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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시부야 굴다리, 「HELLO, TOKYO」 촬영지의 마지막 조각

사진을 몇 장 찍고, 잠시 서서 공간을 바라봤다. 사실 오래 머물 수 있는 장소는 아니었다. 사람들이 계속 오가고 있었고, 이곳은 어디까지나 ‘통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영상 속 장면과 지금의 풍경이 겹쳐지는 순간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와 스타벅스까지 둘러보고 나니, 사실상 오늘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모두 지나간 셈이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장소, 누구나 사진을 찍는 풍경, 그리고 그 속에서 음악과 영상의 장면을 겹쳐보는 경험까지 마쳤으니, 여행 첫째 날의 주제였던 카노우 미유의 「HELLO, TOKYO」 뮤직비디오 촬영지 투어 역시 자연스럽게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영상에는 아직 하나의 장면이 남아 있었다.

화려하지도, 유명하지도 않은 장소. 오히려 너무 일상적이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스쳐 지나갈 법한 곳. 그 마지막 한 장면을 찾기 위해 우리는 다시 시부야의 골목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부야 굴다리, 일부러 찾지 않으면 절대 오지 않을 장소

이른바 ‘시부야 굴다리’라 불리는 이곳은 전철 선로 아래를 관통하는 보행자용 통로다. 관광지라고 부르기엔 너무 평범하고, 사진 명소라고 하기엔 특별한 장치도 없다. 전철이 머리 위로 지나가고, 자전거가 무질서하게 세워져 있으며, 출퇴근 시간에는 그냥 통과 지점에 불과한 장소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인 도쿄 여행을 한다면, 이곳을 일부러 찾아올 이유는 전혀 없다. 시부야의 화려한 네온사인도 없고, 인증샷을 남길 만한 상징물도 없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장소는 오히려 ‘도쿄의 일상’ 그 자체를 보여주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카노우 미유 「HELLO, TOKYO」, 가장 조용한 장면이 찍힌 곳

이 굴다리는 카노우 미유의 「HELLO, TOKYO」 뮤직비디오에서 아주 짧게 등장한다. 기타 가방을 멘 채, 자전거가 늘어서 있는 굴다리를 걸어가는 장면. 특별한 연출도 없고,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도 않는 컷이다. 하지만 영상 전체를 놓고 보면, 이 장면이 주는 인상은 의외로 강하다.

도쿄로 상경한 한 사람의 하루, 혹은 마음속 풍경을 보여주는 장면 같다고 해야 할까. 화려한 시부야 한복판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조용한 통로를 걷는 모습. 그래서 이 장소는 ‘촬영지’라기보다는, 노래의 감정을 이어주는 연결 통로처럼 느껴졌다.

직접 그 자리에 서 보니, 영상에서 느꼈던 그 미묘한 공기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밤이었고, 사람은 많지 않았으며, 전철이 지나갈 때마다 굴다리 안에 울리는 소리가 묘하게 현실감을 더해주었다.


촬영지를 ‘찾았다’기보다, 겹쳐졌다는 느낌

사진을 몇 장 찍고, 잠시 서서 공간을 바라봤다. 사실 오래 머물 수 있는 장소는 아니었다. 사람들이 계속 오가고 있었고, 이곳은 어디까지나 ‘통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영상 속 장면과 지금의 풍경이 겹쳐지는 순간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이날 우리가 찾아간 촬영지들 중에서도, 이 굴다리는 가장 소박한 장소였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기억에 남는다.

누구에게나 있는 하루의 한 장면, 누군가의 인생에서는 그냥 지나간 공간. 하지만 음악과 함께 기억되면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 장소.


우연히 마주친 또 하나의 ‘헬로 도쿄’

굴다리를 지나 일본인 친구의 차를 주차해 둔 주차장으로 이동하던 중, 자연스럽게 식당들이 모여 있는 골목을 하나 지나게 되었다. 그때는 그저 ‘시부야의 흔한 요코초’ 정도로만 보였던 곳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 사실 하나가 이 장면을 조금 특별하게 만들었다.

그 골목이 「HELLO, TOKYO」 리메이크 버전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장소였다는 것이다.

의도하지 않았고, 계획하지도 않았지만, 영상이 공개되기 전에 미리 그 공간을 지나쳐 왔다는 사실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촬영지 투어라는 것이 꼭 지도 위의 체크리스트처럼 움직이지 않아도, 이렇게 우연처럼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시부야 굴다리에서 마무리된 첫째 날

이렇게 해서, 시부야 굴다리를 마지막으로 「HELLO, TOKYO」 촬영지 투어의 첫째 날 일정은 마무리되었다. 하루 종일 동선을 맞춰주고, 장소를 하나하나 안내해준 일본인 친구 역시 적지 않게 피곤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해 준 덕분에, 이 투어는 단순한 팬 여행을 넘어 하나의 이야기로 남을 수 있었다.

화려한 장소에서 시작해, 가장 평범한 공간에서 끝난 하루. 그래서인지 이 마지막 장면이 오히려 더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시부야 굴다리(Shibuya Hachiko Exit Bicycle Parking)

  • 📍 주소 : 1 Chome-26 Shibuya, Tokyo 150-0002
  • 📞 전화번호 : +81-120-356-621
  • 🌐 홈페이지 : https://www.city.shibuya.tokyo.jp/shisetsu/churinjo/churinjo/ekishuhe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