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이바의 밤을 뒤로하고 돌아갈 시간
오다이바에 저녁 무렵 도착해 실물 크기의 건담, 다이버시티, 후지 TV, 자유의 여신상까지 천천히 돌아보았다. 계획했던 장소들을 모두 둘러본 셈이었고, 이동 동선도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나름 부지런히 움직였다고 생각했지만, 여행에서 시간은 늘 예상보다 빠르게 지나간다. 해가 완전히 내려앉자 바닷바람 덕분에 낮보다는 훨씬 덜 덥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여름의 공기가 남아 있었다. 9월의 도쿄는 한국의 초가을과는 다르게 거의 늦여름에 가까운 기온이었다.
야경을 조금 더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했다. 주변에서 열리고 있던 “ULTRA JAPAN” 행사 때문이었다. 행사가 끝나는 시간대가 되면 오다이바 일대 인파가 한꺼번에 빠져나올 것이 분명했고, 그렇게 되면 유리카모메 탑승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았다. 여행에서는 한 번 이동이 꼬이면 계획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아쉬움을 남긴 채 조금 일찍 이동하기로 했다.

추억의 장소를 떠나 다시 아키하바라로
처음 도쿄를 여행했던 2018년에도 오다이바는 하루 일정의 마지막 코스였다. 그때도 야경을 보고 돌아갔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같은 흐름이 되었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모든 것이 낯설었고 돌아가는 길조차 긴장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익숙함이 느껴졌다. 이제는 어느 정도 도쿄의 철도 구조가 머릿속에 그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숙소가 있는 아키하바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들어올 때와 같은 루트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했다.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굳이 환승을 늘리거나 낯선 노선을 시도할 이유가 없었다. 여행의 후반부일수록 이동은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이 가장 좋다.

다이바역에서 신바시역으로 — 유리카모메
우선 다이바역에서 무인 전철인 유리카모메를 탑승해 신바시역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역으로 향하는 길에는 이미 사람들의 이동이 늘어나고 있었다. 행사 관람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고, 음악 페스티벌 특유의 복장과 분위기가 눈에 띄었다.
다행히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아직 혼잡 시간 직전이었고, 몇 분 기다린 뒤 열차에 탑승할 수 있었다. 좌석에 앉지는 못했지만, 차창 쪽에 설 수 있었기에 오히려 풍경을 보는 데는 좋았다.
유리카모메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창밖 풍경이다. 열차가 고가 선로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일반 지하철과 달리 바다와 도심 야경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널 때는 속도가 느려지는 듯한 느낌이 들며 시야가 확 트이는데, 바다 위를 달린다는 느낌이 분명히 전달된다. 관광 교통수단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요금은 확실히 비싼 편이다. 몇 정거장 이동했을 뿐인데도 330엔이 부과되었다. 일반 JR 노선에 비하면 부담되는 금액이지만, 야경과 이동 경험을 함께 제공하는 관광 요소라고 생각하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신바시역 환승 — JR 야마노테선
신바시역에 도착하자 다시 도시의 분위기로 돌아온 느낌이 들었다. 개찰구를 나와 JR 승강장으로 이동한 뒤 아키하바라 방향 야마노테선을 기다렸다. 일본 철도의 환승 구조는 비교적 명확해서, 안내 표지판만 따라가도 큰 어려움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
JR 야마노테선은 도쿄 중심부를 순환하는 노선으로 서울의 2호선과 가장 비슷한 성격의 노선이다. 초록색 라인 컬러까지 비슷해 처음 이용할 때도 쉽게 기억할 수 있었다. 신바시에서 아키하바라까지는 크게 멀지 않아 네 정거장이면 충분했고, 실제 이동 시간도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요금도 170엔으로 유리카모메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었다. 관광지 이동에서는 체감하기 어려웠지만, 실제 생활 교통수단으로 본다면 JR이 훨씬 합리적인 요금 구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열차 안은 퇴근 시간대와 겹쳐 직장인 승객들이 많았다. 관광객이 많은 오다이바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유리카모메가 여행의 연장선 같은 공간이었다면, 야마노테선은 일상으로 돌아온 느낌에 가까웠다.


다시 아키하바라로
아키하바라역에 도착하자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낮에는 관광객으로 붐비던 거리였지만 밤이 되자 네온사인과 전자상가의 불빛이 더 또렷하게 보였다. 숙소가 가까워졌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피로가 갑자기 몰려왔다.
이제 남은 일정은 간단했다. 근처에서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쉬는 것.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은 늘 비슷하다. 이동 자체는 단순하지만 하루 동안의 경험이 머릿속에서 정리되는 시간이다. 오다이바의 바다와 야경, 그리고 돌아오는 열차 안의 조용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하루의 마무리가 되어주었다.
📌 다이바역 (台場駅)
- 📍 주소 : 2 Chome-6 Daiba, Minato City, Tokyo 135-0091
- 📞 전화번호 : 정보 없음
- 🌐 홈페이지 : https://www.yurikamome.co.jp/
- 🕒 운영시간 : 유리카모메 첫차 약 05:00경 ~ 막차 24:00 전후 (시간대별 변동)
📌 아키하바라역 (秋葉原駅)
- 📍 주소 : 1 Chome Sotokanda, Chiyoda City, Tokyo 101-0021
- 📞 전화번호 : +81-50-2016-1600 (JR 동일본 안내)
- 🌐 홈페이지 : https://www.jreast.co.jp/estation/station/info.aspx?StationCd=41
- 🕒 운영시간 : 첫차 약 04:30경 ~ 막차 01:00 전후 (노선별 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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