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숙소까지,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첫 감정
창이공항에서 MRT와 버스를 몇 차례 갈아타고 나서야, 이번 여행에서 머물 숙소에 도착했다. 공항에서부터 이어진 이동은 생각보다 길었고, 무엇보다 전날 인천공항에서 밤을 새운 탓에 몸이 이미 꽤 지쳐 있었다. 그래서 호텔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드디어 씻을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여행의 설렘보다, 현실적인 안도가 먼저 찾아오는 순간이었다.
이번 싱가포르 여행은 싱가포르 관광청의 지원으로 진행되었고, 항공권과 숙소 역시 제공받았다. 함께 선정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각자 다른 지역의 호텔에 배정되었는데, 누군가는 오차드 로드, 누군가는 센토사, 또 다른 누군가는 리틀 인디아 근처에 머물게 되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나는 싱가포르 강을 따라 형성된 지역, 로버슨 키(Robertson Quay)에 위치한 엠 소셜 호텔(M Social Hotel)에 배정되었다.
처음에는 위치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호텔로 들어오는 길에 강을 한 번 건너고, 강변을 따라 난 산책로를 스치듯 지나오면서 이곳이 어떤 성격의 지역인지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이곳은 분명 도심이긴 했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번화한 중심지’와는 결이 조금 다른 장소였다.


로버슨 키, 도심이지만 한 박자 느린 위치
엠 소셜 호텔은 싱가포르 강을 바로 끼고 있는 4성급 호텔이다. 건물 외관과 로비는 비교적 현대적이고 깔끔한 인상을 주었고, 체크인 과정도 무난했다. 직원들의 응대 역시 정중했고, 그중에는 한국에서 호텔리어로 일하다가 싱가포르로 건너와 근무 중이라는 직원도 있었다. 잠깐의 대화 속에서 이 호텔이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연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도상으로 보면 이 호텔은 도심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실제로 머물러보니, 대중교통 접근성은 생각보다 애매한 편이었다.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까지도 걸어서 최소 5분 이상은 이동해야 했고, 지하철역은 도보로 접근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거리였다. 이동이 잦은 일정이라면 분명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위치다.
다만, 클락 키(Clarke Quay)나 리버사이드 쪽으로는 충분히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였다. 싱가포르 강을 따라 천천히 산책하듯 이동하면, 5분에서 15분 정도면 주요 지역에 닿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호텔은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여행자보다는, 하루의 이동을 마치고 강변에서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리는 곳처럼 느껴졌다.


작고 솔직한 방, 그리고 현실적인 감상
배정받은 객실은 2인실이었지만, 공간은 넉넉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침대 하나가 들어가고 나면 방이 거의 차는 구조였다. 캐리어를 완전히 펼치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었고, 움직임도 최소한으로 줄여야 했다. 싱가포르 도심의 높은 땅값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갔지만,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솔직히 조금 좁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혼자 사용하는 방이었고, 여행 중 호텔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밤에 돌아와 샤워하고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 다시 나서는 정도의 용도라면 충분했다. 고시원보다 조금 더 넓은 수준이라고 표현하면 가장 정확할 것 같다. 필요한 것들은 모두 갖춰져 있었고, 청결 상태 역시 만족스러웠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 정도의 호텔에 머무는 것이, 과연 나 같은 여행 스타일에 어울리는 선택이었을까. 숙소의 퀄리티를 조금 낮추고 체류 기간을 늘리는 쪽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물론 지원받은 숙소였기에 가능한 경험이었지만, 동시에 내 여행 성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수영장과 헬스장, ‘있다’는 의미에 가까운 공간
호텔에는 수영장과 헬스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다만 규모는 매우 작은 편이었다. 특히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수영장으로 늘 언급되는 마리나 베이 샌즈의 인피니티 풀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곳의 수영장은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두는 공간에 가까웠다.
수영장 쪽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싱가포르 강이 보이는데, 물이 맑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도시의 현실적인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풍경에 가깝다. 그래서 이 공간에서 오래 머물기보다는, 한 번 둘러보고 내려오는 정도로 만족하게 되었다.


조식, 하루를 시작하기에 충분했던 Beast & Butterflies
엠 소셜 호텔의 조식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레스토랑 Beast & Butterflies에서 제공된다. 오전 7시부터 10시 30분까지 운영되며, 뷔페 형식으로 식사가 준비된다. 메뉴 구성은 과하지 않았지만, 여행 중 아침 식사로는 충분했다. 매일 아침 든든하게 먹고 나서 하루 일정을 시작할 수 있었고, 이 점은 분명한 장점이었다.
첫날의 끝이 아니라, 본격적인 시작 직전
엠 소셜 호텔은 ‘와, 정말 좋다’라고 감탄할 만큼의 숙소는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 성격을 가진 호텔이었다. 빠르게 이동하고 많이 보는 여행보다는, 하루의 흐름을 잠시 정리하고 다시 나가기 좋은 공간. 화려함보다는 정돈됨에 가깝고, 중심보다는 살짝 비켜선 위치에 놓인 호텔이었다.
싱가포르에서의 첫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에 가까웠다.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 들어와 캐리어를 내려놓은 뒤, 급하게 샤워를 했다. 전날 인천공항에서 밤을 보내고, 비행기를 타고, 공항과 지하철과 버스를 거쳐 도착한 상태였기에 몸은 분명 지쳐 있었지만, 그대로 침대에 눕기에는 시간이 아까웠다.
옷을 갈아입고 다시 문을 나섰다. 호텔을 나서면 바로 싱가포르 강이 이어지고, 그 강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클락 키로 이어지는 길이 열린다. 숙소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장소라기보다는, 잠깐 숨을 고르고 다시 도시로 들어가기 위한 거점에 가까웠다. 그렇게 첫날의 진짜 목적지는 호텔 방이 아니라, 강 건너편의 밤이었다.
📌 M Social Singapore
- 📍 주소 : 90 Robertson Quay, Singapore 238259
- 📞 전화번호 : +65 6206 1888
- 🌐 홈페이지 : https://www.msocial.com.sg
- 🕒 체크인 / 체크아웃 : 15:00 /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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