격은 16,000원. 반상이 아닌 단품으로 주문하면 12,000원이어서, 공항 식당 기준으로 보면 비교적 무난한 가격대라고 할 수 있다.

주문 방식은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구조였다.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고르고 결제를 하면 주문이 바로 접수되고, 번호가 호출되면 음식을 받아오는 방식이다. 복잡한 설명 없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여행을 마치고 피곤한 상태에서도 부담이 없었다.

곰탕은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었다. 양지도 적당히 들어 있었고, 국물도 깔끔한 편이라 귀국 직후의 속을 부담 없이 달래기에 적당했다. 해외에서 며칠을 보내고 돌아온 뒤 먹는 국물 음식은 언제나 안정감을 준다. ‘아, 이제 정말 돌아왔구나’ 하는 감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출발층보다 소박하지만, 오히려 잘 맞는 공간

인천공항 출발층의 식당들이 여행의 시작을 위한 공간이라면, 도착층의 이 식당들은 여행의 끝을 정리하는 장소에 가깝다. 규모도 크지 않고, 메뉴도 화려하지 않지만, 귀국 직후의 동선과 컨디션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 정도가 딱 알맞다.

짐을 끌고 다시 위아래로 이동할 필요도 없고, 복잡한 인파에 섞일 일도 없다. 조용히 식사를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흩어지기 전 잠시 머무르기에 좋은 위치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의 식사는 여행의 연장선이라기보다는,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쉼표처럼 느껴졌다.


여행의 끝을 정리하는 한 끼

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이번 후쿠오카 여행이 완전히 끝났다는 실감이 들었다. 공항이라는 공간은 늘 이동의 중간 지점이지만, 이렇게 도착층에서 한 끼를 먹고 나면 여행의 마지막 장면이 또렷해진다. “다녀왔다”는 말이 마음속에서 정리되는 순간이라고 할까.

이곳에서 식사를 마친 우리는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졌다. 공항철도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미 여행은 과거가 되었지만, 이런 소소한 장면들이 쌓여 다음 여행을 다시 계획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