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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천엔버스로 돌아가는 길 (긴자 → 나리타 공항)

도쿄 도심에서 나리타 공항까지 단돈 1,000엔으로 이동할 수 있는 버스가 있다. 가격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행자들 사이에서 ‘천엔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여행객들에게는 거의 필수 코스처럼 알려진 이동 수단이었다.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도심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전용 공항철도인 스카이라이너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JR선을 타고 환승해서 이동하는 방법, 리무진 버스, 일반 전철 등 선택지가 많다. 일본 여행을 처음 준비할 때 가장 헷갈리는 부분도 바로 이 공항 이동이다.

하지만 돌아가는 날이 되면 기준은 하나로 단순해진다. 얼마나 편하게, 그리고 얼마나 저렴하게 공항으로 갈 수 있는가이다. 여행 마지막 날에는 관광 일정이 아니라 “귀국 과정”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이른바 ‘천엔버스’였다.


도쿄 도심과 나리타 공항을 잇는 천엔버스

도쿄 도심에서 나리타 공항까지 단돈 1,000엔으로 이동할 수 있는 버스가 있다. 가격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행자들 사이에서 ‘천엔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여행객들에게는 거의 필수 코스처럼 알려진 이동 수단이었다.

일본은 철도가 매우 발달한 나라라 대부분은 열차 이동을 떠올리지만, 의외로 공항 이동에서는 버스가 더 편한 경우가 많다. 특히 짐이 많을 때는 환승이 없는 교통수단이 훨씬 수월하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일본의 고속도로 교통 환경이다. 한국처럼 정체가 심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 차량 유지비와 통행료가 비싸기 때문에 자동차 이용률이 낮은 편이고, 그 덕분에 공항버스가 시간표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이동 시간도 안정적이다.


두 종류로 나뉘어 있던 천엔버스

당시 천엔버스는 하나가 아니라 두 회사가 운영하고 있었다.

도쿄 셔틀 (Tokyo Shuttle)

케이세이 그룹에서 운영하던 버스였다. 사전 예약 시 900엔, 현장 구매는 1,000엔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심야 시간대는 2,000엔으로 올라가지만, 일반 여행자에게는 크게 해당되지 않는 시간대였다.

도쿄역을 기본 출발지로 하되, 시간대에 따라 긴자·시노노메 등에서도 탑승이 가능했다. 배차 간격도 짧아서 약 20분 간격으로 버스가 계속 들어왔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시간 압박이 적은 것이 장점이었다.

더 엑세스 나리타 (The Access Narita)

JR 계열에서 운영하던 버스였다. 가격은 동일하게 1,000엔. 차이점이라면 차량 내부에 화장실이 있다는 점이었다. 장거리 이동에 불안함이 있는 여행자에게는 오히려 이쪽이 더 안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예약 시스템은 있었지만 예약한다고 할인되는 구조는 아니었다. 그래서 대부분 현장에서 줄을 서서 탑승하는 방식이었다.

현재는 이 두 버스가 통합되어 TYO-NRT 공항버스로 운영되고 있지만, 당시에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어느 버스를 탈까” 정도의 고민은 존재했다.


탑승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정류장에서 줄을 서 있다가 버스가 오면 순서대로 탑승하면 된다. 예약자가 있으면 먼저 탑승하고, 나머지는 선착순이다. 그리고 탑승하면서 기사에게 현금 1,000엔을 지불하면 끝이다.

복잡한 교통카드, 환승, 개찰구, 플랫폼 이동이 없다. 여행 마지막 날에는 이런 단순함이 크게 느껴진다. 특히 캐리어를 들고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편했다.


긴자에서 출발한 공항행 버스

필자는 긴자 정류장에서 버스를 탑승했다. 긴자에서 출발한 버스는 도쿄역을 경유한 뒤 그대로 고속도로로 올라갔다.

도심을 빠져나가며 창밖 풍경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빌딩이 줄어들고, 주택이 늘어나고, 다시 도로와 공항 시설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행이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이동 시간은 약 70분 정도였다. 예상보다 빠른 편이었다. 나리타 공항은 도쿄 시내와 거리가 꽤 떨어져 있지만, 직통 이동이기 때문에 체감 시간은 더 짧았다.

버스는 순서대로 나리타 공항 제1터미널 → 제2터미널 → 제3터미널에 정차했다. 나는 제3터미널에서 하차했다.


돌아가는 길에 느끼는 여행의 마무리

공항으로 향하는 이동은 관광과 다르다. 더 이상 무언가를 기대하지도 않고, 새로운 장소를 찾지도 않는다. 대신 여행 동안의 장면들이 하나씩 정리되기 시작한다.

긴자 거리, 도쿄역, 라멘집, 시장, 전망대 같은 기억들이 버스 창밖 풍경과 함께 천천히 이어진다. 여행이 끝난다는 감정은 공항에 도착했을 때가 아니라, 이렇게 이동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천엔버스는 단순히 저렴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여행의 마지막 장면이 되는 이동이었다. 특별한 경험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또렷하게 남는다. 여행의 마지막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라, 조용한 이동 속에서 완성되는 경우가 많다.


📌 천엔버스 (도쿄 도심 ↔ 나리타 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