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가 신오쿠보에 자리하고 있다 보니, 도쿄에 머무는 동안 가부키초는 자연스럽게 여러 번 지나치게 되는 동선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번에도 특별히 목적지를 정해 두고 방문한 것은 아니었지만, 숙소에서 나와 이동하다 보니 어느새 신주쿠 가부키초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이곳은 늘 저녁이나 밤에만 스쳐 지나가던 장소였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북적이는 인파, 밤이 되면 본색을 드러내는 거리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곳이었기에, 아침 시간대의 가부키초는 한 번도 ...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에 방문할 공연장의 위치를 대략적으로 확인한 뒤 신오쿠보 골목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니 어느새 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왔다. 일본에 도착한 첫날이니만큼, 일본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하지만 첫 여행지가 하필 신오쿠보이다 보니, 주변에서 가장 쉽게 눈에 띄는 식당들은 대부분 한식을 판매하는 곳들이었다. 한식당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충분히 더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
이번 여행은 넉넉한 예산을 두고 떠난 여행은 아니었다. 오히려 항공권과 공연 일정, 이동 동선을 먼저 맞추고 나니 숙소에 쓸 수 있는 비용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래서 이번 4박 5일 일정 동안은 일반 호텔보다는 캡슐 호텔이나, 그에 준하는 숙소 위주로 일정을 구성하게 되었다. 가격을 낮추되, 최소한 잠을 자는 데 불편함이 없고, 위생 상태만큼은 어느 정도 보장되는 곳을 찾는 것이 ...
축구 경기에서 골 이후의 세리머니는 종종 골 장면만큼이나 오래 기억된다. 어떤 세리머니는 순간의 감정으로 소비되지만, 어떤 장면은 시간이 지나도 반복해서 소환된다.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는 후자에 속한다. 과장된 몸짓도, 관중을 선동하는 제스처도 없었지만, 그 조용한 걸음은 오히려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0년을 앞둔 시점에서 등장한 이 장면은 단순한 골 뒤풀이가 아니었다. 그것은 맥락을 품고 있었고, 상대와 상황, 그리고 그 자리를 둘러싼 공기를 ...
다시 공항으로 향하기까지 한동안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로 나가지 못했다. 코로나 이후 2023년에 오사카와 교토를 포함한 관서 지방을 한 번 다녀온 적은 있지만, 그 이후로는 다시 여행을 미뤄두고 있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코로나라는 사건이 삶 전반에 남긴 충격을 수습하는 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여유를 갖기 어려웠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할 수 있을 ...
― ‘화자·마자·브라자’라는 일본식 영어의 문화적 맥락 「꽃보다 남자」는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를 넘어, 동아시아 대중문화의 흐름을 관통한 하나의 현상이었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애니메이션을 거쳐 드라마로 제작된 이 작품은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 네 개국에서 각기 다른 버전으로 리메이크되며 지역별 스타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한국에서는 구혜선과 이민호가, 일본에서는 이노우에 마오와 마츠모토 준이 그 상징적인 얼굴이 되었다. 이처럼 거대한 성공을 거둔 작품이 시간이 ...
기술인가, 원가인가? 비슷해 보이는 외형, 거의 같은 이름. 찹쌀과 아이스크림을 결합한 이 단순한 디저트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아왔다. 한국에서는 ‘찰떡아이스’, 일본에서는 ‘모치 아이스’ 혹은 ‘아이스 다이후쿠’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한입 베어 무는 순간의 쫀득함과 차가운 크림의 대비는 국경을 넘나드는 공통의 즐거움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 비슷한 디저트 사이에는 쉽게 메워지지 않는 차이가 존재한다. 그것은 단순히 “맛의 취향”으로 ...
한 접시에 담긴 하얗고 가느다란 선들을 처음 마주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잠시 망설이게 된다. 국수인가, 아니면 생선회인가.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면 면발처럼 흘러내리고, 차갑게 식혀진 접시 위에서 정돈된 형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입에 넣는 순간, 그 정체는 분명해진다. 밀가루도, 전분도 아닌 오징어. 이카소우멘(いかそうめん)은 이렇게 시각과 미각 사이에 일부러 ‘어긋남’을 만들어내는 요리다. 일본 식문화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감각 설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썬다’는 행위가 만들어내는 ...
에다마메(枝豆)는 흔히 ‘풋콩’ 혹은 ‘맥주 안주’ 정도로 가볍게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이 짧은 한 접시의 녹색 콩에는 일본 식문화의 역사, 계절감, 그리고 현대 식생활 트렌드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에다마메는 단순한 식재료라기보다, 하나의 문화적 장면에 가깝다. 가지에 달린 콩, 에다마메(枝豆)의 이름 에다마메는 한자로 枝豆라고 쓴다. ‘가지(枝)’에 ‘콩(豆)’이라는 뜻 그대로, 줄기째 수확한 풋콩을 가리킨다. 완전히 여물기 전, 가장 향과 단맛이 살아 있을 ...
ENA×후지TV 합작 ‘체인지 스트릿(チェンジストリート)’ 일본 아티스트 2차 라인업 합류 한국 방송사 ENA와 일본 후지TV가 공동 제작하는 대형 음악 프로젝트 ‘체인지 스트릿(チェンジストリート)’의 일본 아티스트 제2차 라인업이 공개된 가운데, 신예 보컬리스트 카노우 미유(かのうみゆ)의 합류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체인지 스트릿’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초대형 음악 예능 프로그램으로,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서로의 도시를 오가며 각자의 언어와 감성, 그리고 음악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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