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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 일정 사이에 생긴 생활, 시나가와 ‘그랜드 프린스 호텔 뉴타카나와 조식

뷔페에는 일본식과 서양식 메뉴가 함께 준비되어 있었다. 밥과 된장국, 생선구이 같은 일본식 메뉴와 빵, 샐러드, 소시지 같은 서양식 메뉴가 동시에 놓여 있었다. 전날은 이것저것 궁금해서 많이 담았지만, 이날은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음식만 골라 담았다. 여행 중이라는 긴장감이 조금 풀렸다는 뜻이기도 했다.

도쿄 여행 셋째 날 아침이었다. 아마 둘째 날에도 같은 식당에 왔을 것이다. 다만 그날은 사진을 남기지 않았고, 특별히 기록을 남길 생각도 하지 않았다. 첫날의 긴 이동과 둘째 날의 일정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지나간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아침은 처음 방문한 식당이 아니라, 이미 한 번 익숙해진 공간으로 다시 돌아온 느낌에 가까웠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이상하게 어느 순간부터 관광객의 기분이 조금씩 사라진다. 길을 찾기 위해 지도를 계속 확인하던 단계에서 벗어나고, 숙소 주변 동선이 몸에 익기 시작한다. 시나가와역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 그리고 호텔 안에서 식당으로 내려가는 동선도 그 즈음부터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 더 이상 ‘찾아간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아침을 먹으러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이번에 머물렀던 숙소는 시나가와역 근처의 그랜드 프린스 호텔 뉴타카나와였다. 조식은 쿠폰을 받아 이용하는 방식이었고, 호텔 내 여러 식당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방문한 곳이 지하 1층에 있는 뷔페 레스토랑 “Slope Side Diner Zakuro”였다.


두 번째라서 편해진 공간

전날 한 번 이용해봤기 때문에 식당 구조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입구에서 쿠폰을 제출하고 자리를 안내받는 과정도 자연스러웠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메뉴를 하나하나 살펴보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이날은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어느 위치에 어떤 음식이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하에 위치해 있지만 창가 쪽으로는 빛이 들어오고 바깥 풍경이 보였다. 호텔 내부에 있으면서도 묘하게 바깥과 이어져 있는 공간이라 아침 시간의 분위기가 차분했다. 여행지의 아침은 늘 피곤하지만, 이곳에서는 급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여행 중 가장 안정적인 시간

뷔페에는 일본식과 서양식 메뉴가 함께 준비되어 있었다. 밥과 된장국, 생선구이 같은 일본식 메뉴와 빵, 샐러드, 소시지 같은 서양식 메뉴가 동시에 놓여 있었다. 전날은 이것저것 궁금해서 많이 담았지만, 이날은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음식만 골라 담았다. 여행 중이라는 긴장감이 조금 풀렸다는 뜻이기도 했다.

특히 따뜻한 된장국이 인상적이었다. 여행지에서 먹는 음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의외로 이런 평범한 식사일 때가 많다. 관광지는 하루 종일 움직여야 하지만, 아침 식사는 움직이기 전 몸을 정리해주는 시간에 가까웠다. 그래서인지 이 시간만큼은 여행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여행이 아니라 잠시 살고 있는 기분

셋째 날이 되자 일정에 쫓긴다는 느낌이 거의 사라졌다. 관광지를 하나라도 더 보려는 마음보다, 하루를 무리 없이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조식을 먹고 나서 바로 관광지로 향하기보다는, 잠깐 쉬었다가 천천히 나갈 생각을 하게 된다. 여행이라기보다는 잠시 다른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기분에 가까웠다.

호텔 조식은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장소는 아니다. 하지만 여행의 흐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늦게 일어나고 아무렇게나 먹으면 하루가 금방 지치고, 아침을 제대로 시작하면 하루가 길어진다. 이 날 역시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갈 때 이미 하루가 절반쯤 시작된 느낌이 들었다.

관광지에서 찍은 사진보다 이런 시간의 기억이 더 오래 남는다. 도쿄에서의 셋째 날 아침은 특별한 일이 있었던 날은 아니었지만, 그 도시에 조금 익숙해졌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 Slope Side Diner Zakuro (그랜드 프린스 호텔 뉴타카나와 조식 레스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