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후쿠오카 여행을 다녀온 뒤, 생각보다 빠르게 다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계절만 놓고 보면 굳이 다시 떠날 이유가 없는 시기였다. 6월의 후쿠오카는 이미 체감상 한여름에 가까웠고, 덥고 습한 공기는 하루 종일 사람의 체력을 갉아먹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의 도쿄는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은 계절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여름철 일본 여행을 최대한 피하려는 편이다. 걷는 일정이 많은 도시 특성상, 여름의 일본은 여행지라기보다는 일종의 체력 시험에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7월, 다시 도쿄로 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명확했다. 여행이 목적이 아니라, 일정이 목적이었던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7월 19일, 하라주쿠 — 카노우 미유 솔로 라이브 공연
이번 도쿄 여행의 중심에는 7월 19일, 하라주쿠에서 예정되어 있던 카노우 미유의 솔로 라이브 공연이 있었다. 평소처럼 그룹 ‘시스(SIS/T)’의 활동 일정이었다면 상황이 조금 달랐을지도 모르지만, 이번 공연은 말 그대로 ‘솔로’였다. 혼자 무대를 채우는 공연, 그것도 도쿄에서 풀타임으로 진행되는 라이브였다. 팬의 입장에서 이 일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까웠다.
그동안 여러 차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공연을 봐왔지만, 솔로 라이브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룹 활동에서는 자연스럽게 분산되는 시선과 에너지가, 솔로 무대에서는 온전히 한 사람에게 집중된다. 무대 구성, 곡의 흐름, 관객과의 호흡까지 모두 혼자 책임져야 하는 자리이기에, 그만큼 아티스트의 현재 상태가 가장 솔직하게 드러난다.
실제로 이번 공연은 그런 점에서 인상적인 순간들이 많았다. 일부 곡은 한국어로 불렸고, 일본이라는 공간에서 일본 가수가 한국어로 한국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생각보다 묘한 감정을 남겼다. 단순히 ‘잘한다’거나 ‘특이하다’는 감상보다는, 그동안 이어져 온 활동의 궤적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이는 느낌에 가까웠다. 도쿄라는 도시에서 듣는 한국어 가사는, 공연이라는 순간을 넘어 하나의 흐름처럼 다가왔다.
결국 이번 여행은 관광보다는 공연에 무게가 실린 일정이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 도쿄를 즐기러 간 여행이라기보다는, 도쿄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중요한 하루를 지나온 느낌에 가까웠다.


1박 2일, 의도적으로 짧게 잡은 일정
7월 도쿄의 날씨를 고려했을 때, 이번 여행은 애초부터 길게 가져갈 생각이 없었다. 서울보다도 더 덥고 습하게 느껴지는 날씨 속에서, 무리하게 일정을 늘리는 것은 여행의 만족도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이번에는 1박 2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일정으로 계획을 세웠다. 19일 도쿄 도착, 20일 귀국. 단순하고 명확한 구조였다.
다만 작년 12월에 경험했던 것처럼, 다음 날 아침 일찍 바로 돌아오는 일정은 피하고 싶었다. 하루를 꽉 채우고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비행기로 귀국하는 일정은 늘 어딘가 허무한 느낌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둘째 날 저녁 비행기를 선택해, 최소한 반나절 정도는 도쿄에 머무를 수 있도록 조정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 차이만으로도 여행의 밀도는 분명히 달라졌다.
짧은 일정이었기에 동선도 단순했다. 공연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나머지 시간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도시를 걷는 정도로만 채웠다. 여름의 도쿄에서는 ‘얼마나 많이 보느냐’보다 ‘얼마나 덜 지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으로 부담을 줄인 이동
이번 여행에서 다행이었던 점 중 하나는 항공권이었다. 7월이라는 성수기에 가까운 시기였고, 주말이 포함된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구할 수 있었다. 떠나기 약 두 달 전, 일정이 확정되자마자 항공권을 알아봤고, 카이트(KYTE) 앱을 통해 약 21만 원 수준으로 왕복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었다.
여름철 일본 여행 수요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던 점도 한몫했겠지만, 무엇보다 일정이 확정되는 즉시 항공권을 잡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짧은 일정이었기에 항공권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비교적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숙소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도 3명이 함께 머무는 형태로 숙소를 잡았고, 일정이 1박에 불과했기 때문에 숙박비 자체가 크게 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1인당 약 5만 원 정도로 1박을 해결할 수 있었는데, 도쿄라는 도시를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위치와 컨디션을 고려했을 때, 이번 숙소 선택은 일정과 잘 맞아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한 달에 한 번, 이제는 익숙해진 일본행
이렇게 정리해 놓고 보니, 이번에도 채 한 달이 지나기 전에 다시 일본을 다녀온 셈이 되었다. 2024년 말부터 이어진 일정들을 돌아보면, 이제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일본을 오가는 것이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예전 같았으면 큰 결심이 필요했을 일정들이, 지금은 자연스럽게 달력에 들어가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오히려 아무 일정 없이 한 달을 보내는 것이 더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다. 익숙해진 이동, 반복되는 공항 동선, 비슷한 도시의 풍경들 속에서도 매번 다른 순간들이 남는다는 점이, 이 반복을 계속하게 만드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짧았지만 분명한 목적이 있었고, 그 목적만큼은 충분히 채우고 돌아온 7월의 도쿄였다.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도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분명히 있었고, 그 장면들은 이후의 일정들을 이어가는 기준점이 되어주었다. 이 여행은 길지 않았지만, 그만큼 선명하게 남아 있는 도쿄의 한 조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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