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 구매, 그리고 선택의 기준
미유와 시스 멤버들이 무대 앞에서 리허설을 하는 모습을 잠시 지켜본 뒤, 바로 굿즈 판매 부스로 이동했다. 리허설은 늘 그렇듯 짧았지만, 실제 공연을 앞두고 멤버들의 컨디션과 분위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장면을 오래 붙잡고 보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지만, 무엇보다 굿즈 구매가 우선이었다. 이 날의 일정은 모든 것이 ‘타이밍’에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굿즈 판매 부스에 도착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이번 라라포트 후지미 공연에서는 카드 결제가 불가능했고, 현금 결제만 가능했다는 점이다. 공항에서 급하게 출발하느라 현금을 충분히 챙기지 못했던 터라 순간적으로 당황했지만, 다행히 쇼핑몰 안에 ATM이 있었고, 바로 현금을 인출해 다시 굿즈 부스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런 소소한 변수 하나에도 공연 전에는 괜히 마음이 급해진다.
이번에도 굿즈 구매에 따른 특전 구조는 이전과 동일했다.
- 키링 2개 구매 → 멤버 전원 하이터치
- CD 1장 구매 → 멤버 전원과 단체 사진
- CD 2장 구매 → 앨범에 멤버 전원 사인
- CD 3장 구매 → 원하는 멤버 1명과 투샷 촬영
문제는 ‘얼마를 살 것인가’였다.
내일도 특전이 포함된 미니 라이브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첫날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고민 끝에 다른 특전은 모두 제외하고, 미유와의 투샷 촬영만을 선택했다. 그렇게 이번에도 CD 3장이 추가되었다.
사실 멤버 전원과의 사진 촬영을 선택할지 잠깐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함께 원정 온 다른 한국팬을 통해 들은 이야기가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이번 라라포트 후지미 공연에서 미유가 9월 23일 공연 때 선보였던 ‘만두 머리(춘리 헤어)’를 다시 하고 나온다는 이야기였다. 그것도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이번에 한국 팬들이 온다는 걸 알고 일부러 다시 세팅해서 나온다는 이야기였다.
이번 원정에 참가한 한국 팬은 고작 네 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네 명을 위해 다시 같은 헤어스타일을 준비해 왔다는 사실이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 그렇게 생각해주고, 그렇게 준비해준 무대라면, 다른 멤버들 사이에 끼어 있는 사진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조금이라도 더 온전히 미유와 함께 찍는 사진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앞섰다. 선택은 어렵지 않았다.

입장 번호는 아쉬웠지만, 결국 1열이었던 날
굿즈를 구매하고 나면, 입장 번호가 적힌 선입장권을 받게 된다.
매번 그렇듯, 이번에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조금은 품어봤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기억으로는 60번대. 사실상 선입장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번호였다. 이 정도면 보통은 “오늘은 뒤에서 봐야겠구나” 하고 마음을 내려놓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이번 공연은 실내가 아닌 야외 공연이었고, 무엇보다 장소가 사이타마의 대형 쇼핑몰이라는 점이 컸다. 이런 지역에서 열리는 미니 라이브는 일부러 찾아오는 팬이 많지 않은 편이라, 번호가 다소 뒤쪽이더라도 충분히 앞자리를 사수할 가능성이 있다. 번호보다는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더 중요한 날이었다.
그런데 입장을 시작하기 직전, 예상치 못한 일이 하나 더 있었다.
치카피상을 비롯한 다른 일본 팬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여분의 입장 번호 중 더 앞 번호를 나누어 준 것이다. 덕분에 실제 입장은 18번 정도로 들어갈 수 있었고, 그 결과 2열로 밀리지 않고 1열, 그것도 가장 좌측 자리를 사수할 수 있었다.
원정을 여러 번 다녀오면서도 1열에서 공연을 본 경험은 손에 꼽을 정도다.
실내 공연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예전에 사이타마 아리오 와시노미야에서 운 좋게 1열에 앉아 본 적이 있었지만, 그 외에는 거의 없었다. 늘 입장 번호는 애매했고, 늘 한두 줄 뒤에서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라라포트 후지미 공연은, 입장 번호 운은 나빴지만 결과적으로는 운이 좋았던 날이었다.


1일차 — 라라포트 후지미 미니 라이브 시작
입장을 마치고 자리를 잡은 뒤, 멤버들이 등장하기를 기다렸다.
9월 13일 공연에서는 촬영이 불가해 사진을 한 장도 남기지 못했던 기억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히 반가웠다. 그래서 이번 원정을 준비하면서, 아예 마음먹고 카메라를 하나 더 업그레이드해 가져왔다.
8월 말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인플루언서 페스티벌에 기자로 참석했을 때, 디카로 미유의 사진을 촬영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 계속해서 “다음에는 더 좋은 장비로, 더 잘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에 남아 있었다. 그렇게 이번에 함께한 카메라는 캐논 R3 Mark II, 캐논 미러리스 라인업 중에서도 플래그십으로 꼽히는 모델이었다.
다만 문제는, 이 모델을 이번에 처음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초점거리가 다른 단렌즈 두 개(35mm, 85mm)를 가져온 상황이라, 공연 시작 전에 충분히 테스트할 시간이 없었던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결국 1열이라는 거리감을 고려해 35mm 렌즈를 선택했지만, 다음 날 85mm로 촬영해 보니 “1열이어도 85mm가 더 좋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지나고 나니 그 선택이 조금 아쉽게 남는다.


라라포트 후지미 야외 무대, 그리고 미유의 등장
입장은 13시 30분부터 시작되었고, 공연은 14시에 시작되었다.
30분 동안 자리에 서서 기다리는 동안, 날씨는 예상보다 훨씬 더웠다. 9월 하순이었지만 체감 온도는 거의 한여름에 가까웠고, 습도까지 높아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상황이었다. 이런 날씨 속에서 공연을 해야 하는 멤버들이 걱정되기도 했다.
다행히도, 날씨만큼은 끝까지 버텨주었다.
원정을 준비하며 몇 주 전부터 일기예보를 볼 때마다 주말 비 소식이 떠 있었기에, 혹시라도 야외 공연이 망가지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최소한 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팬들의 사진을 찍어주며 시간을 보냈다.
내 자리는 1열 좌측 끝이었고, 바로 옆자리에 공연장에서 자주 보았던 다른 일본팬이 있었기에 대기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어느새 오후 2시, 멤버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흰색 의상, 그리고 ‘춘리 만두 머리’
이 날 미유의 의상은 흰색 드레스였다.
비교적 최근에 새롭게 선보인 의상이라 사진으로는 본 적이 있었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무대 조명과 야외 자연광이 섞인 환경에서, 그 흰색은 미유의 분위기를 더욱 또렷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헤어스타일이었다.
한국 팬들을 위해 다시 준비해 왔다는 춘리 스타일의 만두 머리. 흰색 의상과의 조합은 예상보다 훨씬 좋았고, 원래도 귀여운 이미지가 강한 미유의 매력을 한층 더 극대화시키고 있었다. ‘일부러 준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인지, 그 모습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카메라를 들고 촬영에 집중하다 보니, 이번 공연에서는 응원보다 사진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런 나를 알아본 듯, 미유는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인사를 해주기도 했다. 그 반응에 힘을 얻어, 공연 내내 셔터를 거의 쉬지 않고 눌렀다. 수천 장은 찍었을 것이다.
미유 역시 카메라에 반응하며 순간순간 포즈를 잡아주었고, 그 짧은 찰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셔터를 눌렀다. 아마 그 시간 동안, 내 입은 계속 귀에 걸려 있었을 것이다.


다섯 곡의 미니 라이브, 그리고 끝나지 않은 여운
미니 라이브였기에 공연은 길지 않았다.
총 다섯 곡이 이어졌다.
- DING DONG ください (딩동 쿠다사이)
- め組のひと (메구리노 히토)
- ハードのエースが出てこない (하트의 에이스가 나오지 않아)
- う、ふ、う、ふ (우후우후)
- 愛のバッテリー (사랑의 배터리 – 일본어)
2번과 3번 곡은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곡이어서 떼창을 하기는 어려웠지만, 나머지 곡들은 사진을 찍으면서도 충분히 호응하며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미유를 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바로 눈앞에 있는 미유를 육안으로 충분히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늘 하는 고민이다. 눈으로 즐길 것인가, 사진으로 남길 것인가. 어느 쪽도 포기하기 어렵다.
공연이 끝난 뒤, 이어지는 특전의 시간
공연이 끝나자 자연스럽게 특전이 이어졌다. 먼저 하이터치가 진행되었고, 멤버들이 다시 무대에 등장했다. 하이터치 이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손을 흔들자, 미유가 나를 알아보고 반응해 주었다. 아마 “와줘서 고마워요”라는 말을 했던 것 같다.
옆에 있던 치카피상을 가리키며 일본어로 “이 사람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라고 말하자, 미유는 치카피상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해주었다. 그 장면이 괜히 마음에 오래 남았다.
이후 사인회가 지나가고, 투샷 촬영이 이어졌다.
디카로 촬영이 가능한지 스태프에게 문의했지만, 이번에는 휴대폰 촬영만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결국 휴대폰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소품으로는 이전 여행에서 다른 일본팬이 선물로 만들어준 소품과, 이번에 가져온 카메라를 들고 촬영했다.
그렇게 또 하나의 추억이 쌓였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나는 말했다.
“마타 아시타.”
이별은 늘 아쉽지만, 이별이 있어야 다음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정말로, 다음 날이 기다리고 있었다.
📌 라라포트 후지미
- 📍 주소 : 1-1313 Yamamuro, Fujimi, Saitama, Japan
- 📞 전화번호 : +81-49-257-5100
- 🌐 홈페이지 : https://mitsui-shopping-park.com/lalaport/fujimi/
- 🕒 영업시간 : 10:00 – 21:00 (매장별 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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